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2007.11.20 20:37
 

한국 자동차 산업의 중국 투자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2005년 한 해에만 3억 6,000만 달러 (약 3,500억 원)를 투자해서 자동차 산업 전체 투자액의 50퍼센트를 중국에 쏟아 부었고 2007년 올해에는 현대.기아 그룹의 중국 현지 생산능력이 드디어 100만대를 돌파하게 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500만대 이상(승용차 기준)의 설비 과잉 상태에 직면한 자동차 기업들은 도산 또는 인수 합병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현대.기아 그룹이 공격적인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유일한 탈출 방안이 신흥 시장에서의 대량 설비-곧, 과잉 설비-를 통해 이윤을 확대하는 것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휘청거리는 현대.기아


2002년 이후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해 오던 한국자동차 메이커들은 2007년 상반기에 시장 점유율 폭락을 경험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토종 메이커들이 주도하고 있는 가격인하경쟁(bottom to race)에서의 부적절한 대응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중국 시장 전체의 차량 판매량은 2007년 들어 20퍼센트 이상 폭발적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다른 외국계 기업과는 달리 유독 한국계 기업만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비가격경쟁력에서의 취약성이 함께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자동차 기업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기계적인 컨베이어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영화 ‘모던 타임즈’에서 본 바와 같이, 극단적인 컨베이어 시스템에서는 이송속도에 공정 속도를 동기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노동자는 창의적 노동력 발휘를 원천 봉쇄당한다.


다음으로 한국의 시장체제를 살펴보자. 현대.기아 그룹은 70퍼센트 이상의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면서도 지나친 수출 승용차 중심의 경영 때문에 국내 수요 창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생산력 상승 → 임금 분배 확대 → 유효 수요 창출 → 생산력 확대’의 선순환적 시장체제가 작동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완성차 정규직/ 비정규직, 외주화 직원과 사내 도급직, 1차 하청과 하청 내 도급직 등으로 치밀하고도 복잡하게 분할되어 노동자들이 임금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에 유효수요가 창출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이미 경쟁 환경을 글로벌 범위에서 동기화시키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의 브랜드이미지가 중국과 인도의 신흥시장에서의 구매패턴에 영향을 미치고, 일본이나 한국에서의 본국 기술력이 해외시장에서의 신뢰도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노동 창의력 발휘가 제약되고 신규 시장 확대가 지연되고 있는 사실을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과 무관하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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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