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국회의원 강용석은 과연 달랐다. 자신의 주선으로 청와대 행사에 참석했던 연세대 여학생에게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고 말했단다. 여대생에게 건넬 소리가 결코 아니다. 강용석은 더 나갔다. “옆에 사모님(대통령 부인 김윤옥씨)만 없었으면 네 번호도 따갔을 것”이라고 언죽번죽 덧붙였단다. 궁금하다. 강용석의 눈에 이명박 대통령의 사람됨은 어떻게 보였을까.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학생에게 한 말은 더 놀랍다.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단다. 여성 아나운서들로선 참을 수 없는 모욕이다. 그 자리에 있던 한 여학생이 “특정 직업인이 성 접대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들렸다.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밝힌 대목은 상황의 심각성을 증언해준다.

강용석에게 대통령과 아나운서는 어떤 모습일까

더구나 강용석은 특정 사립대학을 지칭해 “○○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한다”고 말했다.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도발만이 아니다. 학벌에 찌들대로 찌든 내면의 폭로만도 아니다. ‘○○여대 이하’에 대한 한나라당 ‘엘리트’의 사고가 물씬 묻어난다.

주성영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당의 위신을 훼손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강용석을 제명했다고 밝혔다. 재보선을 앞둔 타일까. 한나라당 여성의원들도 한목소리다. “강 의원의 여성 비하적이고 성차별적인 발언은 개혁과 쇄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당에 대한 해당 행위이며,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중차대한 행위”라고 못박았다.

옳은 이야기다. 다만 한나라당에 묻고 싶다. 과연 강용석만인가. 왜 한나라당에 성희롱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가. 오죽하면 <조선일보> 조차 “한나라당, 왜 ‘성희롱 발언 논란’이 끊이질 않나” 제하의 사설을 썼겠는가. 사설은 “한나라당은 과거에도 성 추행 논란 또는 부적절한 성관련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일이 터졌을 때만 엄벌하겠다고 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덮어버리곤 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무엇보다 더 놀라운 것은 당사자인 강용석이 사실관계를 정면으로 부인한다는 데 있다. 그는 첫 보도한 <중앙일보>를 겨냥해 “정정보도청구와 함께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구럭부렸다.

강용석의 거짓말 여부 ‘한나라당 명예’ 걸고 밝혀라

그래서다. 나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한나라당의 ‘엘리트 국회의원’이 된 강용석이 제발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그가 사실관계를 부인한 순간,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기 때문이다. 만일 거짓말까지 했다는 게 드러난다면, 그는 단순히 한나라당에서 제명만 당할 게 아니다. 국회의원직에서 쫓아내야 마땅한 사안이다.

과연 한나라당이 할 수 있을까. 딴은 강용석도 믿는 구석이 있지 않겠는가. 자신을 겨냥해 “개혁과 쇄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당에 대한 해당 행위이며,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중차대한 행위”라고 돌 던지는 동료 의원들을 강용석은 내심 어떻게 바라볼까.

더구나 숨기고 싶은 일이 탄로날 때마다 내내 거짓말로 넘겨온 한나라당의 주요 인사들 면면을 보라. 그래서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에게 촉구한다. “해당행위”를 한 강용석의 거짓말 여부를 “국회의원 자질”면에서 반드시 짚어주기를. 한나라당의 ‘명예’를 걸기를.

손석춘 2020gil@hanmail.net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