2013 / 02 / 12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2013 세계의 시선(6) 소득 불평등에 대한 미국 보수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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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지난해 치른 두 차례의 선거에서 '경제민주화’가 핵심 의제로 오른 데서 보듯, 우리 사회에서는 ‘불평등’ 또는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미국 사회 또한 1970년대 이후 중산층의 실질소득 정체와 1% 상위소득 집중 등 불평등 문제가 지난 몇 년간 주요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었다. 그런데, 최근 우파 대변지인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소득이 아닌 소비 데이터를 활용하여, 불평등 이슈가 좌파에 의해서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제기된 ‘신화’라고 반격을 가하고 있다.  

그들의 주요 논지는 다음과 같다. 가계가 가처분소득에서 필수 소비재에 지출하는 비중이 1950년 53%에서 1970년 44%, 그리고 오늘날 32%로 감소했다. 또한 과거에 비해서 기대수명이 증가했고, 인종 간 기대수명의 차이 또한 감소했다. 즉 불평등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거나, 설령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중산층의 소비능력 또는 삶의 질은 개선되었다.  

이에 대해 크루그먼을 비롯한 미국의 리버럴 경제학자들은 필수재와 불평등의 개념, 데이터 집계 등 방법론적인 오류 등을 통해 반박하면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주 새사연 ‘세계의 시선’에서는 최근 미국 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좌우 경제학자들의 불평등에 관한 논쟁을 소개한다. 뉴욕 타임즈 오피니언에(“The Hidden Prosperity of the Poor”, 2013.01.30) 매주 칼럼을 기고하는 객원 칼럼니스트 토머스 에드솔(Thomas Edsall)이 논쟁의 주요 논지들을 잘 소개하고 있다. 또한 그는 다양한 통계 자료를 활용하여 우파 경제학자들의 논리를 알기 쉽게 비판하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옮긴이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우파 경제학들의 요지는 “조선시대에는 먹고 살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여행도 다니고 핸드폰도 사고 살기 좋아졌으니 불평하지 말고 열심히 일만 해라.”

 

  

푸어의 숨겨진 번영
(The Hidden Prosperity of the Poor)

 2013년 1월 31일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
토마스 에드솔(Thomas Edsall)
 

‘푸어(the Poor)의 숨겨진 번영’이라고 하는 최근 우파가 유포하고 있는 개념은 불평등 확대에 관한 논쟁에서 보수적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치적 우파는 소득불평등 확대가 사회구조와 미국경제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좌파들의 주장을 약화시키기 위해 최근 이 개념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12월 6일 캔자스 주 오사와토미(Osawatomie) 고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좌파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현재 확대되고 있는 불평등은 미국 사회의 핵심인 다음과 같은 희망(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나라)이 거짓임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우리 애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나라에서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태어나도, 열심히만 일하면 중산층에 들 수 있다. 우리 자식 세대는 우리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세계 여러 곳의 이민자들이 우리 국경을 넘어오는 이유가 바로 그런 까닭이다. 

하류층과 중산층의 삶은 생각보다 낫다는 우파의 반론은 다음과 같다. 비록 소득이 정체되거나 미미하게 늘어났다 하더라도, 소득에서 필수 소비재에 지출해야 하는 비중이 안정적이거나 감소하고 있으며, 재량적 소비지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과거보다 그들의 생활 형편이 나아지고 있다. 이러한 이론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이 악화되었다 하더라도, 소비불평등(상·하위 계층이 재화와 서비스에 지출하는 금액의 격차)은 상대적으로 거의 변함이 없다. 우파 경제학자 마크 페리(Mark Perry)는 타임지에 아래와 같이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소비자 상품, 재화, 서비스는 주로 경쟁시장에서 민간이 생산하고 있다. 국내외 여행, 식음료, 외식, 주거, 의복, 가전, 가구, 생활용품, 카메라, GPS, 컴퓨터, 자동차, 오토바이, 스포츠용품, 핸드폰, 통신, 라식수술, 성형수술, 악기, 보석, 여행가방, 장난감, 책, 정보, 케이블 TV, 인터넷, 세차, 엔진 오일 등. 현재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은 일반물가수준과 평균소득수준에 비해서 점점 좋아지고 다양해지고 저렴해지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평균 가계는 과거보다 소비재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지고 있다는 말이다. 즉 평균적인 소비자가 시장이 공급하는 상품에 가장 많은 이득을 얻고 만족하고 있다.  

올해 1월23일, 페리(Perry)와 Boudreaux, 두 우파 경제학자들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정체된 중산층이라는 신화”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두 경제학자는 중·저소득 계층의 소득정체라는 “유명한 진보적 수사”는 “완전히 틀렸다”고 주장한다.  

(상무부 산하) 경제 분석국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적 삶에 필요한 기본재(식료품, 자동차, 의복, 가구,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에 가계가 지출하는 비중이 1950년 53%에서 1970년 44%, 오늘날 32%까지 하락했다.

미국기업연구소 경제정책 연구 책임자인 하셋(Hassett)과 동료 매튜(Mathur)는 월스트리트 저널 칼럼을 통해 민주당 정치인들을 다음과 같이 공격하고 있다.  

소득불평등 확대에 관한 그들의 주장은 자본주의에 대한 통상적인 좌파의 비판을 떠올리게 한다. 경제성장은 사회의 모든 계층에 돌아가지 않는다. 19세기 중반, 다양한 조류의 사회주의자들은,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착취하면서 점점 부유해지고 노동자들은 점점 가난해진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우리는, 경제성장의 열매는 초고소득 계층에 집중되고, 중·하위 계층의 생계수준은 정체되고, 부자와 그들 간의 격차는 점점 확대고 있다는 주장을 또 다시 듣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그와 같은 묘사는 잘못되었다. 

대신에, 그들은 좌파들이 틀린 질문에 답을 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노동통계국 소비지출 조사 데이터를 통해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세전소득에 따라 가계를 분류하면, 2010년에 하위20%는 총 소비의 8.7%, 중위20%는 17.1%, 상위20%는 38.6%를 차지하고 있다. 부시행정부의 감세와 세계화의 지속적 확대가 일어나기 전인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수치는 거의 변함이 없다. 각각 8.9%, 17.3%, 37.3%를 차지했다.  

소비이론은 다음 몇 가지 이유로 우파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이는 소득불평등 확대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개입의 정당성을 약화시킨다. 또한 기존의 복지 프로그램(임시 현금보조, 의료급여, 식품 보조금 등)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주장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수적 분석은 열띤 반론을 끌어내고 있다. 내 동료인 크루그먼은 두 경제학자의 주장에 대해서, “간단히 말해 완전히 그릇된 결론”이라 비판하고, ‘Dow 36,000'의 저자인 하셋(Hassett)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망가질 명성조차 없다”며 혹평을 가했다. 실제, 다른 저명한 경제학자들도 우파의 소비이론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11년 2월,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소비불평등은 소득불평등을 반영하고 있는가?”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두 명의 경제학자들은 “소비불평등은 1980~2007년 기간 소득불평등을 밀접하게 추적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다른 말로 하면, 계층 간 지출 격차 확대는 소득 격차 확대와 유사하다는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1980~2010년, 미국에서 소득, 소비, 그리고 여가 불평등”이라는 논문에서 세 명의 경제학자들은 “소득불평등 증가는 상당한 정도로 소비불평등 증가를 따르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불평등의 측정에 관한 극단적 이견은 거의 1세기 동안 지속되고 있는 공공정책 논쟁에서 핵심적인 사안이다. Boudreaux는 다음과 같이 열정적으로 보수적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우리가 비록 과거 수십 년 동안 소득과 소비 불평등이 확대되었다고 인정하더라도, 그 사실 자체만으로는 중·저소득 계층의 절대적인 경제후생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말해주지 못한다. 소비불평등이 실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지적은 다음과 같다. 오늘날 부유한 미국인들의 후생과 어떻게 비교하던지 상관없이, 3~40년 전보다 중산층 미국인의 경제적 삶은 더 나아졌다는 사실이다.  

이와는 반대로, MIT 경제학자인 오토(Autor)는 타임지에 다음과 같은 칼럼을 게재했다.

나는 특정 시점의 불평등 자체에 관해 우려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소득불평등이 부유한 가계와 그렇지 못한 가계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삶의 기회에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것이 미국사회가 선진국 기준으로 경제적으로 유동적인 사회가 아닌, 점점 더 봉건왕조가 되어가고 있다는 우리사회의 실질적인 위험이다. 이미 196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와 198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 간 가계소득과 대학입학 간 간극이 상당히 확대되고 있다. 교육성과가 생애소득의 주요 예측치 이므로, 이는 출생 당시 환경과 생애소득 간 연계가 이전 세대보다 현 세대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토(Autor)는 불평등이 긍정적 인센티브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불평등이 과도하면 파괴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 민간 종교가 있다면, 모든 사람은 자신의 지혜와 노동에 기초하여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능력중시 사회라는 신념일 것이다. 가계 자원의 불평등이 더욱 왜곡되면, 하류층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상류층에 올라갈 가능성은 점점 멀어질 것이다. 물론, 어떠한 환경에서도 예외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상위 명문 대학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그들 대다수는 상류층 자녀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은 우리를 한데 묶어주는 미국식 이상을, 불평등이 결국에는 가로막을 것이라는 도덕적 스탠스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불평등이 적당한 범위 내에 머물러 있으면 좋은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더 많은 소득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불평등이 공정경쟁을 왜곡하고 상·하위 계층 간 아이들의 기회를 차별하여 기회의 평등을 감소시킨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결코 원치 않는 거래가 될 것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오바마의 대통령이 재선함으로써 오토(Autor)의 주장이 Boudreaux에 승리했다. 세계은행 수석경제학자였던 스티글리츠 교수는 불평등 확대가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7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실은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불평등 확대는 경제침체의 원인이면서, 세계경제의 구조적 변환의 결과이기도 하다. 대다수 시민을 위해 복무하지 않는 경제, 정치 시스템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 결국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기존 제도와 양식에 대한 정당성 또한 의문시 될 것이다.  

그러면 ‘푸어의 숨겨진 번영’ 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우파의 주장을 들었다면, 이제 좌파의 주장을 들어보자. 여기 좌파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가 제시하는 차트 세 개가 있다. 다른 선진국과 미국의 빈곤률을 비교하면 예쁘지가 않다. 아동 빈곤율에 포커스를 맞추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그러면 OECD 다른 국가와 비교하여, 빈곤을 줄이기 위한 미국정부의 투자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수석경제학자이자 1기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 바이든의 경제자문을 역임했던, 베른슈타인(Bernstein)은 소비불평등에 관한 우파의 주장에 정면으로 공격하며 아래와 같은 놀라운 결론을 이끌어 냈다. 2010년 노동부 통계국이 작성한 “연구목적”의 보고서를 그가 재가공하여 만들어낸 차트들을 보자. 그는 주요 소비자 비용이 소득증가율을 훨씬 앞서고 있음을 발견해 냈다.


실제, 소득이 줄고 물가가 상승하여, 하위 계층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12년 9월, 미국 인구조사국이 발간한 소득과 빈곤에 관한 보고서는 좌파의 주장에 한층 신뢰를 더하고 있다. 2011년에 가계소득은 16년 만에 최저치인 50,054달러로 떨어졌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상·하위 계층 간 소득격차의 확대가 과거 40년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해졌다는 점이다.  

분배 충돌은 정치의 본질이며, 궁극적으로는 실제 누가 얼마를 받아야 하는 가에 관한 데이터 논쟁이다. 이는 결국 정치적으로 해결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세제와 지출 정책의 방향과 형태가 결정될 앞으로 몇 년 동안, 치열한 좌우 전투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다. 오직 공유성장(shared growth)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루한 싸움이다. 오바마는 1기 행정부 때 이 논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지금 재선이 된 다음,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방어적이고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2009~10년 반민주당, 반 오바마 정서가 갑자기 두드러진 것처럼, 양당 권력 투쟁의 균형은 매우 유동적이다. 정치적으로 이데올로기적 전투가 진행되고 있는 한편, 미국에서 현재 4260만 명이 공식적으로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치적 화약고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그래프가 포함 된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원문 사이트:
http://opinionator.blogs.nytimes.com/2013/01/30/the-hidden-prosperity-of-the-p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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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9 / 1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 국면에 진입한 가계부채와 대처방향(1)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10년 동안 최고의 성장률은 가계부채가 기록

2. 드디어 한국가계부채도 한 풀 꺾이기 시작하나.

3. 가계 부채를 악화시키는 두 가지 변수


 

[본 문]

1.10년 동안 최고의 성장률은 가계부채가 기록

경제 성장률이 3%밑으로 추락하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하락세도 가팔라지면서 자타 공인 한국경제의 최대 위험요소인 가계부채 문제가 더 무겁게 한국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가계부채의 양적 규모 자체가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이라면서 우리 가계부채의 양적 팽창을 수용해왔다.

하지만 경제 성장률보다 더 급격하게, 더욱이 가계의 소득보다 빨리 빚이 늘어났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20년 동안의 자료를 보자. 작년 말 우리 가계부채는 개인부문 금융부채기준으로 1100조 원이었다.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가 되었다고 떠들썩했던 것이 엊그제다. 그런데 20년 전인 1991년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111조 원이었다. 20년 동안 10배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면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과 가계소득은 얼마나 늘었을까. 국내총생산은 5.3배, 가계 소득은 4.3배 정도가 늘어났다. 가계부채가 두 배 이상 많이 늘어난 셈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말 기준 89.2%까지 올라갔고, 가처분소득 대비로는 무려 163.7%까지 올라갔다.(그림 1 참조)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우리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OECD 국가 중 12위였다. OECD 평균은 77%로 우리보다 거의 10%이상 낮았다. 그리고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9위였는데 OECD 평균은 134.1%였다. 그 후로 2년이 넘게 지난 지금 각 순위는 더욱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의 우리나라만 비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상의 사실로 볼 때 우리 가계부채는 경제 규모가 커지는데 따른 자연스런 수준도 아니고, 상환능력이 부족한 일부 취약계층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국민 경제 전체 차원에서 민간소비를 제한하는 중요 요소이자 경제 시스템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요소이고, 그 위험 수준이 국제적 비교를 해 보아도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한국의 가계부채가 위험하다는 것이 확실히 빈말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2. 드디어 한국 가계부채도 한풀 꺾이기 시작하나.

우리 가계부채의 위험성이 국내외적으로 주목받았던 이유는 그 규모 자체도 문제였지만,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대부분 국가들에서 가계부채의 축소과정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만이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위험성을 키워왔던 이유도 있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부터인데, 이 때부터 대략 세 단계를 걸쳐서 부채규모가 폭증했다. 첫째 단계는 부동산 거품과 신용거품이 짧은 시기에 동시에 확장되면서 카드대란을 몰고 왔던 1999년~2001년인데, 연평균 24% 부채 증가라고 하는 기록적인 팽창을 했다. 당시 카드부문의 부실이 일부 터졌지만 은행권에 쌓였던 부채는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둘째 시기는 주로 부동산 거품에 견인되어 주택담보 대출이 폭증했던 2005년~2007년 시기로서 10.7% 부채 증가율이라고 하는 두 자리 수 증가를 지속한다. 당시 경상성장률이 8% 전후에 불과하고 소득은 5% 전후밖에 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보라. 물론 부채로 매입한 주택의 가격이 오르면서 일시적으로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낮아졌던 데에 안주하기도 했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세 번째 단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시기다. 2008~2010년 기간 동안에 가계부채는 연 8%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인데 해마다 약 70조 ~80 조원이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 그 결과 2007년 800조 원이던 가계부채가 이명박 정부 집권 4년 동안 1100조원으로 약 300조 원이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부채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우리만 반대로 위험 수준까지 늘어난 것이다.(그림 2 참조) 나중에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늘어난 부채는 주로 서민들이 고금리로 제 2 금융권에서 생활자금이나 자영업 사업자금으로 빌린 것들이었다. 불황기에 살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고금리 감수하고 생계대출을 늘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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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9.10정태인/새사연 원장

 

피에타(자비를 베푸소서)! 미켈란젤로 이후 슈투크, 들라크르와와 모로, 고흐,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내로라하는 화가들이 끝없이 변주한 피에타.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의 제목이 바로 피에타다. 조민수의 무릎 위에 축 늘어진 이정진이 뉘어 있는 사진을 보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모티브가 된 것이리라.

냉혹함으로만 가득찬 현실을 눈 똑바로 뜨고 바라봐야 한다고 다그치던 감독, 때로는 그 또한 그저 무심한 자연의 법칙이 아니냐고 뭉뚱그리던(<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감독이 개과천선이라도 한 걸까. 도저히 찾을 수 없는 현실의 구원을 결국 모성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던 걸까?

아닌 게 아니라 지금 한국 사회는 ‘피에타’를 필요로 한다. 정부가 황급히 2조원 규모의 긴급 재정투입을 발표할 정도로 경제가 심각하다. 지난 3월까지 3% 중반대의 성장을 할 거라고 낙관할 정도로 정부, 한국은행 그리고 재계가 무능한 탓에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더라도 임기 초반 위기 수습에 정신이 없을 것이다.

가장 다급한 사람들은 역시 저소득층이다. 하위 소득 1/10에 해당하는 계층의 빚은 이미 자기가 쓸 수 있는 소득(가처분소득)의 두배를 훌쩍 뛰어 넘었다. 이들은 고리채에 의존하고 있다. 영화에서 이정진이 노동자의 손목을 잘라 보험금을 타내는 일은 곧 현실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그의 직업은 전혀 생소하지 않은데 SBS 드라마 <쩐의 전쟁>(2007)에서 박신양이 맡았던 역할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이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 다행히 이 계층이 진 빚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빚 대부분(고리채로 늘어난 부분)을 금융권이 떠안도록 하고, 이들의 삶은 정부가 복지 지출로 해결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이들의 생명은 안전해질 것이다.

다음은 2006년경의 집 값 급등에 밀려서, 또는 대박의 꿈을 안고 은행 빚으로 집을 산 중산층이다. 앞으로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이들은 점점 더 많은 원리금 상환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너도 나도 집을 내 놓는다면 집값은 더 떨어지고 시급히 갚아야 할 돈은 더 늘어나게 된다. 지난 2년간 누누이 말한대로 이 문제는 공적 자금으로 집을 사 주는 것이 가장 쉬운 해결책이다. 원하는 경우 그 집에 싼 값으로 세를 들 수 있게 한다면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릴 수 있다.

이제 가장 다루기 어려운 집단이 남았다.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자영업을 시작한 경우이다. 지금도 동네 골목 곳곳의 음식점이나 구멍가게의 주인이 바뀌고 있는데 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지면 몇 집을 제외하곤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의 공식 실업률이 다른 OECD 국가들보다 현저히 낮은 것은 바로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협하는 재벌들의 탐욕을 막고 자영업을 공기업이 돕는다거나(예컨대 자영업의 물류를 우체국이 도와준다) 협동조합으로 바꾸는 것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경우에는 구체적인 이행 프로그램이 문제인 것이다.

이번의 위기는 정부의 단발성 긴급대책으로 수습될 수 없다. 지금까지의 ‘밖으로부터, 위로부터’(수출과 낙수효과)의 정책기조를 완전히 바꿔서 ‘안으로부터, 아래로부터’(내수와 차오름효과), 즉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에 의한 따뜻한 협동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냉혹한 경제에도 피에타가 가득차야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국민을 무릎에 안을 자애로운 성모의 자리에 누가 어울릴 것인가를 선택하는 일이다. 한번 상상해 보시면 분명 한 사람은 아니라는 걸 직감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피에타>를 꼭 개봉관에서 봐야 할 이유 하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이중의 불균형을 안고 있다. 조각의 비레를 맞추기 위해 마리아에 비해 예수의 신체가 비현실적으로 작아졌고 어머니가 아들보다 더 젊어 보인다. 후자는 그렇다 쳐도 180cm가 넘는 이정진이 조민수의 작은 무릎 위에 어떻게 누웠을까. 확인해 봐야 한다.


이글은 PD저널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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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9.05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우리 국민경제에서 가계부채가 문제라고 하던 지적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으로 가계부채가 지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해 봄 주택건설과 연동한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이 터지면서 국지적으로 충격이 가해진 것이 전부다. 가계부채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경제위험이 커진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가계부채 위험성 수치가 점점 더 높아지는데도 일종의 면역효과가 생겨서 “위험한 수준이 한두 해 지속된 것도 아닌데, 당장 문제가 생기지는 않겠지” 하는 안이한 발상까지 자라나고 있다.

정부가 한몫을 했다. 정부는 "일반적으로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가계부채의 양적규모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1천조원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 주지 않았다. 물론 경제규모가 커지면 소득규모나 자산규모도 커지기 때문에 그만큼 부채의 절대규모가 커지는 것 자체가 위험도를 증가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민경제가 성장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계의 소득이 늘어나는 것을 뛰어넘어 가계 빚이 늘어나고 있다면 확실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개인부문 금융부채 기준으로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1천100조원은 91년 말 111조원에 비해 10배가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가계의 소득은 4.3배 증가에 그쳤고, 국민총생산도 5.3배 증가에 머물렀다. 가계부채가 성장률이나 소득증가율에 비해 최소 두 배 이상 빠르게 늘어났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 결과 우리나라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200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4.1%보다 더 높은 154%였고, GDP 대비 가계부채도 OECD 평균 77%보다 10% 이상 높은 87.4%였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89%를 넘기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번에 무디스에서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면서도 한국의 가계부채 위험을 다시 지목할 정도로 타국에 비해 악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대부분 국가들에서 가계부채 축소과정이 진행됐음에도 유독 한국만이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위험성을 키워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9~2001년 연평균 24%라는 기록적인 부채 증가율을 보였다. 2005년~2007년에 기록한 10.7%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2008년~2010년에도 8%의 부채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우리 가계의 소득증가율·성장률을 압도하는 부채 증가율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가계부채 70조~80조원이 금융위기 시기에도 늘어난 셈이다. 그 결과 2007년 800조원이던 가계부채가 이명박 정부 집권 4년 동안 1천100조원으로 약 300조원이 증가했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오면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변화조짐이 발견된다.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1분기에 가계 신용기준 부채의 절대규모가 줄어들었던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전 분기 대비 판매신용의 축소(현실적인 소비축소)가 1조원 발생한 것이고 가계대출 자체는 4천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대출은 2조7천억원 줄었는데 이는 2003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이다. 가계신용 기준이 아니라 자금순환표상의 개인 금융부채 기준으로도 3조4천억원 증가했는데 이 역시 2009년 1분기 2천억원 증가 이후 최소 증가다.

물론 다시 2분기가 되면서 가계부채가 4조8천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에 성급한 판단을 할 일은 아니다. 한 가지 짚어 둘 것은 가계부채를 전 분기가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로 재확인해 보면, 2분기 가계신용 증가율 5.6%는 오히려 1분기 증가율 7%보다 낮은 것이다. 여기까지만으로도 일단 올해 들어 가계부채의 팽창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상당히 유력한 조짐을 읽을 수 있다. 왜 새로운 조짐이 보이고 있고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위험천만하게 질주하던 가계부채가 드디어 줄어들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지금 이 과정이 가계의 소득과 재무 건전화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걱정이다. 한마디로 부채를 뛰어넘어 소득이 늘어나고 가계생활이 유지되는 가운데 부채상환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득이 오르지 않는 가운데 더 이상 빚을 낼 수 있는 여력도 소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앞으로의 경기전망이 상당히 비관적으로 바뀌고 경기침체가 확실시 되면서 대출을 해 주는 금융기관이나 빌리는 가계나 모두 위험신호를 느끼면서 대출을 줄이고 있다.

더욱이 가계부채와 직접적으로 연동된 부동산가격 하락세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담보가치 하락으로 인해 담보 여력이 소진될 뿐 아니라 대출에 대한 부분 상환압력 조짐이 발생하고, 심지어 연체와 압류 위험까지 진행될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최근 무려 90곳 이상에서 분쟁이 되고 있는 집단대출이 단적인 예다. 가계부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시점까지 온 것이다.

 

이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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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6 / 11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 용어 해설

소득분배개선율이란?

소득분배개선율이란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소득격차가 얼마나 완화되었는지 나타내는 수치이다. 다시 말해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가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에 비해 얼마나 완화됐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가처분소득이란 개인이 시장에서 경제활동을 통해 얻은 시장소득에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연금과 실업보험 등 복지지출을 더하고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값으로, 즉 정부개입을 통한 소득재분배가 이뤄지고 난 다음의 소득이다.

지니계수란 계층 간 소득분배가 얼마나 공평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나타낸 수치로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다.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평등한 상태이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한 상태이다.

   

▶ 문제 현상

소득분배개선율 OECD 평균의 1/3도 못미쳐

2008년 전체가구 기준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344,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0.315를 기록하였다. 두 지니계수의 차이로 계산한 소득분배개선율은 8.4%로 OECD 평균인 31.3%보다 현저히 낮다. 우리보다 낮은 국가는 멕시코와 칠레뿐이다. 2011년 소득배분개선율 역시 9.1%로 2008년에 비해 0.7%p 개선되었으나 낮은 수치에 그쳤다. 정부의 조세와 복지지출을 통한 소득재분배 효과가 OECD 평균의 3분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형편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문제 진단과 해법

조세와 복지지출의 재분배 효과 낮아

조세와 사회보험료의 재분배 효과가 낮은 것이 문제이다. 지난 해 소득세 최고세율을 38%로 인상했지만 여전히 다른 OECD 국가에 비해서 낮은 편이다. 영국(50%), 프랑스(40%), 독일(45%), 일본(40%) 등은 우리보다 소득세 최고세율이 높다.

선진국에 비해서 한참 늦은 사회보장 도입과 잔여적 복지정책도 소득재분배 효과가 낮은 데 기여하고 있다. GDP 대비 정부의 사회보장 지출은 OECD 평균의 37%(2007 기준)에 불과하다.

최고세율 인상하고 보편적 복지 늘려야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고 사회보험료 상한선도 단계적으로 인상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버핏세’ 도입 여부가 대선 쟁점이 되고 있고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고소득자 최고세율을 75%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하였다. 일본 또한 현행 소득세 최고세율을 40%에서 45%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사실상 의무교육이 되고 있는 고등학교에 대한 무상교육도 실시하지 못할 만큼 보편적 복지지출에는 턱없이 인색한 복지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등 적극적 양극화 해소 정책이 실시되어야 한다. 소득재분배 정책은 사회통합을 위한 국가의 기본 의무임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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