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운/ 새사연 연구위원


2017년 우리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가계부채, 청년실업, 자살률 등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우울하다. 경제는 좋을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상황마다 적절한 타개책이 마련되어 슬기롭게 상황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바람직한 정책은 긴요하다. 이 글은 30년 이상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 지난해 9월 위기 타개책으로 새롭게 들고 나온 장기국채금리목표제라는 통화정책을 검토한다. 경제정책은 실험이 불가능하다. 실패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웃나라의 정책을 잘들여다는 것으로 실험을 대신할 수 있다.



아베노믹스가 노린 두 마리 토끼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기를 극복하고 경기를 부양한다는 취지하에 도입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들 대부분은 화폐적 해법이었다. 대표적인 화폐적 해법으로는 양적완화정책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도입하여 유명하게 된 양적완화는 사실 일본은행이 1990년대 10년 공황을 극복하고자 2000년대 초반에 도입한 것이다.


2000년대 일본의 양적완화는 특별히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그러던 중 아베 신조가 새로운 총리대신이 되면서 재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2013년 4월 초 봄에 다시 도입된 아베노믹스는 이전과 달리 양적 완화 뿐 아니라 질적 완화가 결합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일본은행이 도입한 장기국채금리목표제는 2013년 양적-질적 완화의 심화된 버전이라 할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폐적 해법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즉 실물경제를 자극하고 반영하기보다 화폐적 지표를 중심으로 실물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 글은 지난해 9월 일본은행이 발표한 장기국채금리목표제가 그동안의 화폐적 해법과 같은 분류로 묶이며, 실제로는 실물경제를 반영하고 이를 움직일 수 있는 직접적인 경기침체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더불어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의 화폐적 해법을 간략하게 검토할 것인데, 이를 통해 같은 화폐적 해법이라도 긍정적인 시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일본의 ‘질적’통화정책, 장기국채금리목표제


지난 해 일본은행이 도입한 장기국채금리목표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양적완화정책, 마이너스기준금리 같은 새로운 통화정책들의 연장선에 있다. 단연코 그 중 최신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버냉키는 지난해 9월 일본은행이 새로운 통화정책 조치를 발표하고 난 직후,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며 일본은행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기존 양적완화 정책이 주로 국채 거래의 “물량”을 중심으로 수행된 것이라면 이번 장기국채금리목표제는 국채 거래의 “가격”, 즉 질적 측면에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존에는 일본은행이 일본 정부로부터 국채를 대규모 매입하여 화폐를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국채의 목표금리를 0%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때 까지 무제한으로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7년~12년 국채만을 매입한다는 규칙 폐기하고 모든 만기의 국채를 매입하기로 하였다. 결국 핵심은 ‘민간 경제 참여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변경시켜 경기부양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즉 기존에는“인플레이션 기대”를 변경시키기 위해 화폐적 해법을 수행하였다면, 이제는“인플레이션 기대”가 반영된 경제지표 자체를 변경시켜 마치“인플레이션 기대”가 변경된 것 마냥 경제여건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제선행지표인 장단기 금리 격차(수익률곡선)를 변경시키는 것이 일본은행 정책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장단기 금리 격차는 향후 경제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서 활용되곤 한다. 장단기 금리 격차는 단기 국채 금리와 장기 국채 금리로 구성되는데, 단기 금리가 낮고 장기 금리가 높으면 정상적인 경우로 간주하고 이를 향후 경제 전망이 밝다고 해석한다. 이 경우 은행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은행은 낮은 단기금리로 예금을 받아 높은 장기금리로 대출 해주는 예금대출업무를 기본으로 하는데, 이 격차가 은행이 벌어들이는 수입이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 격차가 평평하면 은행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정상형은 수평형 보다 크지 않게 가파른 형태이다. 소폭 우상향하는 형태가 정상형으로 경기전망이 밝은 유형으로 본다. 그렇지 않고 우측 그림처럼 상승형이되면 미래 경제 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것을 장기금리가 반영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 경우, 단기금리를 아무리 낮추더라도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곤란한 상황이 된다. 케인스가 기업가에게 기업가 정신의 일종인 “야생적 충동(animal spirit)”을 주문한 상황이 바로 이 경우다. 금리가 낮아서 차입비용이 낮고 이 덕택으로 생산단가가 낮다고 생각이 들더라도 미래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서 투자를 꺼려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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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