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5 / 08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로라 타이슨(Laura Tyson)은 클린턴 대통령 시절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이었다. 지금은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하스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이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장관을 했던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 교수와 함께 산업정책과 무역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윌가를 대변하는 관료들에게 밀려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시 교수는 ‘세계의 시선’을 통해서 몇 차례 소개한 바가 있는데 경제위기의 원인이 심각한 소득 불평등 때문이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타이슨 역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인들이 소득에 비해 너무 많이 소비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전 연준 의장 볼커(Paul Volcker)의 주장을 반박하며, 진짜 문제는 미국 국민들의 소득이 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아래 요약하여 소개하는 글에서 타이슨은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소득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 부유세와 법인세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타이슨은 지금과 같이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조건에서는 법인세 인상이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한다고 본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이나 기술에 의존하는 산업의 경우 낮은 법인세를 찾아 이동하기 더 수월한데, 이런 산업이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법인세 상승으로 인해 투자와 일자리가 줄어들 경우 결국 그 부담은 노동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문제라고 본다.

타이슨이 법인세를 낮추는 대신에 내놓은 방안은 배당금과 자본이득에 부과하는 세금을 높이는 것이다. 즉, 자본소득에 직접적으로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법인세 인상으로 인해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업의 경우 개인보다 조세회피 방법이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세보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자본소득세가 세금 부과에 더 수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에서 자본소득에 부과되는 세율은 15%로 미국 역사상 가장 낮다.

타이슨의 주장을 그대로 한국사회에 적용할 수 있을까? 삼성의 세금을 올리는 것보다 이건희의 세금을 올리는 것이 적절할까? 한국의 상황에서 어느 쪽이 소득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조세 평등에 적절한지 판단해 보아야 한다. 또한 재벌개혁의 일환으로서 법인세가 사용된다는 점에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까다로운 법인세 문제
(The Corporate-Tax Conundrum)


2012년 5월 3일
로라 타이슨(Laura Tyson)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현재 미국은 선진국 중에서 법정 법인세가 가장 높다. 다양한 세제 혜택을 감안한 실효세율에 있어서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법인세는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의 법인세율은 미국 기업들로 하여금 해외에 나가서 투자하고, 생산하고, 고용하도록 만든다. 또한 미국에 들어온 외국 기업을 위축시킨다. 결국 경제성장은 더뎌지고, 일자리는 줄어들며, 생산성과 실질임금은 낮아진다.

일반적인 통념에 의하면 법인세 부담은 주로 자본을 가진 이들의 몫이다. 하지만 자본의 이동이 자유롭다면, 자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동이 불가능한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과 일자리 부족이라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많은 국가들이 법인세를 낮추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법인세는 재정수입 측면에 있어서도 비효율적이다. 혁신적인 금융 거래와 합법적인 세금회피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법적 거주지와 소득을 얻는 지역을 조작할 수 있다. 이는 자본과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분야일수록 그러한데, 이런 분야는 미국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분야이다.

법인세에 대한 긴밀하고 광범위한 국제 공조가 없는 상황이라면 미국은 다른 국가처럼 법인세를 낮추어야 한다. 대신에 수익 뿐 아니라 부채에도 세금을 부과하며 법인 뿐 아니라 법인이 아닌 대상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통해 세수를 확대하는 것이 미국 조세법을 덜 훼손하는 것이며 효율적인 방법이다.

물론 법인세가 1%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연방정부의 재정수입은 매년 120억 달러씩 줄어든다. 이는 조세기반을 확대하고, 조세지출을 줄임으로써 상쇄시킬 수도 있다. 조세지출은 세제 혜택으로 인한 세수의 손실을 의미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사업세(business tax) 개혁과 심슨-보울스(Simpson-Bowles)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은 모두 이러한 조세지출 축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석유와 가스, 항공기 사업 같은 ‘특별 이익단체’들은 그들이 받는 상당한 수준의 세율 혜택에 비해서 충분한 수입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세제혜택을 줄여야 한다 - 역자주) 하지만 가속 상각의 할인, 제조업의 세금 감축, R&D 세제혜택 등은 의미있는 세제혜택이다. 이런 항목에서의 세제혜택을 증가시키는 것은 투자를 감소시키고, 혁신을 늦추어서 결국 법인에 대한 세금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법인세를 낮추는 대신에 법인의 주주에 대한 세율을 높임으로써 세수의 손실을 해결해야 한다. 법인세를 낮춘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러한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미국만 반대로 가고 있다.

미국의 배당과 자본소득에 대한 세율은 15%로 미국 역사상 가장 낮다. 하지만 국민소득 중 이윤이 차지하는 몫은 언제나 높았다. 자본 소유자에 대한 낮은 세율을 주장하는 이들은 법인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인세에도 세금을 부과하고, 개인의 자본소득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것이다. 법인세를 낮추면 이런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

법인 소득에 대해서 개개인이 세금을 낼 경우 세후 실질 소득은 감소하겠지만, 이런 세금은 법인의 투자를 방해하는 효과는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노동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본 소유자에게 바로 과세를 할 수 있다. 게다가 개개인의 주주로부터 세금을 거두는 것이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거두는 것보다 훨씬 쉽다. 애플은 복잡한 기술을 써서 그들이 법인 소득을 얻는 지역을 조작한다. 하지만 애플의 주식을 갖고 있는 개개 미국 시민은 그들이 세계 어느 곳에서 얻었던지에 상관없이 배당금과 자본 소득을 신고한다.

최근의 연구는 자본소득과 배당금에 대해서 일반 소득과 똑같이 과세할 경우, 그래서 1997년 이전 세율로 장기 자본 소득에 대해서 최대 28%의 세율을 부과할 경우에 법인세를 35%에서 26%까지 하락시켜도 무방하다고 밝히고 있다.

법인세의 인상은 미국 국민들로 하여금 법인이 그들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으며, 소득 불평등을 확산시킨다는 이미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자본이동이 가능한 조건에서 법인세의 인상은 좋지 않다. 심지어 지금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조차도 좋지 않다. 이는 재정수입을 축소시키고, 세제의 누진성을 악화시키며,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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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