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1 / 09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가계부채로 막힌 성장, 소득으로 열어야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목 차]

1. 수출과 내수의 동반침체

2. 민간소비 위축이 두드러지다.

3. 현금이 가계에서 은행으로 흘러들어가다.

4. 문제는 소득이다.

 

[본 문]

1. 수출과 내수의 동반침체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네 차례의 외부적 충격이 있었고 그에 따라 크게 흔들린 경험을 했다. 1998년 외환위기, 2001년 IT거품 붕괴와 911테러, 2003년 카드대란, 그리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그것이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각 충격이 가해진 시점에서 수출과 내수 가운데 모두 침체에 빠지지는 않았고 그 덕분에 충격은 오래가지 않아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위기와 카드대란시기에는 내수가 심각한 침체에 빠졌지만 다행이 수출이 호조를 보여 금방 경제회복을 이룰 수 있었다.

민간소비 증가율(%)

수출증가율(%)

1998년 외환위기

-12.5

+12.9

2001년 IT거품붕괴 여파

+5.7

-3.4

2003년 카드대란

-4.0

+14.5

2009년 금융위기 여파

+0.0

-1.2

2012년 동반침체시작(추정)

+1.4

+3.0

반면 2001년에는 IT 거품붕괴로 수출이 크게 둔화되었지만 내수는 상승기에 있었다.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자유낙하 하던 2009년 상반기에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추락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각국의 경기부양정책으로 2010년 수출이 다시 14.7% 급증하면서 성장률을 선도하여 침체로부터 일시적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2012년 올해는 이전과 상황이 다르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추락하고 있고 당분간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경기전망을 발표한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2.2%로, 내년 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내년까지 2%대의 부진한 성장률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민간 소비는 취업자 수 증가, 명목임금 상승, 물가 안정에 따른 실질 구매력 증대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가계부채 상환부담 및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전망한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1.4%, 2013년에는 2.1%다. 모두 성장률을 밑돌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는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 지역 위기 장기화, 중국의 성장세 둔화, 가계 부채 누증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의 제약 등으로 성장경로에 있어서 하방 리스크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미끄러져가는 경제의 회복을 위해 기댈 언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경제의 특별한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2. 민간소비 위축이 두드러지다.

내년에는 유로지역이 잘 잡아서 0.2% 정도로 성장이 멈춘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수출이 늘어나기는 어렵다. 수출부진이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나 품질경쟁력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소비수요의 부족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수다. 우리 정부나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내수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모두 같은 이유다. 그런데 내수의 핵심인 민간소비 위축이 두드러지고 있다. 당초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을 3.7%로 잡았을 때 민간소비 증가율을 3.1%로 예측했었다. 그런데 민간 소비 증가가 반 토막 난 것이다.

사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출은 급격한 회복을 보였지만 민간소비는 제대로 살아나지 않고 바닥을 기었다. 올해까지를 포함하여 이명박 정부 집권기간 5년 동안 연 평균 민간소비 증가율은 겨우 1.9%정도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 결과 2010년 4분기 이후 절대 규모 면에서 수출이 민간소비를 추월하게 된다.([그림1]참조) 수출에 비해서 민간소비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위축되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급기야 2011년 4분기 이후 민간소비 증가율은 1%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금까지 계속 하락해왔고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는 중이다. 이를 두고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 카드 사태와 같은 ‘외부 충격’이 없는데도 이례적으로 소비 증가율이 급락했다”면서 현재의 내수부진이 심각함을 알려주고 있다. 더욱이 작년과 올해 취업자가 매년 40만 명 이상씩 늘어나고 물가도 안정되었는데도 민간소비는 주저앉았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10.01.03 09:32
먹고살 걱정이 일년 내내 떠나지 않았던 2009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많은 국민들은 일자리와 생계, 자산 폭락과 매출 감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급전직하로 악화되는 경제지표들을 초조하게 지켜봤다. 그런데 한 해를 마감하는 지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여론 분위기가 돌변한 것처럼 느껴진다. 경제는 역성장을 멈추고 빠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고, 증시와 부동산은 대폭락은 고사하고 과열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이와 같은 한국경제의 급격한 회복에는 정부의 강력한 경제 개입과 경기부양,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한 한국의 유력 초(超)대기업들의 선방, 그리고 파산의 위기에서 한숨 돌린 월가 금융자본의 한국 주식시장 귀환이라는 3대 요인이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것은 바로 정부였다.

경제가 급전직하로 추락행진을 하자 정부는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필두로 대규모 유동성을 금융회사에 공급하고 부실자산을 매입해 주는 한편, 국가 재정을 풀어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섰다. ‘정부 주도의 위기탈출 전략’이 시작된 것이다. 정부의 개입은 금리인하와 은행구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2008년 대비 17퍼센트 이상 늘어난 재정을 동원해 소비·투자·고용 등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경제실적 지표들을 끌어올렸다. 한국 정부의 역할은 다른 나라들을 압도했고 회복속도도 빨랐다.

그 결과 정부의 개입이 없었다면 마이너스로 빠질 것이 확실시되던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정부 재정지출로 인해 경제성장률을 1.5퍼센트 정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연평균 -30만 명선으로 줄어들었을 일자리 감소를 멈춰 세웠던 것도 순전히 정부였다. 시장의 자기조정 능력과 자기 치유력을 굳게 믿고 “시장은 선(善)이고 국가는 악(惡)”이라는 신념 아래 작동해 왔던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극적으로 ‘응급처방용 국가자본주의’로 변신한 것이다.

그러나 ‘국가의 귀환’이라고 표현할 만한 정부 주도 위기 탈출전략이 ‘놀라운 경기회복’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만 만들어 낸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표 경기와 체감 경기’의 격차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같은 지표들은 급격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가계경제와 연관된 각종 지표들은 아직 침체의 늪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가정의 실질소득은 올해 1분기 -1.8퍼센트, 2분기 -1.3퍼센트로 경제성장률 회복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해에 비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경제위기 와중에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고 이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경기회복을 실제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성장률 플러스 회복은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2009년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바로 대규모 국가재원 투입이라고 하는 값비싼 비용을 지불한 대가다. 그 비용지불은 국가의 재정수지 악화라는 부채를 국민경제에 떠넘겼다. 통합재정수지 기준으로 올해 들어오면서 마이너스 행진이 시작됐고 2009년 9월 기준으로 -25조 원을 넘고 있다. 이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의 재정위기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나라 주요 경제지표를 플러스로 만든 뒤에는 가계의 소득을 마이너스로, 국가의 재정을 마이너스로 후퇴시키는 희생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2009년 한국 국가자본주의의 정확한 손익계산서다.

그렇다면 2010년에도 국가자본주의는 지속될 것인가. 정부에서 말하는 ‘출구전략’을 다르게 표현하면 정부 주도의 경기회복에서 민간 주도의 경기회복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국가자본주의에서 자유시장 자본주의로 되돌리고 싶다는 뜻이다. 그러나 민간부문을 뜻하는 기업과 가계는 여전히 역할을 넘겨받을 준비가 안 된 듯하다.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늘리겠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가계가 본격적으로 지출을 정상화하겠다는 소식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출구전략 시점을 잡지 못하는 이유다. 결국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은 것이고 정부 주도의 ‘경제위기 관리체제’는 2010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도 종료되지 않은 것이다.

김병권/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