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9 / 10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라구람 라잔 교수가 미국 대선에서 등장하고 있는 논쟁은 결국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에 관한 것이라 설명했다. 현재 미국 대선은 오바마와 롬니가 증세와 재정지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오바마는 증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서 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리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롬니는 감세와 재정지출 축소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라잔 교수는 중산층에 초점을 맞춘 오바마가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것으로, 부유층과 기업을 옹호하는 롬니는 자유기업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는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은 근본원칙에 있어서 1인 1표의 동등함과 개인의 경제적 능력에 따른 차별적 대우라는 큰 차이점이 있지만, 결국은 서로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존재라고 본다.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고,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며,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꿈꿀 수 있다. 이는 부의 축적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게 하여 자유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자유기업은 독단적인 정부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라잔은 부유층과 정치가들이 결탁했던 러시아의 예를 들며,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부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 미국의 부유층들은 자신이 얻은 부가 정당한 노동을 통해, 자신의 노력과 능력을 통해 얻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중산층의 위치가 점점 하락하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라잔 교수는 중산층이 회복될 수 있는 방향으로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의 조화를 찾아가야 하며, 그것이 대선에서도 이길 수 있는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은 시카고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이며 최근 인도 정부의 재무장관 수석 자문에 임명되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는 IMF의 최연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다. 저서로는 ‘폴트라인(Fault Lines)'이 있다.

 

 

미국 대선의 핵심

(The Heart of the US Electioin)

 

2012년 9월 7일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미국 대선에서 진짜 토론이 등장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건강보험과 세금에 관한 것이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에 관한 것이다.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은 상호 강제적으로 나타났다. 번영한 민주주의 중 시장경제가 아닌 사회를 생각하기는 어렵다. 또한 명목상 사회주의 경제였던 곳에서도 자유기업을 포용했으며, (중국 공산당이 말하는 “중국식 사회주의”의 경우) 이후 그 사회가 더 민주주의적으로 변하는 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였다.

하지만 왜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인지에 대한 설명은 논리적으로 명확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는 모든 성인에게 동등한 투표권을 줌으로써, 모든 개인을 동등하게 대한다. 반면에 자유기업은 개인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와 소유한 부에 따라서 개인의 힘이 달라진다.

민주주의에서 중간층 유권자들이 부자와 성공한 사람들을 반대하는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자와 성공한 사람들은 왜 중간층 유권자의 정치적 힘을 빼앗지 않는가? 이런 긴장의 목소리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산층의 분노를 건드리는데 이용되고 있다. 반면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였던 미트 롬니는 기업가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중간층 유권자들이 이성적으로 부자들의 부를 보호하는데 동의하는 한 가지 이유는 부자들이 재산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부자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한 것이고, 공정하고 경쟁이 가능하며 투명한 시장에서 승자가 나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회는 부자들이 부를 소유하고 관리하도록 허락함으로써 더 나아질 수 있다. 물론 부자들은 합리적 수준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부자들이 게으르고 사기꾼 같아 보일수도 있는데-단순하게는 재산을 상속 받았거나 혹은 더 사악한 방법으로 부를 쌓은 경우이다- 이 때 중간층 유권자들은 강력한 규제와 징벌적인 세금을 선택하게 된다.

오늘날 러시아에서는 재산권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다. 왜냐하면 러시아의 지배자들 중 엄청나게 부자인 사람들의 대부분은 의심스러운 방법으로 부를 성취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사업을 잘 운영해서가 아니라 사회 제도를 잘 주물러서 부자가 되었다. 러시아 정부는 미하일 호도롭스키와 같은 부유한 석유 제왕의 말을 따랐다. 이에 반대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부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치가들에게 아첨하면서 관료들의 자율성에 대한 강력한 감시는 사라졌다. 정부는 더 독재적으로 변했다.

모두에게 공평한 장이 마련된 경쟁적인 자유기업 시스템을 고려해보자. 이런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부를 추구하는데 가장 효율적이다. 경쟁의 공정성은 부의 합법성을 강화시킨다.

또한 공정한 경쟁 하에서는 창조적인 파괴의 과정이 발생하여, 부정하게 물려받은 부 대신에 새롭고 역동적인 부로 대체시킨다. 세대를 거쳐 만들어지는 심각한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으면서, 이것이 엄청난 분노의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반대로 모든 사람은 그들도 부자가 될 것이라는 꿈을 꿀 수 있다.

그러한 희망이 실현가능하다고 여겨질 때, 사회 제도는 더욱 민주적이 된다. 대중들로부터 합법성을 인정받은 부자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부와 독립성을 통해 독단적인 정부를 제한하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자유기업과 민주주의는 서로를 유지시킨다.

민주적 체제가 부의 번영과 자유기업을 유지시킨다는 믿음은 대중적이다. 자본가들은 돈을 가지고 있으며, 유권자와 입법자들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관점은 잘못되었다. 러시아가 보여주듯이, 대중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부는 점점 더 강제적인 방법에 의해서만 보호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그런 체제는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을 망가뜨린다.

다시 미국 대선으로 돌아가 보자. 금융기관에 대한 막대한 구제금융에 쏟아 부은 후 닥쳐온 최근의 위기는 적어도 비즈니스의 한 분야-은행-에서 부를 축적하는 방식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했다. 은행가들의 나쁜 짓이 드러날수록, 시스템은 더 이상 공정해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지고 있다. 좋은 교육은 부자가 되는 길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중산층에게 교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유기업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킨다.

오바마는 이를 이해하고, 중산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한 대표적인 주자이다.

반면에 성공적 전문가들과 기업가들은 그들의 부는 합법적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워킹리치(working rich - 역자주:일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뜻)이며, 따라서 세금이 높아지고 규제가 늘어나는 것을 싫어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성공 때문에 비난 받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며, 그것에 분개한다. 롬니는 미국의 힘이 자유기업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중산층 유권자를 잡는 것인 성공의 요인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논쟁이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산층은 구분되어 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이 이미 갖고 있는 권리와 부를 지키려고 한다. 반면에 다른 이들은 정부가 더 공정한 기회를 주기를 원한다. 게다가 대법원이 2010년 시티즌 유나이트(Citizen United)에 내린 판결은 기업이나 노조와 같은 단체가 정치 자금을 지출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오바마보다는 롬니에게 유리하다.

선거의 결과가 어찌되었든 민주주의와 자유기업 사이의 긴장은 적어도 둘 중 하나에게는 좋지 않다. 오직 돈있고 성공한 권력자들에 의해서만 지지받는 자유기업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오랜 시간 동안 생동적으로 존재하지 못한다.

미국은 중산층이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간의 가벼운 규제와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이 자유기업을 번영하게 해주었으며, 그것들이 옳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해도 말이다. 민주주의의 덕목은 토론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단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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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