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11 / 29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지난 2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로 취임하였다그는 약 1300여년 만에 유럽이 아닌 지역에서 선출되었다교황청은 26일 홈페이지를 통해,‘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the Joy of the Gospel)’이란 제목으로 교황의 첫 번째, ‘교황 권고(apostolic exhortation)’원문을 공개하였다지난 8월에 교황이 직접 원고를 직접 작성했다고 하는 권고문은 과거 교황들이 의례적으로 작성한 형식적이고 딱딱한 문서는 아니다사회적 약자와 함께 했던 그의 경험과 애정이 따뜻한 언어로 녹아있다전체 244쪽으로 구성된 방대한 분량의 원문은 천주교가 앞으로 주로 어떤 부문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제2장 1,‘현대 사회가 직면한 몇 가지 도전 과제는 돋보인다현대 자본주의 경제의 문제점을 어느 경제학자 못지않게 통렬히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화폐금융투기불평등낙수효과 등 경제학 용어를 사용하여 현대 경제의 문제점들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과히 교황의 경제학이라 부를만하다그 핵심은 각각의 소제목에 분명히 드러나 있다현 경제체제의 문제점은 바로배제와 불평등화폐 숭배그리고 금융투기라고 강조한다그리고 이 시스템을 새로운독재라고 통렬히 비판한다이는 마르크스,케인즈폴라니...그 누구의 경제학도 아닌 바로 인간의 경제학이다.

 

원문이 발표되고 난 후 반향이 적지 않다영국의 가디언은고삐 풀린 자본주의는 새로운독재라는 단어를 인용하며부유층은 부를 공유하고 글로벌 지도자들은 일자리교육그리고 의료 복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교황의 발언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교황이 현대 경제의 문제점을 밝힌 부문에 대해서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짤막한 해설과 함께 13가지 차트를 추가하여 블로그를 게재하기도 하였다.

미국의 The Atlantic이라는 잡지는 20세기 후반기바티칸이 공산주의 세계와의 갈등에서 이제는 반자본주의로 급격한 전환을 이루고 있다며다소 과도한 역사적 평가를 내리기도 하였다.

 

교황은교회가 손에 흙을 묻히는 것을 주저해선 안 된다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가는현실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경제적 불평등은 날로 확대되고,민주주의는 갈수록 퇴보하는 지금 시기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가 적지 않다.(강조는 번역자)

 

 

 

 

현대 세계가 직면한 몇 가지 도전과제

(Some Challenges of Today's World)

 

20131126

Pope Francis

 

오늘날 인류는 많은 영역에서 이뤄진 발전을 통해 역사적으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그동안 인간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의료교육통신과 같은 부문에서 이루어 진 변화들만을 찬양할 수 있다그러나 동시에 우리 시대의 대다수는 겨우 하루 벌어 살 정도로 비참하게 살고 있으며 또 수많은 질병에 걸려 살고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이른바 부유한 국가에서도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두려움과 절망에 사로잡혀 있다삶의 기쁨은 희미해지고타인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고폭력은 늘어나고 있으며불평등은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다인간에 대한 존엄은 거의 사라지고 인간은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을 뿐이다이러한 시대사적 변화는 과학과 기술에서 일어난 막대한 질적양적,급격한누적적인 발전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다양한 영역에서 과학과 기술의 즉각적인 응용을 통해서 추동된 것이다우리는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다이는 종종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권력을 만들고 있다.

 

 

배제의 경제는 아니다

 

십계명에서살인을 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인간의 삶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명확한 경계를 그은 것처럼오늘날 우리는배제와 불평등의 경제를 유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쳐야 할 때다그러한 경제는 살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늙은 노숙자가 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은 뉴스거리가 되지 않지만주식시장이 포인트만 하락해도 뉴스가 되는 게 말이나 되는가이는 배제의 사례다한쪽에서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한쪽에서는 먹을 것을 계속 버리고 있다이런 사회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겠는가이는 불평등의 사례다오늘날 모든 것은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을 누르고 사는 경쟁과 적자생존의 법칙에 예속되고 있다결과적으로다수 대중들은 스스로 배제되고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일자리도 없고희망도 없으며이를 벗어날 어떤 수단도 없는 채로.

 

배제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사회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인간이 사회에서 어떤 의인간은 그 자체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물건으로 취급받고 있다우리는 지금 만연하고 있는, ‘버리는문화를 만들고 있다이는 더 이상 단순히 과거의 착취나 억압에 관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다미를 지니는지를 말하는 것이다배제된 사람들은 단순히 사회의 변방이나 박탈된 권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그들은 심지어 그런 것의 일부조차도 아니다그들은 착취된 것이 아니라 버림받은, ‘찌꺼기’ 취급을 받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어떤 이들은 여전히 낙수이론(trickle-down theories)을 옹호하고 있다이 이론에 따르면자유시장이 촉진하는 경제성장은 궁극적으로 좀 더 정의롭고 포용적인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한다단 한 번도 사실로 입증된 바 없는 이러한 견해는현존 경제체제를 신성화하고경제 권력을 쥐고 있는 이들의 선의를 맹목적으로 믿겠다는 조잡하고 순진한 발상일 뿐이다그러는 사이 배제된 이들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타인을 배제하는 생활방식을 유지하기 위해혹은 그러한 이기적인 이상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무관심의 세계화가 발전하고 있다이를 알지도 못한 채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에 대해서 동정을 느낄 수 없고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함께 눈물 흘릴 수도 없으며그들을 도울 필요성조차 느낄 수 없는 상태에 이르고 있다마치 그런 모든 것들은 그들의 책임이지 내 자신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번영의 문화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시장이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흥분하고 만다반면 기회의 부족에 허덕이는 모든 사람들은 단지 구경거리에 불과하다그들은 더 이상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vatican.va/holy_father/francesco/apost_exhortations/documents/papa-francesco_esortazione-ap_20131124_evangelii-gaudium_en.pdf

 

http://www.theguardian.com/world/2013/nov/26/pope-francis-capitalism-tyranny

 

http://www.washingtonpost.com/blogs/wonkblog/wp/2013/11/26/pope-francis-has-a-few-thoughts-about-the-global-economy-we-added-these-13-charts/?wprss=rss_national&clsrd

 

http://www.theatlantic.com/international/archive/2013/11/the-vaticans-journey-from-anti-communism-to-anti-capitalism/281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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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