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운/ 새사연 연구위원


2017년 우리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가계부채, 청년실업, 자살률 등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우울하다. 경제는 좋을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상황마다 적절한 타개책이 마련되어 슬기롭게 상황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바람직한 정책은 긴요하다. 이 글은 30년 이상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 지난해 9월 위기 타개책으로 새롭게 들고 나온 장기국채금리목표제라는 통화정책을 검토한다. 경제정책은 실험이 불가능하다. 실패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웃나라의 정책을 잘들여다는 것으로 실험을 대신할 수 있다.



아베노믹스가 노린 두 마리 토끼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기를 극복하고 경기를 부양한다는 취지하에 도입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들 대부분은 화폐적 해법이었다. 대표적인 화폐적 해법으로는 양적완화정책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도입하여 유명하게 된 양적완화는 사실 일본은행이 1990년대 10년 공황을 극복하고자 2000년대 초반에 도입한 것이다.


2000년대 일본의 양적완화는 특별히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그러던 중 아베 신조가 새로운 총리대신이 되면서 재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2013년 4월 초 봄에 다시 도입된 아베노믹스는 이전과 달리 양적 완화 뿐 아니라 질적 완화가 결합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일본은행이 도입한 장기국채금리목표제는 2013년 양적-질적 완화의 심화된 버전이라 할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폐적 해법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즉 실물경제를 자극하고 반영하기보다 화폐적 지표를 중심으로 실물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 글은 지난해 9월 일본은행이 발표한 장기국채금리목표제가 그동안의 화폐적 해법과 같은 분류로 묶이며, 실제로는 실물경제를 반영하고 이를 움직일 수 있는 직접적인 경기침체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더불어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의 화폐적 해법을 간략하게 검토할 것인데, 이를 통해 같은 화폐적 해법이라도 긍정적인 시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일본의 ‘질적’통화정책, 장기국채금리목표제


지난 해 일본은행이 도입한 장기국채금리목표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양적완화정책, 마이너스기준금리 같은 새로운 통화정책들의 연장선에 있다. 단연코 그 중 최신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버냉키는 지난해 9월 일본은행이 새로운 통화정책 조치를 발표하고 난 직후,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며 일본은행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기존 양적완화 정책이 주로 국채 거래의 “물량”을 중심으로 수행된 것이라면 이번 장기국채금리목표제는 국채 거래의 “가격”, 즉 질적 측면에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존에는 일본은행이 일본 정부로부터 국채를 대규모 매입하여 화폐를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국채의 목표금리를 0%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때 까지 무제한으로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7년~12년 국채만을 매입한다는 규칙 폐기하고 모든 만기의 국채를 매입하기로 하였다. 결국 핵심은 ‘민간 경제 참여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변경시켜 경기부양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즉 기존에는“인플레이션 기대”를 변경시키기 위해 화폐적 해법을 수행하였다면, 이제는“인플레이션 기대”가 반영된 경제지표 자체를 변경시켜 마치“인플레이션 기대”가 변경된 것 마냥 경제여건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제선행지표인 장단기 금리 격차(수익률곡선)를 변경시키는 것이 일본은행 정책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장단기 금리 격차는 향후 경제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서 활용되곤 한다. 장단기 금리 격차는 단기 국채 금리와 장기 국채 금리로 구성되는데, 단기 금리가 낮고 장기 금리가 높으면 정상적인 경우로 간주하고 이를 향후 경제 전망이 밝다고 해석한다. 이 경우 은행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은행은 낮은 단기금리로 예금을 받아 높은 장기금리로 대출 해주는 예금대출업무를 기본으로 하는데, 이 격차가 은행이 벌어들이는 수입이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 격차가 평평하면 은행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정상형은 수평형 보다 크지 않게 가파른 형태이다. 소폭 우상향하는 형태가 정상형으로 경기전망이 밝은 유형으로 본다. 그렇지 않고 우측 그림처럼 상승형이되면 미래 경제 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것을 장기금리가 반영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 경우, 단기금리를 아무리 낮추더라도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곤란한 상황이 된다. 케인스가 기업가에게 기업가 정신의 일종인 “야생적 충동(animal spirit)”을 주문한 상황이 바로 이 경우다. 금리가 낮아서 차입비용이 낮고 이 덕택으로 생산단가가 낮다고 생각이 들더라도 미래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서 투자를 꺼려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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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새사연 연구이사 


필자는 앞으로 진짜 경제민주화를 논의할 때 혁신산업과 약탈산업(이권산업)을 구별하는 관점에서 대기업 및 재벌그룹에 관한 설명을 보완해갈 것이다. 역으로 야권 경제학자들의 재벌개혁론 및 경제민주화론에도 혁신경제와 약탈경제(이권경제)를 질적으로 구분하는 관점이 결여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현실 통계를 보면, 혁신산업과 수출제조업보다는 내수산업 안에서 재벌을 포함한 대다수 대기업들이 하청 중소기업을 쥐어짜는 약탈적 경영을 일삼아왔다.


대다수 대기업들이 하청 중소기업들을 쥐어짜며 약탈하는 것은 명백하다. 그런데 정운찬과 장하성, 홍장표 같은 야권 경제학자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로 대표되는 수출제조업 대기업들이 하청기업 쥐어짜기의 주범, 따라서 근로소득 불평등의 주범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1차 하청업체의 임금은 현대차의 60% 수준이고 2차 하청기업의 임금은 그 1/3 수준이며, 3차 하청기업의 그것은 1/4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단계적 임금 격차는 왜 발생하는 걸까? 야권 경제학자들은 입을 모아 재벌계 수출 대기업들의 ‘하청 갑질’이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소득 불평등의 궁극적 원인이라고 성토한다. 그런데 과연 그게 사실일까?


우리나라에는 약 50만 개의 기업이 있고 그 50만 개 회사의 총매출액에서 재벌그룹 소속 100대 대기업의 매출은 29%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들 100대 재벌 대기업이 고용한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4%에 불과하다. 반면에 중소기업은 전체 노동자의 72%를 고용하고 있는데도 기업 총매출액의 35%만을 차지한다. 가장 심각한 불균형은 순이익인데, 100대 대기업이 모든 기업 순이익의 60%를 차지하는 반면에 중소기업의 순이익은 35%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에서 많은 양식 있는 이들이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수익성 격차가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을 압박하고 있고 그 때문에 중소기업의 임금이 낮다’고 주장한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로 측정한 수익성에서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대기업의 1/2 수준, 생산성은 1/3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기업-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요약하자면, ‘중소기업에 만연한 저임금의 궁극적 원인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재벌계 수출대기업들의 불공정한 하청 단가 등 불공정 거래’라고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성토한다. 대기업-중소기업간 하청거래의 최정점에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초대형 재벌 제조업체들이 일자리는 만들어내지 않으면서 하청 단가 인하를 통해 하청기업 수익마저 빼앗아버리며, 해서 절대 다수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그 회사들이 저임금 밖에 지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높은 수익성은 하청업체 쥐어짜기 덕분?


먼저 짚고 넘어갈 질문이 있다. 과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높은 수익성이 하청업체를 쥐어짠 덕분에 발생한 것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첫째,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2009〜2013년간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의 원천은 수출시장 즉 세계시장에서의 매출 호조 덕분이다. 여기에서 수출시장은 경제학자들이 가정하는 완전경쟁 시장에 가깝다.


둘째, 만약 현대차와 삼성전자에서 발생한 고수익의 원천이 원·하청 거래의 불공정성에 있다면 현대차와 삼성전자와 납품하는 1차 하청업체들의 수익성이 그만큼 낮아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실제 그렇지 않다. 이 점에 대해서는 뒤에서 볼 것이다.


셋째, 하청업체의 수익성이 원청 대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곳은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이 속한 수출제조업이 아니라 건설과 통신, 유통, IT서비스(소프트웨어) 등의 내수산업 특히 내수서비스 업종이다. 이들 업종에서는 원청 대기업의 수익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은데 반하여, 이에 반비례해 1차 및 그 이하 하청기업들의 수익성은 비정상적으로 낮다. 정치인 안철수가 유명세를 탄 계기인 이른바 ‘삼성 동물원’ 문제도 이들 업종에서 유별나게 심각하다. 즉 삼성동물원 문제는 삼성전자보다는 삼성SDS(IT서비스), 삼성전기보다는 삼성물산(건설) 등 특정 업종에서 나타난다. 이 점에 대해서도 바로 뒤에서 살펴볼 것이다.


넷째, 이런 맥락에서 보면 원청 대기업들에 의한 하청기업 쥐어짜기의 약탈적 경제가 가장 크게 문제되는 것은 수출제조업이 아니라 주로 내수산업에서다.


약탈경제 대 혁신경제, 내수산업 대 수출제조업


수출제조업과 내수산업 간에는 질적 차이가 크다. 자동차와 전자 등 수출제조업은 세계시장의 완전경쟁 상태에 노출되어 있으며 따라서 기술력과 품질능력이 핵심능력(core competence)이고 기술혁신이 풍부하게 일어나는 혁신 산업(innovation industries)이다. 이에 반해 건설과 통신, 유통, IT서비스 등의 내수산업은 세계시장이 아닌 내수시장에서 주로 경쟁이 일어나며 기술력과 품질능력보다는 인건비 절감을 통한 비용절감 능력과 그리고 인허가 획득 및 규제완화를 위한 공무원 및 정치인과의 정경유착 능력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등장하는 약탈적 산업(predatory industries)이다.


우리는 기술혁신이 주된 경쟁력 있는 산업(주로 제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동시에 저임금 약탈과 하청업체 약탈, 금융고객 약탈 등 약탈과 수탈을 주된 경쟁력으로 삼는 산업(주로 내수 서비스업)을 억제해야 한다. 혁신경제와 약탈경제를 구별하면서, 혁신경제 영역은 키우고 약탈경제 영역은 해체시켜 나가야 한다. 이것은 그 산업의 주역이 재벌그룹이건, 일반 대기업이건, 아니면 중소기업 또는 벤처기업이건 상관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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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 흥사단 정책기획국장


새사연은 ‘현장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인터뷰, 현장 답사 및 관찰 등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현실에서 연구 방향을 찾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연구 목적을 찾아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이 바로 새사연이 지향하는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본 글은 국무총리비서실 주최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 제고 방안 연구-스웨덴, 노르웨이” 연수(2016. 10. 5 ~ 10. 12)에 참여해 정리한 것으로, 그 중 한국의 복지 발전에 활용할만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본 글은 해외연수 보고 자료집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우리 사회는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물론 이는 전 세계의 문제로 어느 나라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01년 이래로 초저출산 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를 맞는 등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2017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이 되어 고령사회에 진입하며, 생산가능인구(15~64세)도 급속히 줄어드는 ‘인구절벽’도 맞게 된다. 정부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지는 미지수다. 이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한 문제를 오래 전부터 인식하고 효과적으로 대안을 마련해 온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방문해 학습하게 된 이번 연수는 매우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


연수단이 방문한 스웨덴 성인교육위원회(The Swedish National Council of Adult Education; Folkbildningsrådet)는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정책을 직접 담당하는 기관은 아니었지만,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대안은 조세, 고용, 연금, 수당, 교육, 주택 등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종합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전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고 시행할 수 있었던 동력은 사회적 합의였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학습하고 토론하며 사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숙한 시민의 역량은 바로 학습의 힘에서 나오고, 성인교육위원회가 시민의 학습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보다 근본적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였다.


스웨덴 성인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성인교육에 대한 설명에 앞서 간략히 저출산․고령화에 대해 언급했다. 이들은 저출산 문제는 유럽 전체의 문제이긴 하나 스웨덴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했다.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이 2명에 가까운 것은 좋은 아동보육 제도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급휴가, 각종 수당, 보육제도, 휴직 후 직장복귀 보장 등은 스웨덴 시민이 갖는 당연한 권리로 고용자는 피고용인에게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상식으로 자리 잡혀있다고 강조했다.



정규교육 시스템과 평생교육


스웨덴은 생후 1세까지는 부모가 보육을 책임지며, 다양한 휴가·수당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1세∼6세까지는 우리의 유치원에 해당하는 프리스쿨(preschool)에서 보육을 담당한다. 보육기관은 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부모 부담이 약간 주어지며 부모 부담액의 상한선은 정해져 있다. 7세∼15세까지는 우리의 초등·중학교에 해당하는 의무학교(compulsory school)에서 교육을 담당한다. 2009~2010년 학기에 의무학교에 다닌 학생 수는 89만 2000명이다. 16세∼19세까지는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고등학교(secondary school)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는 의무교육도 아니고, 직장을 다니는 청소년들도 있기 때문인지 39만 5000명(2009/2010년 학기)이 등록했다. 이를 통해 본다면 50만 명 정도의 학생들이 의무교육을 마치고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대학생 수는 40만 명으로 오히려 증가하는데, 이는 성인교육 시스템이 그 징검다리가 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대학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50대에도 대학에 가는 성인이 많은 것을 보면, 대학이 단지 학위를 받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평생교육이나 자기 성장의 공간임을 재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고등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대학을 중간에 그만두거나,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새로운 학습동기가 있는 성인들에게 학습할 기회를 계속 마련해 주는 것이 스웨덴 성인교육의 취지이다.



스웨덴 성인교육(Folkbildning)의 역사


스웨덴 성인교육은 ‘Folkbildning’이라는 용어를 쓴다. ‘folk’는 영어로 ‘people’을, ‘bildning’은 ‘enlightenment’를 의미한다. ‘Folkbildning’은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보적, 비정규적, 대중적, 자발적 성인 학습·교육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보고서에서는 편의상 ‘(스웨덴) 성인교육’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스웨덴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이지만, 100여 년 전만 해도 사회·경제적으로 낙후되었으며 민중은 제대로 교육 받을 기회가 없었다. 당시 교육은 엘리트의 전유물이었다. 1800년대 말부터 스웨덴에서는 노동운동, 독립교회운동, 금주운동 등 민중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이들 민중운동은 공통적으로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발적으로 학습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갔다. 시민학교(folk high school)는 1860대년부터 생겨났으며, 학습동아리(study circle)는 1890년대에 태동했다. 민중은 사회의 교육 격차를 줄이는 것을 핵심목표로 성인교육에 참여했다.


이와 같이 스웨덴 성인교육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민중운동에서 출발되었으며, 평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한편 도덕적·미적·지적 성장도 강조했다. 정부는 독립적이고 자발적 성인교육이 시민의 역량을 강화했고 사회발전과 민주주의 강화에 기여했다고 인식하면서 194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성인도 스스로가 다시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자 할 경우 고용주는 이를 지원해야 할 정도로 사회 전체가 성인교육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은퇴자나 고령자들도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지원체계가 있기 때문에, 의미 있고 안정적인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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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새사연 연구이사 




앞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을 통해 계산된 연 7.6조 원의 금액으로 우리나라 직장인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및 영세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명백히 불가능하다. 그래서 장하성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또 다른 방안을 제시한다.


이는 제조업 대기업의 노동자들이 가져갈 임금인상분의 일부를 중소기업 노동자의 몫으로 배분하자는 것이다. 즉 제조업 대기업 노동자들이 그 임금의 일부를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게 양보하는 방식이다. 만약 제조업 대기업 노동자들의 자기들 임금 몫의 5%를, 중소기업 하청 단가 인상 등의 경로를 통해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에 사용하도록 양보한다면, 제조업 중소기업의 노동자들의 임금이 6.8% 상승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그는 제시한다.



제조업 대기업의 노동자 분배 금액의 5%는 전체 총수익의 0.4% 정도다. 따라서 대기업 총수익 중에서 노동자의 분배 비중이 7.7%에서 7.3%로 줄어든다. 이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간 연대와 특히 대기업 노동자의 양보가 전제되어야 할 만큼 당장의 임금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몇 년을 두고 대기업 노동자의 임금 인상분 일부를 중소기업 노동자에게 이전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은 노동계 전체가 심각하게 고민해볼 만한 방안이다. (장하성, 《왜 분노해야 하는가》, 170쪽).



이렇게 확보할 수 있는 액수가 연 4.85조 원이다. 별로 많은 액수가 아니다. 장하성 교수 스스로 인정했듯이, 이 액수로는 전체 취업자가 아니라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취업자들의 임금을, 그것도 겨우 6.8% 올리는 데 그칠 뿐이다.


야권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재벌개혁과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의 경제민주화 정책이라고 역설해온 해법은 결국 2013년 기준 연 7.6조원 + 4.85조원 = 12.45조원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대통령 선거와 정권 교체를 준비하는 야권의 경제담론 대명사는 경제민주화이다. 온갖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김종인 의원을 더불어민주당의 구원투수 대표로 등판시킨 이유도 결국은 그가 경제민주화의 선구자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연 12.45조 원의 액수는 그 요란함과 떠들썩함에 비해 참 소박한 액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태산 명동에 서일필”인 셈이다.


요약하자면, 야권의 경제민주화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따라가다 보면 결국 남는 것은 연 12.45조 원의 액수로 한국경제의 핵심적 불평등이 해결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계가 많은 주장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과 박영선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김성식 의원, 그리고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등도 함께 하고 있다.



대자본 대 중소·영세자본의 대결이냐, 총자본 대 총노동의 대결이냐


정부의 공식 통계를 따르더라도 현재 전체 취업자의 1/3인 600만 명가량이 비정규직이다. 이들의 평균 소득을 월 150만 원, 연 1800만 원으로 가정할 경우, 이들의 월 소득을 중소기업 정규직 수준인 월 300만 원으로 높이는 데 필요한 연간 비용은 약 110조 원이다. 다른 한편, 노동계 통계에 따르자면 전체 취업자의 절반인 900만 명이 비정규직인데, 이들의 소득을 월 300만 원으로 높이려면 연간 약 162조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한국경제가 직면한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어떻게 600~900만 명에 이르는 월급 150만 원의 저임금 불안정 노동자들을 월급 300백만 원 이상 받는 정규직 중산층 노동자로 전환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것은 곧 연 110~162조 원의 근로소득이 비정규직 또는 중소기업 종업원들에게 분배되게 만드는 과제이다.


그런데 재벌그룹 개혁과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야권의 경제민주화 프레임은 불과 연 10조 내외의 금액을 만들어낼 수 있을 뿐이다. 더구나 이 액수가 모두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에 분배되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압도적 다수의 중소기업과 영세기업, 식당·카페 등에서는 인권과 노동권, 노동조합권이 야만적으로 유린되고 있으며, 그 10조 원 내외의 액수마저 고스란히 기업주의 호주머니로 들어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말해주는 바는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 중소·영세기업 종업원의 권리를 대폭 신장시키는 지역적, 산업적, 사회적 연대의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을 조직하지 않고서는, 그리고 그 운동의 권리를 법제도로 합법화하여 대기업-중소기업 기업주들 및 경영자들에게 노동권과 인권, 그리고 지역별 및 산업별 단체교섭권을 강제하는 법제정 및 재정 지원에 정치권이 나서지 않고서는, 나아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집권 세력의 정치적 구상과 비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연 10조 원, 나아가 연 110~162조 원의 근로소득이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 중소·영세기업 종업원들에게 새롭게 분배되는 세상은 꿈도 꿀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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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운/ 새사연 자문위원





2016년 3/4분기 가계부채는 그 증가세와 규모에서 역대 최고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가계부채는 총 1,295조 원(2016년 3/4분기 기준)에 달한다. 작년 4분기에서 올해 1분기까지 약 20조 원, 올해 1분기에서 2분기까지 약 34조 원, 2분기에서 최근 3분기는 약 38조 원 증가하였다. 판매신용 또한 약 346조 원으로 지난 2분기 보다 약 7조 8천억 원 증가하여, 바로 직전 1분기 약 5조 3천억 원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가계부채는 분기마다 거듭 증가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급격하게 치솟는 중이다. 그러나 규모의 증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런 상황이 정부의 계속되는 대책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올해 4월 총선과 여름 종합 대책, 최근 종합대책 보완책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총량 증가 억지책을 발표하였다. 이 중 특히 주목해서 할 내용은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을 강화한 것이다. 이는 가계의 소득 수준과 총부채 수준 등을 고려해 대출하는 무분별한 대출, 책임질 수 없는 대출을 막아 총량 증가를 억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가계부채 사태는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가계가 대출을 받는 것은 생계유지 때문이다. 즉 소득이 늘지 않는 가운데 빚이라도 내어야하기 때문에 가계대출이 느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면 결국 갈 곳은 금리가 지나치게 높은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들 뿐이다. 이를테면, 마이너스 통장, 카드론, 제2금융권 신용대출, 그리고 여신전문업체라고 불리는 캐피탈과 대부업체 뿐이다.



기준금리 인하, 경기부양 효과 사라지고 채무상환부담만 가중시켜


거시적으로 볼 때 현 가계부채의 증가는 1) 유동성제약완화 2) 원리금상황부담의 증대를 중심으로 파악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계속해서 저금리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는 시중에 자금이 풀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자금을 흐르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또한 대출 유인이 증가하여 더 많은 대출을 낳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은행의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 기조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한계에 다다르면 저금리 기조는 더 이상 소비 진작을 기대할 수 있는 정책이 되지 못한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어느 시점에 이르면, 유동성제약완화에 따른 소비 상승과 여기서 비롯된 경제성장의 효과보다 원리금 상환부담에 더 크게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소비제약을 가져온다. 그러면 가계의 삶이 더욱 곤궁해지고 경제성장에도 도움 되지 않는다. 다만, 대출을 실행하고 그 이자를 받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부실채권을 장사하는 민간자산관리회사만 이익을 본다. 따라서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정부의 홍보는 말 그대로 홍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의 증가는 이미 빌린 가계부채를 더욱 악화시키는 증폭제로 작용한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 요인은 생계 자금과 주택 임대차 대출이 특징


현재 가계 경제 사정은 매우 어렵다. 그 정도도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심각하다. 악화되는 경제난에서 지난해와 올해 가계대출의 동기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 요인은 생계 자금과 주택 임대차 대출이 특징이다. 지난해 1월~8월 동안 생계자금용 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에서 24.5%, 주택임대차용 대출은 6%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1월~8월 생계자금용 대출은 27.1%, 주택임대차용 대출은 13% 올랐다. 이는 더 이상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물론 아직까지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60% 이상 차지하고 있지만 말이다(예금취급기관 기준).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대출금상환 목적의 대출이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 해 1월~8월 25%였으나 올해 1월~8월에는 10%로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이는 생활자금과 주택임대차 비용이 급하여 그나마 빌려서 갚았던 것도 불가능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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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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