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시장과 상품의 시대다. 마르크스는 사람의 노동력조차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을 자본주의라고 했다. 사람의 노동을 포함해 모든 것을 상품화하여 거래하고자 하는 자본주의의 특징을 짚은 것이다. 그러면 상품화 시대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상품은 무엇일까?


전투기보다 비싸고 매력적인 ‘기업’이라는 상품


얼핏 첨단 군수무기를 떠올릴 수 있다. 미국을 먹여 살리는 핵심 산업이 군수산업인 이유도 여기 있으니까. 군수무기 중에도 비싸다고 하는 F15와 같은 전투기가 대당 약 1억 달러 정도라고 한다. 웬만한 중견기업이 1년 내내 상품을 만들고 판매해 달성할 수 있는 매출액 정도의 수준이니 대단히 비싼 것만은 틀림없다.


그런데 지난 3월 14일 파산위기에 몰렸던 미국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를 J.P모건체이스 은행이 헐값(?)에 인수한 가격은 자그마치 34억 달러였다. 기업이라는 상품이 첨단 군수무기보다 훨씬 비싼 셈이다.


기업에서 생산하는 상품이 아니라 ‘기업 자체가 상품’이라는 개념이 성립하는 것일까. 성립한다. 기업마저 수시로 시장에서 사고 팔수 있는 상품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 신자유주의이고 주주자본주의다. 주주자본주의 시대에 기업은 ‘사회적 기관이나 장기적인 부의 창조자가 아니라 사고팔아야 할 자산 목록에 포함된 하나의 상품’일 뿐이다.  더욱이 그 기업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에게 기업이 ‘삶의 터전이자 가치 실현의 공간’이라고 아무리 주장해봐야 주주자본주의에서는 관심 밖의 일이다.


기업 사고파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모펀드


사모펀드(PEF)는 바로 베어스턴스와 같은 투자은행들로부터 차입을 받아(레버리지) 기업을 매수한 뒤 구조조정을 거쳐 되팔아(바이아웃) 차익을 챙기는 것을 본업으로 하는 조직이다. 흔히 LBO(Leveraged Boyout,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아 기업을 매수한 뒤 되파는 행위)라고 불리는 수법이다. 불법 인수로 법적 소송까지 간 미국의 사모펀드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첨단으로 경영하기 위해 인수했을까? 아니다. 론스타는 은행업에 대한 노하우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사모펀드일 뿐이다. 인수 뒤 구조조정을 통해 차익을 남기고 팔기 위해 외환은행을 인수했을 뿐이다. 한미은행을 인수했던 칼라일도, 제일은행을 인수했던 뉴브리지 캐피탈도 마찬가지다.


사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세계 금융 위기의 중심부에는 사모펀드들이 있다. 이들 사모펀드들은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들로부터 자신이 조성한 자금의 수십 배에 이르는 자금을 차입하여 기업을 인수한 뒤 되팔아 왔고, 심지어 클라이슬러와 같은 거대 기업을 서슴없이 인수하는 호기를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자금 유동성이 막히면서 사모펀드 자신의 손실은 물론이고 인수한 기업, 특히 차입을 해 준 금융기관들에게 심각한 손실을 입히고 있는 중이다.


민영화는 자본시장에서 거래할 우량상품을 대주는 행위


이명박 정부는

취임 초부터 민영화 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치려 하고 있다. 민영화라는 개념은 사실 국가 관료가 운영하던 것(관영)을 민간에게 넘긴다는 고상한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사영화(私營化)이며, 주주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금융 주주자본이 사고 팔 거래대상 목록 리스트에 등재한다는, 즉 국가의 재산을 자본시장에 내다 판다는 뜻이다.


민영화 추진 첫 번째 대상에 오른 산업은행의 민영화 일정이 4월 말~5월 초에 구체화될 예정이다. 애초 매각시한인 4년을 3년으로 앞당겨 민영화를 시행할 계획이라고도 한다. 조기 민영화다. 기업은행, 우리은행 민영화도 그 뒤에 줄 서있다.


정부가 다수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제조업 건설업 분야의 민영화도 속도를 낼 조짐이다. 현현대건설(6조 4,000억 원), 하이닉스반도체(14조 5,000억 원), 대우조선해양(8조 원) 등 알짜기업들이 매물로 나온 상태다. 이들 기업 중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은 그 유명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상품거래 중개인(=매각 주관사)으로 선정됐고, 포스코, GS그룹, 한화 등 굵직한 국내 대기업들이 살 의향이 있다고 나선 상태다. 10대 그룹들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성자산(지난해 말 기준 약 33조 5,000억 원)에 이명박 정부의 민영화, 규제 완화 정책이 더해져 자본시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기업 매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대우조선해양은 잠수함 사업 등의 방위산업 분야까지 보유하고 있다. 국가의 핵심이라 할 방위산업까지 보유한 조선기업을 우리나라가 아닌 월가의 투자은행을 중개인으로 앉히고 거래 판을 짜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까. 우리증권, 삼성증권은 명함도 제대로 못 내밀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가격이 6~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인수 여하에 따라 재계 순위가 바뀔 정도니 단연 올해 대한민국에서 거래될 최대 히트상품이 될 것이다.


자본시장의 입장에서는 산업은행이나 대우조선해양 등이 거래 대상으로 등장하는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한발 더 나아가 방송과 의료산업이 자본시장으로 들어온다면 아주 매력적인 상품들이 쏟아지게 되는 꼴이니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자본시장의 입장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지금은 다양성의 시대다. 그런데 왜 오직 기업의 소유/경영구조만은 천편일률적으로 가는가? 다양한 소유형태의 기업들이 공존하고, 다양한 경영구조가 공존하는 그런 경제시스템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특정 분야에서 공적인 기업이 공익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작동하고, 또 다른 영역에서 사회적 기업들이 운영되며 이들이 사적인 경쟁을 하는 기업들과 병존하는 다양성의 사회야 말로 미래 추세에도 맞고 사회 공동체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다양한 형태의 기업을 인정하고, 다양한 방식의 기업 경영을 인정하는 경제 환경을 확대해 가보자. 그런 점에서 보자면 민영화, 즉 사영화는 획일화된 자본주의의 극단적인 모습이다.


김병권 bkkim21kr@cin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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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쩌면 이미 사회주의 세계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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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거가 주식회사의 공개는 사회주의 세상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자본주의에서 기업의 지배권이 바로 주식인데 이를 대중에게 팔면(특히 연기금에) 그게 바로 자본이 사회화되는 것이고 바로 그것이 사회주의 아니냐는 소리다. 딴에는 일리 있다. 삼성이 누구 것인가? 이건희 것도 아니고 이재용 것도 아니다. 주주의 것이고 주주는 바로 기관 투자자에서부터 소액투자자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사회화되어 있다....

    2008/05/02 11:55
  2. 광우병 쇠고기 파문 이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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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 쇠고기 사태가 일파만파다. 모처럼 국민들의 응어리진 분노가 청계천 광장을 밝히는 촛불이 돼, 함성이 돼 터져 나오고 있다. 어린 학생들조차 국민의 밥상을 볼모로 한 정부의 종속 외교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지경이다. 실용주의의 한길로 매진하는 이명박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먹거리라는 덫에 단단히 걸려 놓고도 시침 뚝 떼고 있는 꼴이 가관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가 단지 어쩌다 보니 국민 건강권을 홀대하고 만 MB 정부의 오버에 불과한 것일까. 한..

    2008/05/05 23:18


내수의 위축 조짐이 심상치 않다. 지난 1분기 실질GDP가 전분기보다 0.7퍼센트 상승한 데 그쳐 성장의 추동력이 급격히 하락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투자 등 내수경기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6퍼센트 성장에 그쳤는데, 지난 2005년 1분기의 0.5퍼센트 이후 3년 만의 최저치에 해당된다(참고로 정부소비는 -0.3퍼센트로 마이너스 성장). 더구나 건설 및 설비 투자는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은 각각 -0.5퍼센트와 -0.1퍼센트에 그쳐 내수 위축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수 위축에 비해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전분기 대비 -1.1퍼센트 성장을 기록했으나, 이는 작년 4분기의 기록적인 7.4퍼센트 성장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게 보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수출은 작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12.8퍼센트의 두 자리수 성장을 이어갔다.


1분기 경기둔화 본격화, 금융과 공공 부문이 주도


내수가 위축된 원인을 산업별로 추적해 보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금융보험업(-1.4퍼센트)이 눈에 띄고, 건설(0.0퍼센트), 공공 및 사회서비스(0.0퍼센트), 그리고 사회복지 부문(0.1퍼센트)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주목할

점은 서민의 경제활동에 곧바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1.0퍼센트)은 전분기의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라면 등 국내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으나, 이들 서민 생활경제에 밀접한 산업들이 곧바로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금융관련 산업과 공공서비스 부문 그리고 민간투자 부문이 1분기의 경기 하강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정리하면 첫째, 미국발 금융위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 금융부문 둘째, 정부지출 규모와 관련이 깊은 공공부문 그리고 셋째, (민간소비 보다는) 민간투자 부문이라는 것이다.


금리인하를 이용한 내수 활성화는 과연 바람직한가?


내수경기의 위축이 뚜렷해지면서 언론과 정치권 등의 금리인하 주장이 한층 힘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지속적이고도 은근한 금리인하 요구에 ‘금리 동결과 환율정책의 독립’ 주장으로 버텨 오던 한국은행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지난 10일 경기 둔화를 인정하는 발언을 해,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금리인하는 내수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사용해 오던 역사성 있는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통합 수준이 대단히 높은 현 시기에 금리인하는 미국의 사례가 보여주듯 ‘약한 통화’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즉, 금리인하는 원화표시 유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을 더욱 상승시키고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키게 될 것이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서민의 실질소득 늘리는 데 쓰여야


정부가 내수 진작에 나서야 한다는 것에 대해 현재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그 방법과 구체적인 용도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금리인하를 통한 내수 진작은 ‘약한 원화’로 이익을 보는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동할 것이며 ‘물가 상승’으로 고통을 겪을 서민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중하거나 소극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내수 진작이 주택이나 건설경기 부양 등에 재정을 투입하는 재래식 방식이라면, 가뜩이나 이미 거품정도가 심한 부동산 거품을 증폭시켜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산업은행이나 대우조선해양 매각 등 민영화를 서두르는 방식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결국 핵심은 국민들의 생활고에 숨통을 터 줌으로서 소비 여력을 확보하게 하는 한편, 내수 확대의 열쇄를 쥐고 있는 중소기업 경영난 타개에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물가인상을 핑계로 오히려 노동자 임금을 동결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수 개월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납품가 원자재 가격 연동제는 수용되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심각한 경기하강이 한국에서도 고착화되고 물가 상승은 더욱 높아져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의 고통을 동시에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퍼센트, 6퍼센트 성장은 고사하고 3퍼센트 성장으로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공연한 기우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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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린 금융자본이 과잉유동성 아래에서 첨단 금융기법을 동원해 금융거래를 지속한 결과, 주택 시장 거품 붕괴와 맞물려 심각한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금융의 투기화가 낳은 결과라는 비난이 거세지는 가운데, 금융에 대한 규제논의도 점차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후 온난화와 바이오 에탄올 사용 증가 등의 요인과 함께, 경색된 금융시장에서 빠져나온 금융자본이 곡물시장에서 투기적 수요를 일으키면서 세계 곡물가격 폭등을 부채질 하고 있고 세계 식량위기를 몰고 오고 있다.


금융 투기화로 인한 금융위기와 식량위기가 동시에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서 유럽과 유엔에서 세계 금융거래에 대해 0.01퍼센트의 최소 세금을 부과하여 이를 개발도상국의 식량위기 대처에 사용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오스트리아 경제연구소의 스테판 슐마이스터에 의하면,  “전 세계 금융 거래에 최소한의 세금만 부과해도 한 해에 2,300억 달러 가량을 거둬들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물가 상승으로 위협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금융 거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70여 년 전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주식 시장에서의 투기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최초로 제안한 바 있으며, 1970년대에도 외환 거래에서의 투기를 막기 위해 노벨상 수상자인 미국의 제임스 토빈(James Tobin)에 의해 비슷한 아이디어가 제시된 바 있다.


최근 “토빈세(Tobin taxes)”를 지지하는 움직임은 국제 원조와 구호 차원에서 시작되어 세계화 반대 운동과 결합되어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세계 금융 시장의 개방으로 인해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당하고 있는 피해에 대해 시장이 보상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금융 투기화를 제어하고 세계 식량위기에 대한 최소 안전장치로서의 신종 토빈세가 70년대는 실패했지만 21세기에는 성공적으로 도입될지 지켜볼 일이다. 아래 번역 글은 최근 유엔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금융 거래세 내용을 실은 파이낸셜 타임즈 4월 16일자 기사이다.


(선진국 최소) 금융 거래세가 세계 빈곤을 구할 수 있다.

(Financial markets tax could aid world’s poor)



파이낸셜 타임즈 4월 16일

 Harvey Morris
번역 : 이수연 새사연 연구원


전 세계 금융 거래에 0.01%P의 세금을 부과할 경우 물가 급등과 기후변화로 고통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수천억 달러를 지원할 수 있다고 이번 주 유엔이 밝혔다.


유엔과

세계은행, IMF의 관계자들은 뉴욕에서 특별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세계 가난한 나라들이 식량가격 급등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주류 세력)이 금융 시장을 통해 ‘최소한의 기부(최소 세금:micro-contributions)’를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UN은 선진국 경제계가 개도국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책임자로 필립 두스테-블래지 전 프랑스 외무장관을 임명했다. 그는 세계 시장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으면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주식과 파생상품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전 오스트리아 정책 고문이었으며 오스트리아 경제연구소의 스테판 슐마이스터도 월요일 회동에 참석하여 이와 같은 제안을 했다. 그는 전 세계 금융 거래에 최소한의 세금만 부과해도 한 해에 2,300억 달러 가량을 거둬들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물가 상승으로 위협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의 충고를 따라 이번 주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식량 위기가 점차 확대되어 위급한 상황에 이르렀으며, 지난 7년 동안 빈곤과의 싸움에서 이루었던 성과가 모두 사라질 위협에 처했다고 말했다.


슐마이스터는 오스트리아 경제연구소의 최소 세금 계획에 대해 설명하면서 “금융 시장의 엄청난 거래량 때문에 금융 거래세(FTT: Financial Transaction Tax)를 매우 낮은 비율로 책정하더라도 엄청난 수입을 거둘 수 있다. 이 수입으로 개발 원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초국가적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초국가적 기관을 설립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거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70여 년 전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주식 시장에서의 투기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제안했었다. 1970년대에도 외환 거래에서의 투기를 막기 위해 노벨상을 수상자인 미국의 제임스 토빈(James Tobin)에 의해 비슷한 아이디어가 제시된 바 있다.(이른바 ‘토빈세’ 제안 -역자)


최근 “토빈세(Tobin taxes)”를 지지하는 움직임은 국제 원조와 구호 차원에서 시작되어 세계화 반대 운동과 결합되어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세계 금융 시장의 개방으로 인해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당하고 있는 피해에 대해 시장이 보상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개발도상국의 가난을 뿌리 뽑기 위한 노력에서 세계 부자 국가들은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 금융 거래세는 다시 주요 이슈로 떠올랐고 유럽과 남미, 그리고 캐나다 의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각 나라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금융 거래세에 대한 찬반 토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슐마이스터는 말했다. 또 그는 금융 거래세 도입을 위한 제안들이 벨기에, 프랑스, 오스트리아의 의회에서도 지지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제안은 주식시장과 파생상품 시장에까지 확장하여 세금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세원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으며 기존의 세율을 이에 상응하여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이 제안은 시장의 급변성을 조장하는 단기성 투자에 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금융 거래세는 거래 기간이 짧을수록 거래비용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갈수록 시세차익을 노리는 가격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는 인위적인 투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슐마이스터는 말했다.


올해 UN의 개발을 위한 혁신적 파이낸싱 특별 고문으로 임명된 두스테-블래지는 경제학자와 금융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회의론에 대해서도 전했다. 사람들은 과연 이런 식의 세금이 효력을 발휘할 것인가, 오히려 시장을 불안하게 하지 않을 것인가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누군가는 이를 실행하고 누군가는 실행하지 않는다면, 시장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그는 기술적 혁신이 아이디어를 더 현실성 있게 만들어 줄 것이며, ‘최소한의 기부’에 대해 전 세계적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연구소의 계획은 세금이 국제 시장에서 부정적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소한의 기부’를 실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UN 사무총장을 대신하여 조만간 그들과 함께 실행에 옮길 것이다. 시장의 왜곡이 없는 가장 부담스럽지 않은 방법으로 할 것이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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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심각한 경기침체국면에 빠져든 미국이 지난해 12월부터 고용의 급격한 감소와 실물경제의 침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경제의 고용창출력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실물경제의 침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규 취업자수는 지난해 7월부터 9개월째 지속적으로 감소한 데 이어 3월에는 기어이 2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3월의 신규취업자 수는 18만 4,000명으로 1년 동안 증가한 인구의 49%에 불과했다.

또한 고용창출력의 하락으로 1/4분기 비경제활동인구는 사상 최초로 1,5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에 비경활인구는 1,6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5세 이상 인구의 40% 이상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열악한 고용사정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세계경제가 내년까지도 불안정한 상태를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가고 있어 수출입 의존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경제에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용사정의 급격한 악화는 한국 경제가 빠르게 불황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현재의 고용 악화가 단순한 경기 요인을 넘어서는 구조적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극도로 유연화 된 노동시장이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주의 일자리를 취약하게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대외여건이 촉발시킨 경기하강 효과가 이들의 고용을 덮치고 있는 것이다.


그림 1. 고용창출력 9개월 연속 하락

출처: 통계청, 고용동향 각 월호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고용사정의 악화 속도가 호황기의 호전 속도에 비해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즉 ‘호황기의 약한 상승-불황기의 강한 하강’이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대규모 고용방출과 비정규직의 대량 채용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고용상황이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기 시작한 탓이다.


한국 경제가 처한 심각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단기적으로는 저소득층의 실질소득 확대에 초점을 둔 내수확대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고용 여건을 개선하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재벌 수출기업의 성장에 초점을 둔 ‘1%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한국경제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상동 | 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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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한 결과를 두고 한국에 선진 정치문화가 뿌리내린 증거라고 평가했다. 과반수가 넘는 안정 의석을 차지했으니 퍽이나 뿌듯했을 것이다. 어디 의회뿐이랴. 행정부부터 지방의회에 이르기까지 전 국가권력이 오로지 하나의 당인 한나라당에 의해 완벽하게 장악되었다. 이를 두고 김민웅 교수는 ‘보수우파의 신자유주의 체제 혁명’이라 평가했다.


18대 총선을 선진 정치문화의 표현으로 보든 보수혁명으로 보든 분명한 건 한국 정치체제가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정치체제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혀 다른 유형의 정치변화가 예견된다는 점도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지난 18대 총선은 뚜렷하게 다른 정치체제의 출현과 변화를 예고한 우리 역사의 큰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총선을 끝으로 막을 내린 역사적 시기의 성격과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1. 보수의 혁명이 아니라 진보개혁진영의 ‘무장해제’다


한나라당 일당의 권력독점 현상을 놓고 ‘국민 보수화론’이 기세를 부리고 있다. 특히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는 이런 논리는 진보개혁진영의 패배주의를 부채질하는 이념전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주의해야할 점은 이러한 ‘국민 보수화론’의 이면에 진보와 변혁적 가치의 종말을 설파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근거 없는 허설일 뿐이다.


과거 대선을 계기로 5년마다 발표된 여론조사들을 살펴보면 우리 국민의 이념적 지형은 전혀 변화가 없다. 스스로를 보수라 분류하는 국민이 약 30%, 진보도 약 30%, 그리고 중도로 분류하는 국민이 약 40%다. 이런 구도는 2002년이나 5년이 지난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 따라서 대개의 전문 여론조사기관들은 이번 대선 결과의 원인이 국민의 보수화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국민들의 정치지형이 크게 변하지 않았음에도 한나라당 권력독점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은 일종의 집중과 분산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득표율이 아닌 실제 득표수를 비교해보면 보수세력은 결코 크게 성장하지 않았다. 반면, 진보개혁진영은 득표율은 물론, 실제 득표수에서도 급격한 감소가 나타난다.(“국민들은 보수의 손 들어준 게 아니다”, 프레시안 2008.4.14, 김보영) 즉 어느 정도 성장한 보수표는 집중에 의한 결집의 효과로 권력의 독점화를 이룬 반면, 진보개혁진영의 표는 의제도, 의지도 없이 분산되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이다.


진보개혁진영 표의 분산이 가장 집중적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최저의 투표율이다. 지난 18대 대선의 투표율은 62.9%로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낮았다. 그리고 이어진 총선의 투표율은 46%. 과반이 넘는 기록적 선거 불참의 결과인 것이다. 이는 사실상 다수의 국민들이 총선 자체에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낮은 투표율의 결과, 한나라당은 불과 37.5%의 정당명부 득표율로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었다.


기록적인 선거 불참률의 근본 원인은 18대 총선이 18대 대선의 연장선 위에 놓여있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노무현 정권 심판론이 중심의제였던 대선 직후에는 한나라당 예상 의석수가 단독 개헌선을 훌쩍 넘는 200석에 이르기도 했다. 그나마 과반 정도로 축소 된 것은 짧은 기간이지만 대통령직인수위와 이명박 대통령의 실언과 실정의 결과다. 그런 면에서 이번 총선 역시 노무현 정부에 대한 확인사살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낮은 투표율의 또 다른 원인은 어느 정당도 한나라당을 대체할 대안 집단으로 인정받지 못한 데 있다. 민주당은 노회한 구태 정치인 박희태 공동대표로 상징되듯 10년이나 지난 썩은 레파토리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분당이라는 최악의 행태를 보이며 국민들로 하여금 그나마 존재하던 참신성과 순수성마저 의심하게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짧은 기간 최고 속도로 지지율을 하락시켰지만 이에 실망한 국민들을 진보개혁진영으로 돌리기엔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모두 별로 매력적인 상품이 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보수 혁명’은 적절한 용어나 평가가 아니다. 진보개혁진영의 ‘무장해제’라고 하는 것이 옳다. 중도 성향의 국민을 포함해 한나라당에 비판적 성향을 가진 절반을 넘는 국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선택할 정당도 비전도 없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진보적이며 개혁적인 국민들은 전투의지를 상실한 채 무장해제 당한 것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최저 투표율을 무가 삼아 별다른 전투도 없이 국회로 무혈입성할 수 있었다.


2. 민주화 시대의 종결과 급진적 신자유주의 시대의 도래


진보개혁진영의

무장해제는 외부에 의해 강제된 것이 아닌, 자발적 선택이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마디로 진보개혁진영은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한 채 과거의 레파토리에 집착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속칭 민주화론이다. 그리고 여기에 약간의 양념이 가해진 것이 남북화해를 추진한다는 민주평화론이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평화론은 대선을 거치며 붕괴되었고 총선을 거치며 진정한 의미의 종말을 맞았다.


잠시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나타난 기현상의 하나인 양당 정치의 붕괴에 대해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오랜 시간 한국의 정치지형을 유지해온 가장 큰 동력은 독재 대 민주의 대립구도였고 이는 선거에서 양당구조를 만들어내는 동력이었다. 87년 6월 항쟁이후 이러한 전선은 활력을 잃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수구집단을 상대로 반수구 민주전선으로서 그 의미는 유지돼왔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나타난 노무현 돌풍의 원동력은 정치개혁의 메시지였고 이 역시 반수구 전선의 대립구도를 통해 부상했다. 이처럼 한국정치는 늘 양당적 정치구조를 유지하며 선거 때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하였다. 그러나 60년 가까이 유지돼온 양강 구도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깨져버렸다.


문제는 정동영으로 대표되는 민주당이 지난 18대 대선에 임하면서 곧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신앙처럼 믿었다는 점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들의 집권 10년에 대하여 냉정하게 평가하였다. 그 결과 양강 구도는 깨졌고 집권여당의 후보는 당선자의 절반에 불과한 득표율을 기록하며 참혹한 몰락을 맞았다. 양강 구도의 붕괴는 곧 독재 대 민주전선의 변형인 ‘수구 대 민주’라는 한국정치의 고유한 구도가 더 이상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선언한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이어진 총선에서 이 사실은 다시금 확인되었다. 민주당이 내건 견제론도 결국 양당론의 산물이다. 일견 민주당의 견제론이 먹혀드는가 싶을 정도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그러나 지지를 철회한 국민들은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라 부동층으로 남았고 끝내는 투표 포기라는 정치적 선택을 했다. 그 결과는 의석수 반토막에 더해 김근태로 상징되는 민주당 내 진보개혁진영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이 내걸었던 민주평화론에 대한 총체적 심판이자 견제론에 대한 심판이었다. 민주평화론에 손을 들어주기보다는 차라리 이명박식의 경제 부흥책에 손을 들어준 것이며, 민주당에 견제를 맡기느니 차라리 인물중심의 선택을 한 것이다.


김근태 전 의원을 꺾은 신지호 당선자는 4.9총선의 결과에 대해 ‘민주화시대가 끝나고 선진화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하였다. 그가 말하는 선진화 시대를 ‘신자유주의 시대’로 대치한다면 4.9총선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에 대한 가장 정확한 평가라 할 수 있다. 이는 신지호 당선자가 대단한 통찰력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다. 국민들은 대선 전부터 누차 이를 경고 해왔지만 오직 진보개혁진영만이 이를 듣지 못하고 외면했을 뿐이다.


지난 2004년 탄핵 국면 이후 우리 경제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내수경기는 심각하게 위축되기 시작했고 양극화 문제는 심화되어 갔다. 비정규직 문제부터 부동산 문제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은 감당하기 힘든 경제적 불만을 눌러왔다. 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추진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모순이 하나둘씩 누적되어 터져 나온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정치권을 향해 ‘바보들아 문제는 경제야’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런 엄연한 현실 앞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친노세력은 한국경제가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했고, 이명박 당시 후보는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국 친노세력은 정치적으로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다. 민주당이 내세운 민주평화라는 구호는 실정의 본질을 파헤친 것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절박한 현실을 대변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에서도 이와 유사한 모습이 나타났다. 진보진영의 주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인식 아래 투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대안적인 의제로 발전시키지 못하였다. 그 근저에는 통일정세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존재하며 이는 민주당류가 보인 민주평화론의 유사 버전일 뿐이었다. 또한 진보진영의 비주류는 비정규직 문제를 중심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항하였으나 이 역시 소수자 보호 운동의 수준에만 머물며 신자유주의를 넘어선 국가운영의 전망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오히려 진보개혁진영의 변방에 존재하던 문국현이라는 인물만이 신자유주의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들고 나오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한된 세력이지만 시대 변화의 추세를 정확히 읽고 답한 유일의 정치세력 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제 대선을 통해 확인된 민의는 총선으로 다시금 분명해졌다. 한국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대에 들어섰다. 대한민국 정치를 지배하던 민주화 의제는 고스란히 ‘경제’ 의제로 바뀌었고, 이는 민생을 위협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정치세력의 입장이 나뉘는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이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지지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기준으로 한국정치는 격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