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1                                                                  김영석 / 전국건설기업노조 정책국 수석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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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현장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인터뷰, 현장 답사 및 관찰 등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현실에서 연구 방향을 찾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연구 목적을 찾아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이 바로 새사연이 지향하는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본 글은 새사연 소모임 <빚쟁이 포럼>의 참여자인 김영석님이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중견기업 삼부토건의 기업구조조정에 대해 다룬 본 보고서는 새사연 홈페이지에서 연재될 예정입니다. 필자는 지난 1편의 사례에 노동조합원으로서 현장에 자리한 이해당사자 주체입니다. 필자는 법학전공자로서 그가 배운 법적 공정성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회사가 어떤 개인의 소유물처럼 취급되는 것을 목도하면서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고른 분배가 이루어 질 수 있는 제도적 해법에 대해 고민했다고 합니다. 본 보고서 2편에서는 그 고민의 결과들이 제언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미 해당 제언들을 단체협약이나 정관에 포함시키려 노력해 보았지만 기업 측에서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특히 구조조정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이해당사자들이 대부분 희생을 하고 있는 사이 개인이 자신의 사익만을 취하는 상황이 빈번합니다. 본 보고서에는 이러한 부분을 노사 수준의 협의로 해결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국가나 공적 시스템이 개입하여 법제도를 통해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필자의 취지가 담겨있음을 밝힙니다. (편집자 주)

 

지난 1편에서 ‘해방이후 자본주의 발달과정에서 우리 경제의 산업화에 일정부분 기여했던 한 기업의 부실화 과정’을 필자의 실체적 경험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지난 70년간 산업화를 통해 시장자본주의를 발달시킨 주체세력들의 끔찍한 부패 고리와 국정 농단은 계속되고 있다. 한 기업권력의 부실화는 그에 속한 종업원 등 이해당사자들만의 불행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권력의 부실화는 전체 국민의 뼈아픈 고통과 불행을 야기하고, 결국에는 민주주의 역사마저 무너뜨려 사회경제적 대혼란까지 야기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이 혼란을 극복하고 수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권력의 민주적 통제권을 통해 독점적 강자들에 지배당하는 시장자본주의의 폐단들을 하나 둘씩 수정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민주주의적 이상과 과제들이 자본주의에 의해 파괴되지 않을 것이며, 자본주의 또한 ‘민주공화국을 실현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로서 기능할 수 있다.

 

‘헬조선’이 곧 ‘통제받지 않는 시장자본주의’이다

대중의 참여와 저항을 통해 이룩해 온 정치적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게 만든 강자 독식의 극단적 시장자본주의체제는 반드시 변화해야만 한다. 현재의 비민주적 재벌중심 자본주의 체제는 기업 및 금융에 대한 통제권을 소수집단이 사유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 체제는 개별 경제주체들이 모두 참여하여 이해관계를 서로 조율할 수 있는 사회 경제적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시장 메커니즘’, 즉 ‘보이지 않은 손’이라는 주술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착한 자본주의만을 추구해 나간다면, 기업은 1인에게 사유화되어 부당한 권력에 농락당하거나 소수의 사익만을 위해 운영되기 마련이다. 더불어 힘도 권한도 없는 서민들은 자본주의에 근본적으로 내재된 구조적 갑을관계에 종속되어, 결국 구조조정이나 부실의 책임만 왕창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실질적인 이해당사자이면서도 가만히 앉아 자본의 은혜만을 바라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러한 행태는 착한 제왕의 덕치나 왕도만을 기대하며 살았던 조선시대와 다를 바 없다.

민주적으로 통제받지 않고서 자본가에게 보다 많은 자유와 자율을 주고 있는 자본주의는 결국 봉건시대의 전제적 군주정치나 마찬가지다. 그 권력의 횡포와 억압들은 대다수 노동자들에게 고통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예컨대 몇 년 전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회장아들은 정년을 몇 년 앞둔 50대 가장들에게 업무상 잘못에 대한 체벌로서 걸핏하면 벽을 보고 손들고 서있게 했는데, 이렇게 참담한 모습들은 오늘날 ‘통제받지 않는 자본주의의 실상’을 민낯으로 보여준다.

이제 국가권력은 ‘시장자율’과 같이 세상을 미혹하는 말로서 방관적 자세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대신에 개별 경제주체들 간의 조화와 균형, 그리고 모든 경제주체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자본주의는 그 태생적 한계로 인해 자율적으로는 결코 공정하고 평등하게 기능하지 않는다. ‘민주적 통제권을 지닌 국가권력’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과 법제도를 지속적으로 완비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노동과 인간에 대한 가치들이 존중될 수 있으며, 성장과 발전에 대한 혜택 또한 균형 있게 돌아갈 수 있다. 우리가 바라는 ‘경제민주화’는 이러한 관점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 기업과 금융 구석구석에 똬리를 틀고 있는 자유방임적 시장중심의 ‘봉건적 사고’들을 걷어내야 한다. 기업의 일방적 통제권을 지배주주 개인이 독점하지 않게 하며, 실질적 기업자산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에게 골고루 분산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경영자, 주주, 종업원, 채권자, 협력업체, 소비자 등 각 경제주체들에게 ‘권한과 이윤이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며, 이를 통해 ‘기업이나 금융의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또 우리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사회 경제적 민주주의’와 우리가 바라는 ‘경제민주화’를 이루어 나갈 수 있다.

 

‘재벌과 주주중심의 자본주의’에서 ‘민주적인 이해당사자 자본주의’로 전환해야

‘재벌과 주주만을 위주로 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절해 낼 권능이 없다. 실질적 이해당사자들이 민주적 원칙에 따라 기업경영이나 이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양극화를 해소하고 계층 간의 불평등을 완화하여 노동자 서민들에게 좀 더 자유로운 삶을 보장해 주기 위함이다. 산업화를 통해 성장한 기업들의 종업원들은 이제 ‘기업의 미래성장을 좌우하는 핵심적 자본’이 되었고, 종업원들의 지식과 기술을 축적해서 이를 기업경영에 잘 반영하는 회사가 소위 ‘잘나가는 기업’이 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 현상이다. 한 마디로 오늘날‘수평적 리더십’은 이상이 아닌 현실적 조건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종업원을 기업경영이나 이사회의 구성에서 배제할 이유가 없다. 종업원들이 직접 선출한 노동자대표는 기업운영에 직접 참여해 회사의 경영과 발전에 기여할 충분한 자질과 책임이 있다. 대부분의 지배대주주 사용자들이 입만 열면 <회사가 없으면 노동자는 없다>고 하는데, 그러한 말은 언필칭 회사가 곧 ‘지배대주주’라는 인식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지배대주주인 사용자와 회사는 동일하지 않다. 특히 오늘날 상장된 대기업은 주주와 노동자, 그리고 여러 이해당사자들로 구성된 공동운명체적인 성격이 강하다. 지배대주주 1인을 ‘기업주’라 칭하며 황제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도 오늘날 대규모 회사의 사회 공동체적 기능을 생각해 보면 시대착오적인 쾌쾌한 생각일 뿐이다. 단지, 회사의 실질적 구성원들이 영위한 사업실적에 따라 ‘주주’로서 적절한 배당을 받고, 주주총회에 부여된 권리만 행사하면 된다.

실제 대기업들의 생산적 자산에 투자되는 자금을 보면 ‘주주들을 모집하여 주식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극히 일부이며,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의 대출, 그리고 이해당사자들이 기여하여 축적한 사내유보자산을 통해 확보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회사의 주요한 통제권한을 주주에게만 부여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 특히 ‘소규모의 개인기업’이 아닌 ‘시장에 공개된 중대형 기업들’은 주식소유가 분산되어 지배주주의 지분이 적고, ‘기업을 영위하는 목적’ 또한 ‘주주들의 단기적 이윤추구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중장기적 계획에 의한 안정적인 성장’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질적인 이해당사자들 전체의 사회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 성과에만 치중하는 기업은 결국 이해당사자들 간의 ‘비협력’과 ‘사리사욕’, ‘종업원 사기저하’로 인한 생산성 감소 등으로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이어지다 보면 마침내는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결과까지 초래해, 시장에서 고사될 가능성이 크다. 또 자율협약, 워크아웃, 기업회생절차 등의 구조조정 단계에 들어간 기업의 경우에는 ‘채권단의 이자유예나 감면’, ‘출자전환이나 정부의 특별한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사의 통제권을 다시 그대로 기존 지배주주들에게 돌려 줄 이유가 없다. 종업원 등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여 기업을 운영해 나가고, 추가적인 자본이 필요하다면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출자자를 모집하면 된다. 구조조정에 성공하여 다시 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라면 출자자 또한 그 장래성을 보고 자본을 투자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현재 심각한 양극화와 불평등, 불공정을 야기하고 있는 ‘재벌과 주주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민주적인 이해당사자 자본주의’로 전환해야 할 상당한 이유가 된다.


*표와 그림을 포함한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아래의 pdf 파일을 다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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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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