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조’가 나타났다. 국회 인사청문회 안팎에서 나도는 말이다. 김태호-신재민-조현오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자연인 김신조로선 울뚝밸이 치밀겠지만, 청문회를 통과해선 안 될 인물이 누구인지 간명하게 정리해주는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40대 국무총리를 임명했을 때 신선했다. 개인적으로는 연하인 총리 내정자를 처음 보며 세월을 실감했다.
하지만 어떤가. 김태호는 나이만 젊었을 따름이다. 청문회서 드러난 진실은 그가 얼마나 젊음과 무관한가를 입증해준다. 무엇보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은 ‘국민 희롱 죄’다.

김태호-신재민-조현오 국민을 희롱한 죄

경남도청 직원이 “2년6개월 동안 김 후보자 사택에서 빨래, 청소, 밥 짓기 등 가사도우미로 일했다”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추궁은 사실로 드러났다. 기실 의혹이 처음 제기되었을 때 보도자료를 내어 “한 달에 한두 번 우편물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정도의 도움을 받은 적은 있으나, 가사를 전반적으로 도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김태호의 해명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괜찮다는 말인가. 진실은 더 심각하다. 결국 김태호는 청문회에서 앞선 해명이 “잘못된 것 같다”고 인정했다.

도청 관용차 운전기사 문제도 마찬가지다. 끝까지 발뺌하던 김태호는 결국 아내의 사적인 용도로 관용차를 이용한 게 밝혀지자 뒤늦게 시인했다. 사적으로 이용한 “운행거리가 3만㎞에 유류비만도 500만 원이 넘는데 환급할 용의가 있느냐”는 이어진 질문에 “그렇게라도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류비 환급이라는 돈의 문제가 아니다. 거짓말에 더해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국민의 노동력을 말그대로 ‘착취’했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공적 노동력 착취에 일하지 않고 돈 챙겨

서민 희롱은 김태호에 머물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하겠다는 신재민을 보라. 신재민은 자신의 중학교 동창 회사에 아내가 ‘위장 취업’해 수천만 원의 월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요컨대 일하지 않고 돈을 받았다는 뜻이다. <조선일보> 간부였던 신재민이 그렇게 돈이 궁했던가? 전혀 아니다. 노동하지 않고 ‘임금’을 받은 사실은, 그 중소기업에서 저임금으로 허덕이는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가 분명하다.

국민희롱의 또 다른 압권은 ‘민중의 지팡이’를 자처하는 경찰의 ‘총수’ 조현오다. 조현오는 “우리나라 사람은 주인이 보면 열을 시키면 스무 개를 한다. 그런데 주인이 없으면 1~2개만 한다. 이게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반적인 성향”이라고 강연에서 떠들었다. 문학진 의원의 추궁에 조현오는 아무 반성도 없이 곧장 “그 발언 바로 뒤에 보면 우리 국민들의 창의성에 대해서 굉장히 칭찬했다”고 언죽번죽 말했다. 과연 그러한가. 조현오가 “우리나라 국민”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이미 극명하게 드러났다.
바로 그래서가 아닐까? 그가 촛불을 든 민주시민은 물론, 생존권을 요구한 노동자들을 살천스레 ‘진압’한 까닭은.

옷깃을 여미며 묻는다. 저 국민을 희롱한 자들이 대한민국의 국무총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경찰청장 자리에 앉아도 과연 좋은가? 민주시민에 묻는 게 아니다. 8월15일, 그 ‘신성한 날’에 내놓고 “공정사회”를 부르댄 이명박 대통령에게 묻는다.

손석춘 2020gil@hanmail.net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