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길/ 새사연 이사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림으로써 촛불시민혁명이 마침내 승리의 마침표를 찍기에 이르렀다. 누구나 직감하고 있듯이 세상을 바꾸기 위한 대변혁의 본격적인 출발점이 마련된 것이다. 촛불시민혁명의 진정한 위대성은 바로 그 대변혁을 위한 에너지를 풍부하게 충전했다는 점이다.


국회가 박근혜 탄핵 소추안을 가결시켰던 2016년 12월 9일 전후 상황을 비교해 보면 문제의 본질이 보다 명료하게 드러난다. 12월 9일 이전 보수 세력은 박근혜를 탄핵시키더라도 보수 정권 재창출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국민적 지지를 받는 반기문이라는 카드가 있었고 ‘신보수연합’의 무대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제3지대가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조선일보> 등 보수 매체는 마치도 촛불시민혁명을 자신들이 주도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몰고 갔다. 박근혜 지지 세력은 극소수로 내몰린 채 숨을 죽여야 했다. 박근혜 반대 분위기가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박근혜가 자신의 공약대로 국민대통합에 기여했다는 역설적 표현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보수 정권 재창출의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대신 진보로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반기문은 중도하차했고 제3지대는 신보수연합 무대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극우 보수 세력은 심각한 위기의식에 사로잡혔다. 위기의식은 촛불집회에서 사드 배치 반대 등의 구호가 터져 나오면서 한층 격화되었다. 극우 보수 세력이 대거 태극기 집회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태극기 집회는 한 때 서울 숭례문에서 세종대로까지 가득 메울 정도로 기세를 올렸다.


<조선일보> 등 보수 매체는 국론이 두 동강 났다며 비명을 질렀다. <조선일보>는 대한민국이 낮에는 반탄(탄핵반대), 밤에는 찬탄(탄핵 찬성)으로 갈라졌다고 묘사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의 독자층이 두 패로 갈라진 상태에서 어느 쪽에 장단을 맞추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박근혜 탄핵을 둘러싸고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라면 대체로 그 중간에 있던 세력 특히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심하게 동요를 일으키기 쉽다. 그런데 놀라운 현상이 발생했다. 박근혜 탄핵 지지 여론이 75퍼센트에서 80퍼센트 사이에서 큰 흔들림 없이 유지되었던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이 내려지면서 탄핵 지지 여론은 더욱 높아졌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티에 따르면 86퍼센트가 헌재 결정에 대해 잘했다고 평가했으며, 92퍼센트가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승복할 수 없다는 의견은 6퍼센트에 그쳤다.


어떻게 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두 측면을 동시에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촛불시민혁명은 참가자 수에서도 공전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광범위한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는데서 특유의 능력을 발휘했다. 공감의 리더십에서 극치를 보여준 것이다.


반면 태극기 집회 측은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거꾸로 태극기 집회가 보여준 극단적인 수구 색체는 보수 세력 내부에 심각한 정서적 균열을 일으켰다. 헌재 탄핵 결정 직후 군가 합창을 하고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모습은 그러한 균열을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만들었다. 약속을 파기하면서까지 특검 조사를 시종 거부한 채 책임 떠넘기기 발언으로 일관한 박근혜의 모습은 극우 보수 세력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키웠다. 법리 논쟁은 제쳐 둔 채 시간끌기와 트집 잡기로 일관한 대통령 대리인단들의 모습 또한 그러한 반감을 키우는데 톡톡히 한 몫 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박근혜를 중심으로 한 극우 보수 세력은 진보 보수를 떠나 나머지 국민들이 정치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박영수 특검이 거침없는 공격적 수사로 일관하고 헌재가 전원일치로 박근혜 파면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도 다분히 이러한 배경에서 가능했다.


보수가 다시 하나로 결집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반면 검증된 대로 박근혜 탄핵으로 뭉쳤던 국민들의 정치적 유대는 진보 보수의 경계선을 넘어 상당히 강력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대변혁을 뒷받침할 가장 든든한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대변혁을 선도할 강력한 힘이 만들어졌다.


그간 청년세대는 외환위기 이후 실패와 좌절, 패배만을 반복해서 경험했다. 그들에게 승리의 경험은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그런 청년세대 입장에 입장에서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청년세대의 세상을 향한 불신과 냉소를 극에 이르도록 만들었다. 청년세대에게 대한민국은 아무런 희망도 없는 지옥의 땅이었다. 청년세대에게 가장 호소력 있게 다가간 것은 이 나라가 하루 빨리 망하는 것뿐이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청년세대의 40퍼센트 이상이 우리 미래와 관련해 ‘붕괴 후 새로운 시작’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촛불시민혁명은 청년세대의 의식에서 액면 그대로 혁명적 변화를 일으켰다. 청년세대는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그들의 삶에서 처음이자 역사에 기록될 의미심장한 승리를 경험했다. 이 경험은 매우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1987년 6월민주항쟁의 승리는 자신감을 회복한 노동자 대중의 광범위한 진출을 촉발시켰다. 그 유사한 현상이 청년세대에게 나타날 것으로 확신한다.


청년세대의 의식변화는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치적 관심이 비상하게 높아졌다. <중앙일보> 신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92퍼센트가 다가오는 대선에서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는 2016년 4.13총선 대의 투표율 52.7퍼센트에 비해 비겨할 수 없이 높은 수치이다. 열성적 투표 층인 5060세대보다도 10포인트나 높은 것이었다.


촛불시민혁명은 박근혜 탄핵 추진을 통해 정치 지형을 뒤바꾸어 놓았지만 그보다 더 큰 변화를 일으킬 거대한 에너지를 충전했다. 세상을 바꾸는 진검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원문보기(클릭)


발행일: 2017.03.13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권순형/ 새사연 이사 




 

기업형 임대주택은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되었다. 전세가격 상승과 월세 전환으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최장 8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기업형 임대주택은 새로운 주거대안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기업형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발표되고 사업이 추진되면서 기업형 임대주택이 누구를 위한 임대주택 정책인지에 대한 논란이 만들어지고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을 둘러싼 논란은 한정된 정부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정부는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하여 주택기금 융자, 공공택지 배분, 용적률 상향, 토지 수용권 부여 등 막대한 지원을 적용하고 있다. 정부의 막대한 공적지원에도 불구하고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공급된 임대주택의 임대료는 주택시장의 임대료와 비교하여 높은 수준이다. 기업형 임대주택은 누구를 위하여 공급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만들어지고 있다.


본 연구는 정부의 기업형 임대주택 정책의 내용을 분석하여 지원정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도입한 기업형 임대주택은 정비사업 연계형, 촉진지구형, LH공모형, 민간 제안형 등으로 그 유형이 다양화되어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의 각 유형별 분석을 통하여 박근혜정부의 기업형 임대주택 정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누구를 위한 정비사업 리츠인가?


  정비사업 리츠의 사업구조


  정비사업 리츠는 국토부가 2015년 도입한 정비사업 연계형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을 의미한다. 정비사업 리츠는 사업성 부족으로 장기간 사업추진이 중단된 도심지 재개발∙재건축사업을 부동산 리츠를 통하여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도입하였다. 정비사업 리츠는 장기간 중단된 정비사업구역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정비사업 리츠의 사업구조는 조합(토지 등 소유자)이 기업형 임대주택을 수용하고 지자체는 정비사업의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사업성을 개선한다. 또한 국토부는 주택기금공사를 통하여 조합의 사업비 대출 등 정비사업을 지원한다. 용적률 상향의 대가로 조합은 조합원 분양물량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을 조합원 분양가로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에게 매각하고,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는 매입한 주택을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8년간 임대 운영한다.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는 리츠나 펀드 혹은 민간기업이 담당할 수 있다. 사업자는 운영기간 동안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임대료로 리츠나 펀드 투자자에게 이익을 배당하고, 청산시점에 주택을 매각하여 리츠나 펀드를 청산하게 된다.


  개발이익을 확대를 통한 정비사업 활성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재개발시장은 사업성이 부족한 구역을 중심으로 사업이 중단되었고 일부지역에서는 정비구역 지정이 해제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사업성 부족으로 재개발 사업이 중단된 정비구역의 경우 재산권 제한, 슬럼화에 따른 우범 지대화, 매몰비용의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 시켰다.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정비사업이 중단된 경우, 정부의 대책은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하여 개발이익을 확대하여 사업을 재개하는 것이었다. 2010년 이후 정부는 정비구역 용적률 상향, 임대주택 건립의무 비율 완화, 정비구역 내 도시계획시설 무상양여 등 재개발사업의 사업성을 개선하는 정책을 도입하였다. 정비사업 리츠는 사업성 부족으로 중단된 재개발사업에 대하여 용적률 상향을 통하여 사업성을 확대를 도입한 점에서 기존 정비사업 대책과 동일하다. 다만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에 대한 반대급부가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전체 일반 분양 물량을 조합원 분양가로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정비사업 대책과 차이가 존재한다. 즉, 기존 용적률 상향은 사업시행자에게 주어지는 직접적인 인센티브였지만, 정비사업 리츠는 용적률 상향을 통하여 확대된 개발이익을 조합과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에게 배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정비사업 연계형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에 부여되는 용적률 상향 등의 내용은 시범사업지구로 지정된 인천의 00구역 재개발사업의 변화된 정비계획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인천 00구역 재개발사업은 2008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나 이후 시공사 선정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추진이 중단되었던 구역이다. 인천 00구역은 2015년 국토부의 정비사업 연계형 기업형 임대주택 시범단지로 선정되어 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00구역이 정비사업 연계형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변경되면서 얻은 개발이익은 용적률 상향과 임대주택 의무비율 축소로 요약할 수 있다. 인천시는 재개발사업의 사업성 개선을 위하여 임대주택 건립의무비율을 건립세대의 17%에서 5%로 하향하였다. 임대주택 건립의무비율은 인천시 모든 재개발사업에 적용되므로 기업형 임대주택에 특별히 주어지는 정책은 아니다. 임대주택 건립의무 비율 축소는 정비계획 변경 시점에 새로운 조례가 적용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정비사업 연계형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얻은 개발이익은 용적률 46.6%가 상향되고 그 결과 건립세대가 1,598세대가 증가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인천 00구역에서 용적률 46.6%가 상향되면 건축면적 102,207㎡가 증가하고 이를 전용면적 60㎡의 주택으로 공급하면 대략 1,246세대의 주택공급이 늘어난다. 여기에 임대주택 공급 감소 325세대를 더하면 공급주택은 1,598세대가 증가하게 된다.


    확대된 개발이익은 배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정비사업 연계형으로 공급되는 기업형 임대주택은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전량을 임대주택사업자에게 조합원 분양가로 매각하도록 협약이 체결된다. 재개발사업에 조합원은 사업주체로서 주택을 원가로 공급받는다. 따라서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에게 조합원 분양가로 주택을 매각하는 것은 원가로 매각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조합원에게 공급되는 주택가격이 원가로 책정되는 것은 조합의 관리처분계획을 이해하면 명확하다. 조합이 수립하는 관리처분계획의 본질은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과 분양수익을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즉, 관리처분계획은 전체 사업비용에서 일반분양 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조합원에게 배분하게 된다. 일반분양가격은 관리처분 시점에 주변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분양이 가능한 금액으로 결정되므로 주변시세와 같은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분양가가 높아지면 조합원이 분담하여야 할 분담금은 그에 비례하여 낮아지고 일반분양가가 낮아지면 그에 비례하여 조합원의 분담금액은 높아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분양 물량을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에게 조합원 분양가로 매각하는 것은 주택을 원가로 매각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인천 00구역은 기업형 임대주택을 수용하면서 용적률 46.6%가 증가하였고, 추가로 임대주택 건립비율 축소를 합하여 전용면적 60㎡아파트 1,598세대를 추가로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1,598세대의 공급가격을 주변 시세 3.3㎡당 1,000만원과 조합원 분양가 3.3㎡당 800만원으로 추정할 경우 개발이익의 차이는 대략 790억 내외로 추정할 수 있다.


  인천00구역의 경우 용적률 상향 등으로 확대된 개발이익은 결국 일반분양가와 조합원 분양가의 차이로 표시될 수 있다. 늘어난 용적률을 기준으로 조합이 일반분양으로 사업을 시행할 경우와 조합원 분양가로 기업형 임대주택에게 매각할 경우 차액은 799억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일반분양가격과 조합원 분양가격이 합리적으로 추정된 것으로 가정하면 조합은 기업형 임대주택을 받아들이는 대신 799억의 이익을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에게 양도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물론 기업형 임대주택을 수용하였기 때문에 용적률 상향이 이루어졌고 중단되었던 재개발사업이 다시 시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합도 개발이익의 일정부분을 향유하고 있다. 문제는 용적률 상향과 같은 도시계획적 통제를 풀어 발생하는 개발이익이 어디로 귀속되고 있는가에 있다. 정비사업연계형 기업형 임대주택은 용적률 상향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 대부분이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에게 귀속되고 있다. (… 계속)


본문 더 보기(클릭)


발행일: 2017.03.07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새사연



새사연은 2008년부터 매 년 진보 정책 연구소 최초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경제주거노동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의 흐름 속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하여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사회로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 위기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안으로 들어와


세계경제는 이미 “최장기 수준에서 경기침체(secular stagnation)”에 진입했다. 이 말의 의미는 경제가 항상 침체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침체를 벗어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금융 불안정을 치를 수밖에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의미이다. 경제 위기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다.


새사연은 6대 쟁점 중심으로 2017년 세계경제 전망을 내었다. 그리고 우리 경제에 주는 시사점으로 4가지를 간추렸다.


첫째,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구조조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구조조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계경제 전망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경제의 체질 개선 및 강화라는 미명아래 자본의 일방적인 수익추구만 관철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둘째, 내수 회복에 대한 노동중심성이 논의되고 대안으로 마련되어야한다. 이는 시민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을 마련하고 세력으로 존재하는가 여부와 관련 있다. 가장 나쁜 유형의 내수 회복은 생계비 부담을 배가하는 가운데 노동을 배제하는 투자가 지속되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바람직한 내수 회복은 청년, 여성, 노인 고용이 증가하고 지나치게 비싼 사회서비스의 가격을 낮추는 가운데 형성되는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가 국민경제 이득으로 이어지는 틀은 지나치게 대기업 위주로 되어 있어 바뀌어야 한다. 대기업의 중소, 중견기업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를 통한 상품의 국제경쟁력 확보는 국민경제의 성과가 국민들의 부를 증진시키고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며 청산되어야 한다. 환율, 수입조건 및 여러 측면에서 중소기업의 이익이 보장되어야 하며, 대기업과도 상생적인 합의구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정부의 바람직한 산업정책과 미래 먹거리 전망 속에서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수행되어야 한다.


넷째,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2017년은 정치 리스크와 계속되고 있는 저성장 기조가 섞여 주의 깊게 상황을 점검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한 해이다. 국가 수준의 컨트롤 타워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 가계부채이다. 현재 가계부채는 더 이상 개별 정책과 조치만으로는 경착륙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수준의 컨트롤 타워를 마련하고 대응하는 일이 시급하다. 물론 중요한 것은 국가수준의 컨트롤 타워를 어떤 시각과 누구의 통제 하에 둘 것인가이다.



불평등의 해결촛불시민혁명에서 창의적 사고와 실천의 영감 찾아야


국내외 정치 정세에 대한 포괄적인 전망의 핵심 키워드는 불평등이다. 2017년은 역사의 변곡점을 통과하는 전형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17년은 낡은 시대를 뒤로 하고 새로운 시대를 본격적으로 탐색하는 한 해가 되어야한다.


우리는 지금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국면에 직면해 있다. 너무 많은 과제와 씨름해야 하는 힘겨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 한 복판을 관통하는 핵심 문제는 딱 하나이다. 불평등 심화이다. 전 세계적 범위에 걸쳐 불평등은 최고 부자 8명이 하위 36억 명과 맞먹는 재산을 갖고 있을 정도의 극단적 수준에 이르렀다. 불평등 심화는 우리가 액면 그대로 경험 하고 있듯이 경제 체제를 마비시킬 정도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평등 심화의 끝은 공멸이다. 보수 성향의 다보스포럼이 불평등을 향후 10년 동안 인류를 위협하는 최대 요소로 간주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시킬 것인가에 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2차 분배 수단인 조세와 3차 분배 수단인 복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둘은 여전히 유효하기도 하고 절실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에만 의지해서는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 수 없다. 국가 우위 시대도 지나갔다. 세계화 국면에서 기업은 유리한 곳을 골라 자유롭게 이동해 왔다. 추가증세를 용이하게 했던 장기 고도성장도 마감되었다. 유럽형 복지국가 모델이 황금기를 누리던 시절과 상황이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따라서 불평등과 대결하는 우리의 자세는 불평등을 원천적으로 해소시키는 방향에서 사회경제 구조의 혁신적인 재구성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 구체적인 경로와 방법 역시 이전에 없었던 전혀 새로운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 어느 때보다도 창의적 사고와 실천이 질실히 요구되는 시대이다. 그런 점에서 촛불시민혁명은 풍부한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은 촛불시민혁명 이후 새로운 국면을 탐색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다.



주택시장붕괴 막고 공공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되어야


2017년 주택시장은 그간 미뤄졌던 구조조정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은 정체되어 있고 주택가격은 더 많이 올라 있다. 주택 마련을 위하여 거액의 대출을 받은 소유자들은 금리인상에 따라 더 많은 소득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해야만 한다.


집 없는 서민들은 높아진 전세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어 도심지에서 더 멀어지고 있다. 젊은 청년층의 주거불안은 훨씬 심각하다. 번듯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춘들은 알바를 전전하면서 1평이 되지 않는 고시원에 거주하면서도 자기 소득의 30%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청년세대의 과도한 주거비 지출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대한민국의 생존조차 위협하고 있다. 소득수준에 맞지 않는 주택가격과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미래를 계획할 수 없다.


다른 한편 금리인상과 공급과잉에 대한 공포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차기정부는 주택시장의 경착륙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에 많은 시간과 재원을 쏟아 부어야 할지 모른다.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건설과 주택으로 경기를 부양하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것이다. 전 재산이 주택 하나에 몰려 있는 사람들은 가격조정을 감내하지 못하고 인위적인 경기부양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예상되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구조조정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주택시장의 붕괴를 막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우선 소득수준에 맞지 않는 주택구매를 조장하는 금융정책은 전면적으로 바뀌어야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형국이지만 추가적인 피해를 막아야 할 필요는 충분하다. 전월세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논의되었던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 갱신청구권이 도입되어야 한다. 또한 임대시장과 매매시장의 안정화는 동시에 진행되어야 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저소득층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이 확대되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전세임대와 분양전환 임대 등 단기적으로 공급호수를 맞추는 시도보다는 장기적으로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여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은 해당 주택거주자의 임대료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적 주택시장 임대료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택공급에서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여야 한다. 주택공급을 민간에 의존하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주택가격을 높이거나 극단적인 주택공급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가구수 증가에 따른 주택수요를 예측하고 공공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LH 부채 문제를 핑계로 방기하였던 공공택지 공급을 확대하고 적정 수준의 주택을 공공(the public)이 공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위험 사회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투자해야


저성장 시대에 불안한 노동시장, 협소해진 사회안전망에 최근 정재계 게이트까지 겹치면서 사회 불안은 더 커져만 간다. 자살률 세계 최고, 노인빈곤율 세계 최고, 저출산율 세계 최고에 사회 불신까지 더해지면서 우리 사회의 위험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 사회 안전핀 역할을 해온 사회복지망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직격탄을 맞으며 후퇴한 사실이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


복지국가의 실현가능성은 결국 의지의 문제이며, 이는 곧 재정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는 ‘아버지의 꿈이 복지국가’라며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기조를 전면에 내걸었으나, 이는 결국 ‘갈등의 복지’로 그 한계를 드러내었다. 현 정부의 정책은 이름 그대로 개인이 맞닥뜨린 생애에 필요한 복지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협소한 복지 예산에 복지공약은 줄줄이 뒷걸음치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부담이 지자체나 개인에게 전가되면서 매해 복지 책임을 둘러싸고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2013년 집권 초기에는 ‘박근혜 정부 공약 가계부’까지 발표하며, 세입과 세출 관리만으로 복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 공약을 이행하겠는 의지를 밝혔다(18대 대통령선거 새누리당 정책공약, 2012).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약속한 기초노령연금, 무상보육, 초등 온종일돌봄, 4대중증질환 비급여 부담, 반값등록금 등 대부분이 애초 시행하기로 했던 수준보다 후퇴하였다. 심지어 고교 무상 교육처럼 아예 시작도 못한 공약도 있다. (… 계속)



원문 더 보기(클릭)


발행일: 2017년 2월 22일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조이스/ 새사연 정회원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 루트거스 광장에서 1만 5천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참정권과 노동조합결성의 자유를 요구하며 열린 대규모 집회가 그 기원이다. 그 이후 각 나라는 3월 8일 여성의 권리 및 ‘진보와 자유’를 주장하는 여러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1977년 3월 유네스코는 공식적으로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선언하였다. 한국에서도 1920년대 세계 여성의 날을 최초로 기념했으며, 1985년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로 부활해 오늘 서울시청에서 33회 대회가 개최된다.


하지만,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여성의 권리운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사회, 최소한 한국 행정부에서 여성을 보는 인식은 모성, 출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만든 전국‘가임기 여성’ 수 등을 표시한<대한민국 출산지도> 나 ‘여성의 높은 교육수준’을 출산율 저하의 원인으로 분석하여 대안으로 ‘휴학, 연구, 자격증 취득을 하면 대기업과 공공기관 채용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자’는 보건복지부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저출산 대책이 관료들의 낮은 여성인권 인식 수준을 증명한다.


이 관점들이 불쾌한 것은 여성의 몸을 사회에서 ‘타협 가능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성의 몸은 여성 그 자신의 것이다. 나의 자궁은 온전히 나의 것이지, 사회 유지 및 세금 감소를 막기 위한 출산의 도구로 존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5년 전, 나는 화학생리대 사용 거부를 선언했다. 그리고 택한 것은 생리컵(menstrual cup, 체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는 컵)생리컵을 쓰는 것은 나에게 ‘해방’을 의미하였다. 한 달에 5일 이상 있는 불편하고 찝찝한 느낌으로부터의 해방, 매번 ‘조물주는 여성을 싫어하지’ 라며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원망하는 것으로부터 해방, 그리고 여성을 얽매는 전통적인 정숙으로부터의 해방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난 내 질과 자궁을 사회가 원하는 역할에서 탈피시켜, ‘단지’ 나의 몸으로만 존재케 할 수 있었다. 이제 나에게 월경은 한 달에 한 번 번거롭게 구는 객식구같은 대자연의 저주가 아니며 자궁은 내가 잘 관리해 온 손톱, 피부와 같이 내가 잘 관찰하고 보살펴 줄 내 몸이 되었다.


우연히 온라인에서 생리컵을 발견했다. 실리콘이나 고무로 된 컵을 질 내부에 넣어 생리혈을 담아내는 생리컵은 넣고 빼는 것에 대한 진입장벽만을 극복하면, 반영구적이다. 경제적 이익 외에도 보다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며, 화학약품으로 인한 생리통은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었다.


생리컵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해서 나에게 맞는 생리컵을 찾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단계가 필요했다. 먼저 적절한 사이즈를 알기 위해 생리혈의 양을 알아야 한다. 둘째, 자신의 질 길이에 맞춰 생리컵의 길이를 정해야 한다. 셋째, 배나 방광의 민감도에 따라 탄력성을 결정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우선 배나 방광, 질, 자궁경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요구한다.


모든 단계가 생소했지만 특히 두 번째 단계, 나에게 적합한 생리컵의 길이를 알아가는 과정이 가장 큰 장벽으로 다가왔다. 사람마다 자궁의 위치가 다르므로 질 입구에서 자궁경부에 도달하는 길이도 다르다. 이 길이에 맞춰 생리컵을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길이를 재는 도구는 가운데 손가락이었다. 그렇다. 나는 생리컵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질 안에 손가락을 넣은 것이다. 단순 길이를 잴 뿐만 아니라 약간 손가락을 움직여 질 내부에서 자궁경부에 도달하는 정방향인지 혹은 오른쪽, 왼쪽으로 약간 기울어져있는지를 확인하였다. 내 질 내부가 어떤 모양인지 느끼는 것은, 낯설지만 친숙한 동굴을 탐험하는 것과 같았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질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아 넌 이렇게 부드러웠구나!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구나! 그걸 이제야 알아채서 미안해.


지난 달에 생리컵을 사용한 뒤 이번 달 월경이 기다려진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하지만 일부는 진실이다. 이번 달에도 몇 알의 진통제와 번거로움은 함께하겠지만 내 몸과 나눌 대화를 생각하면 그 시간이 예전처럼 고통스럽지만은 않다. 내 몸은 온전한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 이니까.



원문보기(클릭)


발행일: 2017.03.08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송종운/ 새사연 연구이사 




2017년 가계부채위험 수준 아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1천344조3천억 원으로 1년 사이 141조2천억 원(11.7%)이 급증하였으며, 이는 우리나라 GDP의 82.9%에 해당한다. 상승폭이 그 어느 정권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이를 감당해 낼 수 있을지 계속해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와 정책 당국은 이렇다 할 정책 처방 없이 총량 증대라는 억지책만 내고 있는 형편이다. 국제통화기금까지 나서서 우리나라 가계부채를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지난 2월 7일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Moody’s)의 진단이 흥미롭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가 생각만큼 큰 걱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슨 까닭으로 이런 주장을 내놓았는지 배경이 자못 궁금하다. 하지만, 일단 신용평가 회사가 이런 분석을 내놓았으니 당분간 한국의 가계부채 관련 경제위기설은 잠잠할 것으로 보이며, 가계부채 발 신용평가 하향조정은 없을 것 같다. 대내외 상황이 모두 취약하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최근의 경제 상황임을 감안하면 무디스의 이런 평가는 분명 악재는 아닐 것이다.


다른 한편 신용평가 회사의 진단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나 여기서 비롯되는 채권, 주식 등 여러 금융 자산에 대한 평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경제 상황이 긴급한 것이 아니라면 정책 당국이 서둘러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도 걱정이다.


필자는 여기서 딱 두 가지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현 가계부채 수준이 한국경제의 시스템 리스크가 아니라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살펴 볼 것이다. 둘째, 현 가계부채 수준을 소득분위별 등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다. 이를 통해 이 글이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즉 사회적 불평등이 가계부채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으며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적극적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정책당국이 가계부채 문제를 시스템 수준에서 리스크 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인식에 기초해 있기에 정책 당국이 가계부채 문제를 총량 증가 억지책으로만 접근하는 것이다.



무디스총량 늘었지만부채의 분포 상황이나 가계의 금융자산 등을 감안하면 채무상환 능력 아직은 양호


지난 2월 7일 무디스(Moody’s)는 현 가계부채 수준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는 아니라고 진단하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23일 기준금리 결정 설명회에서 시장금리의 상승 압력과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때문에 염려되긴 하지만 가계부채 채무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요약하면, 현재 가계부채는 국민경제 차원에서 채무상환에 큰 무리가 없기 때문에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로 볼 수 없으며 이에 따라 국가차원의 위험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의외로 간단하다. 현재 국민경제 수준에서 봤을 때 금융자산이 금융 부채보다 많기 때문에 그리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가계부채를 갚는데 쓰이는 금융자산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가계의 금융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난 해 3/4분기 기준으로 45.3%로 예년평균 45.9%(2010년~2015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가계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분할상환 비중이 높아지고 평균 잔존만기가 장기화되고 있어 질적 구조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핵심 근거이다.


그래서 결국 “가계신용이 큰 폭 증가하면서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높아졌으나 전반적인 채무상환능력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 금리 상승압력 등으로 취약가계를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소지가 있다”(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2016.12)는 결론에 이른다.



2017년 가계부채 상황은 어떠한가?


먼저 국민경제 수준에서 금융자산과 금융부채 비중을 살펴보자. 가계의 금융자산과 부채를 함께 고려한 부채 상환 능력을 보면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2016년 3/4분기 말 45.3%(추정치)로 전년 말 (44.8%)에 비해 소폭 상승하였다. 이는 금년 들어 가계의 금융부채 증가율이 자산증가율을 상회하였기 때문인데, 다만 동 비율은 예년 평균(2010∼15년 45.9%) 수준으로 여전히 가계의 금융 자산이 부채의 2.2배 수준에 달한다는 점 등에서 부채상환능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2016년 3/4분기 기준 부채증가율이 10.4%로 자산 증가율 8.2%를 상회하지만, 금융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50% 하회하기 때문에 채무상환 여력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림1. 금융 자산 대비 부채 비율 





이는 앞서 무디스나 한국은행 등 여러 기관들이 평가한 근거로 활용되는 지점이다. 그러나 이를 소득 분위로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상황이 보인다.


2016년 12월 발표된 가계금융복지 조사(2016년 3월말 기준)에 기초한 가계의 소득 및 순자산 분위별 금융부채 보유 분포를 살펴보면 부채상환능력이 비교적 양호한 4분위 및 5분위(상위 40%) 계층이 각각 전체 금융부 채의 약 70% 및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 표가 의미하는 것은 현재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이 소득이 나쁘지 않는 4분위와 5분위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득이 높은 4, 5분위 계층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은 것은 당연하며 이를 기초로 한국 가계부채의 채무상환 여력은 나쁘지 않아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소득 1분위, 2분위, 3분위의 가계부채 비중은 30%에 머물러 있지만, 이들은 소득이 낮고 자산 보유 정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가계부채로 인한 채무상환 부담이나 채무상환 때문에 기본 생활을 위한 소비가 곤란 한 점 등은 총계 수준의 가계부채 통계로는 또 금융 자산 대비 금융 부채 비중 통계로는 잡히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림2. 2015년, 2016년 소득 분위별 부채 보유 비율 추이 


              * 자료: 한국은행, 통계청   * 주) 가계금융복지조사(2016.12 발표)


국민경제 전체로만 보면 놓치는 문제가 있다. 즉 누가 빚을 갚을 것인가이다. 전체 수준이 아니라 소득 분위로 볼 경우 이는 전혀 달리 보이는데, 이유는 부자인가 가난한 사람의 빚을 갚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경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상환 부담이 자산 보유액보다 크지 않아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개인별 수준에서 보면 갚지 못할 사람은 현재 상황이 변하지 않는 이상 영원이 갚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디스나 여타 기관들의 경제를 보는 시각은 사람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수준에서 자산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고 한 것이다. 전체와 부분을 나누면 전체를 보는 시각의 장점도 동시에 사라지게 된다.


*송종운의 가계부채 칼럼은 2회에서 계속됩니다.

 


원문보기(클릭)


발행일: 2017.03.01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