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7 / 05 김병권 / 새사연 부원장

새사연은 지난 해 '한국사회 분노의 숫자'라는 타이틀로 우리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획 연재를 진행했습니다. 1년이 지난 현재 우리사회의 불평등은 더욱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고, 최근에는 불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갑과 을'이라 문구를 통해 보편화 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새사연은 2013년 7월부터 "분노의 숫자 시즌2"라는 제목으로 우리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편집자 주)





새사연 분노의 숫자 시즌2   (2) 불평등의 근원,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 용어 해설

 

기업 소득과 가계 소득

 

국민경제에서 매년 얻어지는 전체 국민소득은 경제 활동 주체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개인소득(자영업 포함), 기업소득, 그리고 정부소득이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개인소득에서는 노동소득의 비중이 가장 크고, 이외에 자영업자의 영업이익, 그리고 이자와 배당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금융회사를 포함한 기업소득은 영업이익, 이자, 배당의 형태로 소득 등을 포함한다.

 

여기서의 국민소득은 명목 국민처분가능소득을 말하고, 가계 소득은 자영업을 포함하는 개인의 처분가능소득을, 기업소득은 금융회사를 포함한 법인의 소득을 말한다. 편의상 개인 가처분 소득을 가계소득으로, 법인 가처분 소득을 기업소득으로 표현한다.

 

 

▶ 문제 현상

 

기업소득 비중은 경제위기 와중에 역사상 최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장기 침체가 도래하면서 우리 경제도 2~3%의 저성장 속에서 국민들의 어려운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같은 경제 공간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삼성과 현대차 등의 대기업들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매년 최고의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2012년 매출액은 약 200조 원으로 두 자리 수가 늘었다. 영업이익은 더 놀랍다. 29조 원이라는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전년 대비 거의 두 배가 증가한 수치다. 이정도 어마어마한 규모면 우리 국민들에게 ‘떡고물’이라도 떨어졌을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경제에서 ‘부자 삼성 가난한 국민’의 특징이 점점 더 짙어져 간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나라 전체의 소득 가운데 기업 몫은 계속 늘어나고, 반대로 가계가 월급이나 이자, 배당, 그리고 자영업의 사업소득을 다 합친 몫의 비중은 계속 쪼그라들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국민처분가능소득에서 기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10년 동안 3배를 넘어가면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대로 가계의 소득 비중은 10% 이상 추락하면서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격차 사회라고 언론에서 난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남성과 여성의 격차 등 수 많은 격차들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격차의 근원에는 기업과 가계가 가져가는 몫의 격차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와 같은 현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오히려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위기로 국민들의 삶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히려 기업에게 흘러들어가는 소득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위기는 (대)기업의 위기가 아니라 국민의 위기였던 것이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이런 현상이 미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3월 3일자 뉴욕 타임스는 “기업 이윤만 올리고 일자리는 늘리지 않는 경기회복(Recovery in U.S. is lifting profits, but not adding Jobs)"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지금 미국 경제가 대단히 부진한 회복을 이어가고 있고 고용 상황은 2012년 9월 이후에야 겨우 8% 밑으로 떨어질 만큼 아직도 높은 실업률을 벗어나고 있지 못한 반면 기업 이익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진단한다. 전체 경제의 부진한 상황과는 달리 기업은 매우 높은 이윤을 회복했으며 특히 (다우 지수에 편입된) 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성장세에 힘입어 최고의 이윤을 실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13년에 미국에서 국민소득 대비 기업 이윤(corporate profit) 비중은 14.2%까지 올라갔는데 이는 1950년대 이후 최고였다. 반대로 국민 소득 대비 노동자 소득은 61.7%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1966년 이후 최저이다. 특히 기업 소득 성장이 급증하고 가계 소득 성장이 정체한 현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이후 두드러진다는 것이 뉴욕 타임스 진단이다. 예를 들어 2008년 말 이후 기업 소득은 실질 기준으로 연간 20.1%씩 증가했지만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1.4%밖에 증가하지 못했던 점을 사례로 들고 있다. 미국의 사례와 한국이 사례는 경제위기가 모두에게 똑 같은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 기업이 실적을 회복하고 이윤이 늘어나서 주가를 올린다고 하여 경제가 성장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 문제 진단과 해법

 

한국은행이 기업소득은 늘고 있는데 가계소득은 늘지 않는 세 가지 이유를 지목하고 있다.  

 

첫째로 임금증가가 기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란다. 1990년대에는 연 평균 임금 증가율은 11.7%였고, 기업의 영업 이익 증가율은 12.8%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양상이 달라진다. 임금 상승률은 7.2%에 불과한데 영업이익률은 10.2%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재벌 대기업은 훨씬 더 올랐을 것이다. 결국 기업이 이윤을 내고 성과를 올려서 거둔 몫을 노동자에게 비례해서 나누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자 삼성, 가난한 가계의 숨은 비밀은 이처럼 단순한 곳에 있었다.

 

두 번째는 전체 취업자의 28.2%나 차지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수익이 갈수록 악화되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수익 역시 임금과 유사하게 1990년대까지는 괜찮았지만 2000년대 오면서 현저히 줄어든다. 1990년대에 자영업자 연 평균 영업이익은 10.2% 증가하여 기업 영업이익과 비슷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는 자영업자 영업이익이 고작 1.5%밖에 늘지 않았고 기업은 10.2%가 늘었으니 당연히 기업에 비해 자영업 가계의 소득 격차가 커졌을 수밖에 없었다. 임금 노동자보다 더 못한 영세 자영업의 확산은 여기서도 확인된다.

 

세 번째는 바로 가계부채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국민의 저축률이 10%가 넘었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 덕분에 부채에 대한 이자상환보다 저축에 대한 이자수입이 많아서 순 이자소득이 14%씩 늘어났다. 그러나 2000년대에는 상황이 정 반대로 바뀐다. 순 이자 소득이 마이너스 13.3%로 역전되었던 것이다. 2011년 기준 1천조 원의 가계부채 때문에 상환해야 할 이자가 연간 44.5조 원 규모로 불어났으니 당연한 일이다. 반면 기업은 2000년대 들어와 부채 비율이 크게 축소되어 금융비용도 줄어들었다. 들어오는 수입은 충분히 오르지 않고 나가야 할 지출만 늘어난 곳은 가계뿐이었다.

 

이런 분석에서 나올 수 있는 결론은 오직 하나 뿐이다. “소득 확대 → 소비증가 → 고용창출 → 인적자본 축적 → 성장지속 → 소득확대”의 선순환을 이루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성장체제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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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0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출범 앞둔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 하라. 

며칠 후면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한다. 지난해 경제가 2.0% 저성장 늪에 빠진데 이어 올해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집권 첫해를 시작하는 박근혜 정부에 거는 기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같은 정당이면서도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를 강조해왔고 경제 정책도 경제 민주화를 모토로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와 경제정책 면에서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특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분명하게 평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박근혜 정부가 바로잡고, 주력해야 할 경제정책의 시작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산업연구원에서 최근 발표한 논문 “한국경제의 가계 기업간 소득성장 불균형 문제”(2012)는 이명박 정부 정책의 단면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지독히 ‘친 기업적 결과’를 초래한 ‘친 기업적 정책’ 

논문은 외환위기 이후, 특히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기업의 가처분 소득이 이례적으로 비약적인 증가를 했지만, 가계의 소득은 경제성장률을 훨씬 밑도는 성장밖에 하지 못한 점이 이명박 정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은 대침체의 경제위기 시기여서 통상 기업 소득이 크게 떨어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오히려 기업소득이 훨씬 크게 증가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00~10년 사이 가계소득 대비 기업소득 비율이 OECD국가 가운데에서 헝가리를 제외하고 가장 클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논문은 “기업 부문이 창출한 부가가치가 임금 등으로 가계에 충분히 환류하지 못한데다 자영부문이 침체하고 여기에 조세나 준조세를 통한 2차 분배도 가계보다는 기업에 유리하게 작동한데 따른 결과”라고 요약했다. ▶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한 기업의 임금비용 절감과 노동자의 임금 몫 감소, ▶ 감세효과의 대기업 편중적 수혜, 그리고 ▶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생계형 자영업의 경쟁격화와 유통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으로 인한 시장 잠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친 기업적인 성장전략’이 낙수효과를 통한 성장 과실의 공유가 아니라 반대로 철저한 양극화를 초래했다는 명확한 증거이다. 친 기업 정책의 결과가 기업소득의 극적인 증가와 가계소득의 정체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지극히 친 기업적 결과를 낳았다고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게 ‘친 노동 정책’을 요구하면 무리일까?  

“친기업적 정책 중심의 기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가계. 노동. 자영 부문에 대한 배려를 늘리는 정책 전환이 요청”된다고 논문은 제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노동권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유연 노동시장에 규제를 시작하여 추락하는 노동소득 분배율을 반전시켜야 한다. 기업소득 성장이 아니라 가계소득 성장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친 기업 정책이 아니라 친 노동정책에 의해 뒷받침 될 것이다.  

또한 대기업으로부터 중소상인의 상권을 더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통해 조세를 통한 기업과 가계의 격차를 완화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의 양극화와 격차의 진원지가 기업과 가계 사이의 격차라는 사실은 법인세 증세가 왜 우리나라에서 특히 필요한 것인지를 간명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보수적인 박근혜 정부에게 이명박 정권의 ‘친 기업 정책’을 버리고 ‘친 노동 정책’으로 접근하라는 요구를 하면 무리인가? 문제는 보수정권이라 하더라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질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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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디플레이션의 늪을 헤매고 있는 일본경제의 물가가 2% 올라갈 때까지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한 아베 신조가 가세함으로써,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세계 자본주의 선진국 진영이 모두 강도 높은 통화 완화정책에 경제회생의 명줄을 걸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9월 세 번째 양적완화를 시작했으며 최근 그 강도를 높인 바 있다. 양적완화에 미온적이던 유럽중앙은행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무제한 양적완화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양적완화는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던 2008년부터 미국의 선도로 시작됐다. 선진국들은 급전직하 추락하는 경제를 방어하기 위해 한쪽에서는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다른 쪽에서는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했던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의 재정적자 폭이 커지고 재정지출 여력에 한계를 보이게 되자, 점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의존도가 커지게 됐고 그 강도가 높아진 것이다.

선진국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에 몰입하게 된 것은 세계경제가 비상적인 조치들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는 현실을 함축적으로 보여 준다. 정상적인 시장기능을 전혀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양적완화는 과연 기대한 경기회복 효과를 만들어 내기는 하는 것일까. 최근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 내부에서조차 그 효과를 의문시하는 견해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가 회의적인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증권시장이 바닥이었던 1·2차 양적완화 시기와 달리 지금은 주식시장이 상당히 올라와 있기 때문에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 통화정책이 실물로 전달되는 채널들인 채권시장·신용시장·통화시장, 그리고 주식시장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양적완화는 재정지출 정책과 함께 사용돼야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데 지금은 재정긴축을 하면서 양적완화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양적완화 정책이 실물경제에 자금공급을 확대시켜 투자 활성화와 고용증대를 만들어 낼 것인지에 대해 자국 내부에서조차 회의적인 가운데 정작 신흥국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충격을 받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선진국의 양적완화, 특히 미국의 달러공급 팽창은 달러 가치의 하락과 신흥국 통화가치의 팽창을 초래해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주게 된다. 달러가치 하락은 석유와 원자재 등 국제상품의 가격상승을 동반한다. 양적완화가 부자들에게는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주지만, 상품가격 상승 부담으로 인해 빈곤층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결국 소득격차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결정적으로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풀린 자금이 자국 실물경제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흥국으로 대거 유입되고, 그 결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자산가격 거품을 촉진시키게 된다. 한국과 같은 신흥국은 통화절상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와 함께 외국자본 유입으로 인한 자본시장 변동성 증대, 추가적인 통화가치 절상압력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자본시장 자유화를 옹호해 왔던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양적완화 정책이 의도하는 것은 각국의 수요촉진을 통한 국내수요 견인보다는 환율상승을 통한 국제시장에서의 상대적인 경쟁력 확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양적완화정책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2013.1)

어찌할 것인가.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두 가지 정책적 고려를 해야 한다. 첫째는 자본 유출입 통제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적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자본시장 개방의 전도사 역할을 한 국제통화기금(IMF)도 자본통제와 관련해 “분명한 대상에 대해, 투명하면서도, 일반적으로 일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완전한 자본 이동 자유화가 항상 모든 국가에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며 자본통제를 인정했다.

국내에서도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토빈세가 지향하는 단기 해외투기자본 규제 취지를 살려 우리 실정에 맞게 수정한 외환거래과세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새 정부가 발전시켜야 할 문제의식이다.

둘째는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양적완화가 환율전쟁과 수출경쟁으로 변질될 것이 명확한 만큼 지나치게 수출 의존적인 경제구조를 개혁해 내수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수기반 확대의 핵심은 가계소득 성장에 의한 민간구매력 확장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은행을 포함한 기관들이 연이어 높은 기업소득 성장에 비해 정체된 가계소득 현황을 분석하면서 가계소득 성장정책을 주문하고 있는 것도 이런 취지와 맥락이 닿아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한 경제민주화도 가계소득 성장을 통한 민간소비 활성화를 목표로 한 것이어야 한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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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7김병권/새사연 부원장

 

2011년부터 경제사정이 나빠지기 시작했으니 3년째다. 특히 지난해는 2.0% 수준밖에 성장하지 못했다고 한다. 특별히 주목할 경제적 충격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던 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다. 새로 취임하는 박근혜 정부는 예산집행을 상반기에 몰아서 할 뿐 아니라 추경편성까지 해서라도 경기악화를 막으려 할 것이지만 체감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럼 하반기는 어떨까. 그건 그때 가 봐야 한다. 유럽위기 향방 등 대외적 변수들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우리나라 최대 기업 삼성전자의 2012년 실적은 최고의 신기록 행진을 했다. 지난해 매출액 잠정집계는 201조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8.4%가 늘었다. 영업이익은 더 놀랍다. 29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전년 대비 거의 두 배인 88.84%가 증가했다. 이 정도 어마어마한 규모면 우리 국민들에게 떡고물이라도 떨어졌을 것 같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우리경제에서 ‘부자 삼성 가난한 국민’의 특징이 점점 더 짙어져 간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이다.

왜 그럴까. 한국은행에서 이에 대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이슈보고서 ‘가계소득 현황 및 시사점’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국민소득 가운데 기업이 이윤·이자·배당금으로 가져가는 몫이 계속 커져 온 반면 가계에게 차례지는 몫은 줄어 왔다고 분석한다. 외환위기 직전인 95년 국민소득 가운데 가계의 비중은 70.6%였다. 그런데 2011년에는 61.6%까지 쪼그라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기업의 몫은 16.6%에서 24.1%까지 늘어났다.

물론 세계적으로도 신자유주의 영향 등으로 가계소득 비중이 줄어들기는 했다. 그러나 한국경제에서 유독 가계의 몫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2011년 기준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76.4%, 일본 65.8%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69.0%였다. 한국이 61.6%였음을 비교해 보라. 언론에서는 우리 사회가 '격차 사회'라고 난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남성과 여성의 격차 등 수많은 격차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격차의 근원에는 기업과 가계가 가져가는 몫의 격차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보자.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가계소득이 예전에 비해 늘지 않은 이유를 세 가지 차원에서 설득력 있게 정리했다. 첫째로 기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속도를 임금증가가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란다. 90년대에는 연평균 임금 증가율이 11.7%였고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12.8%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양상이 달라진다. 임금상승률은 7.2%에 불과한데, 영업이익률은 10.2%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재벌 대기업은 훨씬 더 올랐을 것이다. 결국 기업이 이윤을 내고 성과를 올려 거둔 몫을 노동자에게 비례해서 나누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자 삼성, 가난한 가계의 숨은 비밀은 이처럼 단순한 곳에 있었다.

두 번째는 기업의 노동자뿐 아니라 취업자에서 28.2%나 차지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수익이 갈수록 악화됐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수익 역시 임금과 유사하게 90년대까지는 괜찮았지만 2000년대 오면서 현저히 줄어들었다. 90년대에 자영업자 연평균 영업이익은 10.2% 증가해 기업 영업이익과 비슷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는 자영업자 영업이익이 고작 1.5%밖에 늘지 않았고 기업은 10.2%가 늘었으니 당연히 기업에 비해 자영업 가계의 소득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임금노동자보다 못한 영세 자영업의 확산은 여기서도 확인된다.

세 번째는 바로 가계부채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국민의 저축률이 10%가 넘었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 덕분에 부채에 대한 이자상환보다 저축에 대한 이자수입이 많아서 순이자소득이 14%씩 늘어났다. 그런데 2000년대에는 상황이 정반대로 바뀐다. 순이자소득이 마이너스 13.3%로 역전된 것이다. 2011년 기준 1천조원의 가계부채 때문에 상환해야 할 이자가 연간 44.5조원 규모로 불어났으니 당연한 일이다. 반면 기업은 2000년대 들어와 부채 비율이 크게 축소됐고, 금융비용도 줄어들었다. 들어오는 수입은 충분히 오르지 않고 나가야 할 지출만 늘어난 곳은 가계뿐이었다.

이런 분석에서 나올 수 있는 결론은 하나다. '소득 확대→소비증가→고용창출→인적자본 축적→성장지속→소득확대'의 선순환을 이루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성장체제로 바꿔야 한다. 새사연은 이를 ‘소득주도 성장모델’이라고 부른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빼 버렸지만, 지난해 대선에서 첨예한 이슈가 된 경제민주화가 그 해답이 되지 않을까.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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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9 / 1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 국면에 진입한 가계부채와 대처방향(1)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10년 동안 최고의 성장률은 가계부채가 기록

2. 드디어 한국가계부채도 한 풀 꺾이기 시작하나.

3. 가계 부채를 악화시키는 두 가지 변수


 

[본 문]

1.10년 동안 최고의 성장률은 가계부채가 기록

경제 성장률이 3%밑으로 추락하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하락세도 가팔라지면서 자타 공인 한국경제의 최대 위험요소인 가계부채 문제가 더 무겁게 한국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가계부채의 양적 규모 자체가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이라면서 우리 가계부채의 양적 팽창을 수용해왔다.

하지만 경제 성장률보다 더 급격하게, 더욱이 가계의 소득보다 빨리 빚이 늘어났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20년 동안의 자료를 보자. 작년 말 우리 가계부채는 개인부문 금융부채기준으로 1100조 원이었다.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가 되었다고 떠들썩했던 것이 엊그제다. 그런데 20년 전인 1991년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111조 원이었다. 20년 동안 10배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면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과 가계소득은 얼마나 늘었을까. 국내총생산은 5.3배, 가계 소득은 4.3배 정도가 늘어났다. 가계부채가 두 배 이상 많이 늘어난 셈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말 기준 89.2%까지 올라갔고, 가처분소득 대비로는 무려 163.7%까지 올라갔다.(그림 1 참조)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우리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OECD 국가 중 12위였다. OECD 평균은 77%로 우리보다 거의 10%이상 낮았다. 그리고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9위였는데 OECD 평균은 134.1%였다. 그 후로 2년이 넘게 지난 지금 각 순위는 더욱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의 우리나라만 비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상의 사실로 볼 때 우리 가계부채는 경제 규모가 커지는데 따른 자연스런 수준도 아니고, 상환능력이 부족한 일부 취약계층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국민 경제 전체 차원에서 민간소비를 제한하는 중요 요소이자 경제 시스템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요소이고, 그 위험 수준이 국제적 비교를 해 보아도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한국의 가계부채가 위험하다는 것이 확실히 빈말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2. 드디어 한국 가계부채도 한풀 꺾이기 시작하나.

우리 가계부채의 위험성이 국내외적으로 주목받았던 이유는 그 규모 자체도 문제였지만,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대부분 국가들에서 가계부채의 축소과정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만이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위험성을 키워왔던 이유도 있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부터인데, 이 때부터 대략 세 단계를 걸쳐서 부채규모가 폭증했다. 첫째 단계는 부동산 거품과 신용거품이 짧은 시기에 동시에 확장되면서 카드대란을 몰고 왔던 1999년~2001년인데, 연평균 24% 부채 증가라고 하는 기록적인 팽창을 했다. 당시 카드부문의 부실이 일부 터졌지만 은행권에 쌓였던 부채는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둘째 시기는 주로 부동산 거품에 견인되어 주택담보 대출이 폭증했던 2005년~2007년 시기로서 10.7% 부채 증가율이라고 하는 두 자리 수 증가를 지속한다. 당시 경상성장률이 8% 전후에 불과하고 소득은 5% 전후밖에 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보라. 물론 부채로 매입한 주택의 가격이 오르면서 일시적으로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낮아졌던 데에 안주하기도 했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세 번째 단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시기다. 2008~2010년 기간 동안에 가계부채는 연 8%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인데 해마다 약 70조 ~80 조원이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 그 결과 2007년 800조 원이던 가계부채가 이명박 정부 집권 4년 동안 1100조원으로 약 300조 원이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부채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우리만 반대로 위험 수준까지 늘어난 것이다.(그림 2 참조) 나중에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늘어난 부채는 주로 서민들이 고금리로 제 2 금융권에서 생활자금이나 자영업 사업자금으로 빌린 것들이었다. 불황기에 살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고금리 감수하고 생계대출을 늘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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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