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2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언제부터인가 고용상황 얘기가 뜸하다.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만 해도 심각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이를 막고자 20만개가 넘는 희망근로를 정부가 만들어야 했고, 사기업들도 일자리 감소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임금삭감 등을 감행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하긴 수치상으로는 지난해 2분기 이래 일자리가 40만개 전후로 급팽창을 했으니 이해할 만도 하다.

그렇다면 정말 경제회복에 따른 일자리 증가로 인해 더 이상 특별한 고용정책이 필요 없는 단계에 이른 것인가. 우선 총량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내면에 도대체 어디서 일자리가 늘었고 어떤 일자리들이 생겨났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그러한 일자리 증가가 지속가능한 것인지, 향후 고용구조가 경제위기 이전의 상태로 복귀될 수 있는 것인지 등을 검토해 보자. 이를 위해 산업별 취업자 증감 상태를 진단해 보도록 하겠다.

최근 3년 동안 경기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고용이 반응했던 산업 분야는 단연 제조업이었다. 경제위기 와중에 제조업 고용은 대략 15만~20만명 정도가 감소했다. 전체 고용감소를 주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가 지표경기 회복이 가시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2분기부터 반대로 10만명 이상씩 고용이 증가하더니 같은해 8월에는 전년 대비 30만명 가까이 일자리가 늘어나기도 했다. 수출 제조 대기업들의 급격한 수출증대 효과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그 결과 370만명까지 떨어졌던 제조업 종사자는 다시금 400만명을 넘어 거의 420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회복됐다.

그런데 이처럼 빠르게 늘어나던 제조업 일자리가 올해 4월에는 11만6천명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증가 폭이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일부는 경기회복 탄력이 꺾이는 추세를 반영할 터이고, 동시에 제조업 일자리 증가가 임계점에 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다. 제조업 고용 증가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것인데, 그동안 일자리 증가를 주도해 온 제조업 분야의 고용창출력이 한계에 왔음을 알 수 있다.

제조업과 함께 일자리 증가를 주도해 오면서도 제조업과 달리 경기변동과 무관하게 꾸준히 고용이 늘어나는 분야는 바로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다. 그 상승세는 상당히 꾸준해서 경제위기 국면에서도 줄지 않았고 올해 접어들어서는 전년 대비 20만명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일찍이 진보에서 경제위기와 고용추락을 막을 유일한 대안으로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주장했는데 이것이 현실로 입증된 셈이다.

향후 복지 담론 확대와 함께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증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새로 늘어나는 일자리의 양뿐 아니라 질을 제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양의 증가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우려스럽다.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 일자리와 선명하게 대조되는 산업 분야가 바로 건설업이다. 건설업 일자리는 지난해 하반기에 잠깐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도 3월과 4월 연속해서 5만명 내외로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가 4대강과 같은 대규모 토목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주택경기 침체와 건설기업 도산 등과 맞물리면서 일자리 감소를 막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 부흥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이제 한국 경제에서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봐야 한다.

2000년대 하반기 이후 고용불안의 최대 문제점이었고 경제위기 가운데 일자리 감소를 주도하기도 했던 것은 상점이나 음식점들로 영위하는 자영업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침체와 대기업의 기업형 슈퍼(SSM) 진출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은 2009년에 전년대비 30만명 가깝게 줄어들었고 지난해까지도 10만명 정도의 규모로 감소를 이어 왔다. 그런데 올해 4월에는 1만6천명이 줄어들어 그 감소 폭이 현저하게 작아졌음을 보여 주고 있다. 골목상권 경기가 이제 회복되는 신호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이들이 더 이상 점포를 닫고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한계치에 왔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덧붙여 최근 주목되는 변화는 교육 서비스업 종사자가 지난해 6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올해부터는 아예 15만명 단위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7년 10월 잠깐 줄어들었던 적이 있지만 최근 6년 동안 계속 늘어 왔던 분야였다. 이른바 학원강사나 학습지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변화나 사교육시장 포화와 연관돼 중요하게 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지난해부터 전체 일자리가 30만개 이상 늘어나고 있는 이면에 산업별로는 매우 큰 일자리 이동과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제조업 일자리 증가의 한계와 자영업 일자리 방출의 한계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으며 여기에 교육 서비스 일자리 감소의 시작이 보이는 등 우리 경제의 고용 지각변동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전체 일자리 개수에 안주하지 말고 일자리의 산업적 이동 국면에서 어떤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고 안착시켜야 할지 고용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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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