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발표하는 한국경제 전망이 갈수록 낙관론으로 흐르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2010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5.8%로 상향조정하고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경제성장률도 6%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목표치를 올려 잡은 것이다. 광공업 생산도 지난해에 비해 수개월째 20% 이상 늘어나고 있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제조업 가동률은 80%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경제지표가 기대 이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전체 지표의 상승은 대부분 수출 대기업이나 정부부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반면 국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내수 쪽은 아직도 게걸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서비스업은 여전히 전월 대비로 하강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국민들의 소비능력을 보여 주는 소매판매도 늘기는 했지만 지난 5월 전년 대비 3.6% 증가에 그쳤다. 경제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지수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소비자들이 전망하는 미래생활 형편의 경우 뚜렷한 개선의 조짐이 없다. 가계수입 전망과 소비지출 전망이 다소 오르기는 했지만 1~2% 내외에 불과하다. 우리 경제가 수출 대기업의 높은 실적상승세와 부진한 가계소득과 소비 사이의 격차가 지속되는 취약성을 구조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의 경기를 예고해 주는 경기선행지수가 올해 들어 계속적인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는 중이다. 외형적인 경제지표도 하반기로 가면서 상당히 누그러질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 지속, 중국 성장률 둔화, 미국 경기회복 약화 등 외적인 환경이 결부되면 수출 탄력도 이전 같지 않을 확률이 높다.

우리경제의 하반기 전망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부동산 경기와 주식 금융시장 동향이 될 것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부동산 경기의 대세 하락을 전망하는 예측들이 줄을 이었고, 주택가격과 거래건수의 급감 추세가 나타나면서 실제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당분간은 부동산 경기의 반등을 예상할 수 있는 어떤 조건도 만들어지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9월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주식시장도 지난해와 같은 뚜렷한 대세 상승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이전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펀드 투자 자금도 꾸준히 환매 경로를 밟고 있는 중이다.

왜 부동산 경기와 증권시장 동향이 중요할 수 있는가. 외환위기 이후 소득이 안정적으로 늘지 않는 고용불안 상황이 지속되자 우리 국민들은 금융회사 대출을 기반으로 부동산 시장과 증권시장 등에 투자를 대폭 늘렸다. 그 결과 지난 1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고, 외환위기로 300선까지 밀렸던 주가도 2007년 한때 2천을 넘는 등 고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펀드 열풍이 불자 거의 2천만 계좌에 가까운 펀드개설이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지기도 했다.

이는 국민들의 소득이 꾸준히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은 안정되면서 실물 내수시장이 확장돼 갔던 90년대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한마디로 2000년대 한국경제는 국민의 실질소득과 실물경제의 성장이 아니라 부채와 자산시장의 거품에 의해 담보돼 왔던 것이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현재 예금 취급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가계의 주택 관련 대출이 340조원에 육박한다. 개인들이 주식에 투자한 금액도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으로 330조원을 넘는다. 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다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펀드 설정 잔액은 300조원이 넘는 실정이다. 국민들이 부동산 경기와 증권시장 동향에 그토록 많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국민 생활에 이처럼 깊이 연루된 부동산 경기가 대세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고 증권시장도 예전과 같은 고속성장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과거처럼 다시금 이 시장을 부양해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원래부터 자산시장의 거품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74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자산시장의 팽창을 근원적으로 제약하고 있는 현실을 봐도 이는 명확하다.

국민들의 노동소득과 실물경제의 건전한 발전으로 되돌아가는 것만이 답이다. 그런데 여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자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것에 반비례해 국민소득이 늘어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득이 정체하고 있는 마당에 자산시장 거품도 꺼지는 초유의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할 것인가. 국민들의 소득, 특히 노동소득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개선시킬지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고용시장 개혁이 향후 경제개혁의 핵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
* 매일노동뉴스 2010년 7월1일자 칼럼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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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