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9 / 16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최근 상위1% 소득 연구에 권위 있는 젊은 두 학자(Saez & Piketty)가 작년 미국의 소득분포 분석 결과를 새롭게 발표하였다. 놀랍게도 최근의 경기회복 국면(2009~2012)에서, 상위1%가 전체 소득증가의 9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전체 소득에서 상위10%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작년 상위10%, 상위1%, 상위0.1%는 각각 전체 소득의 50.4%, 22.5%, 11.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10%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역사상 최고치인 49.7%(2007년)를 넘었다. 또한 상위1%와 상위0.1%도 역사상 최고치[각각 23.9%(1928년), 12.3%(2007년)]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 


이에 Saez와 Piketty는 2008년 세계경제 대침체(Great Recession)는 상위소득 비중을 일시적으로 하락시켰을 뿐, 1970년대부터 시작한 상위소득 비중의 급격한 확대를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1928년 대공황 이후 1970년대까지 빈부격차는 두드러지게 완화되었는데, 당시에는 뉴딜(New Deal) 정책에 따라 엄격한 금융규제와 진보적 누진세제가 강화되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시된 금융규제와 소득세 개편은 뉴딜정책에 비해 매우 온건한 수준의 정책변화에 불과하다. 따라서 저자들은 “미국의 소득 집중은 가까운 시기에 완화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예측하였다. 


2008년 9월 투자은행 리먼의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엊그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한데 벌써 5년이 지났다. 당시 금융위기에 대한 개혁적인 설명은 금융시장의 과도한 규제 완화, 그리고 금융당국의 감독 부족에서 찾는다. 또한 시카고학파를 필두로 한 보수적인 경제학자들은 과도한 저금리와 글로벌 불균형에서 위기의 원인을 설명한다. 반면 좌파 경제학자들은 표면적인 경제적 현상의 배후에 지난 30년 동안 누적적으로 진행된 실질임금의 정체와 양극화 확대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비록 미국의 정치권력이 교체되고 800페이지가 넘는 금융개혁 법안을 새로 만들었지만, 5년 동안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양극화는 다시 확대되었다. 오히려 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1928년 대공황의 위기는 뉴딜정책을 통해 양극화 해소, 경제적 안정과 성장의 자본주의 황금기를 만든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경제적 지표들로만 보면, 2008년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역사의 전환점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위기의 규모와 폭이 다른가? 정치적 리더십의 부족인가? 아니면 케인즈와 같은 위대한 경제학자가 없어서인가? 


두 젊은 학자의 새로운 분석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미국 상위소득의 진화

(Striking it Richer: The Evolution of Top Incomes in the United States)


2013년

Saez & Piketty



금융위기 이후 불평등한 경기회복


위의 표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 기간 가구 당 평균소득은 6% 늘어났다. 그러나 상위1%는 31.4% 증가한데 비해, 하위99%는 불과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최근 3년의 경기회복 기간 상위1%가 소득증가의 9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 상위1%의 소득은 19.6% 늘어났지만, 하위99%는 단지 1% 증가하는데 그쳤다. 경기회복의 열매를 상위1%가 독차지한 것이다. 


따라서 경기침체는 상위소득 비중을 일시적으로 하락시켰을 뿐, 1970년대부터 급격히 증가한 양극화 추세를 되돌리지 못할 것이다. 실제 2012년 상위10% 소득비중은 50.4%로, 데이터가 집계되기 시작한 191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역사적 데이터를 기초로 판단하건대, 금융규제와 세제정책이 급격히 바뀌지 않으면 경기침체에 따른 상위소득 비중의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대공황 이후 뉴딜 기간 동안 실시된 급격한 정책전환은 1970년대까지 소득격차를 상당히 완화시켰다. 반면 2001, 2008년의 경기침체는 일시적으로 상위소득 비중을 하락시켰을 뿐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시된 금융규제와 세제정책은 뉴딜에 비해 매우 온건한 수준의 정책 변화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미국의 소득집중 현상이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상위1% 소득비중이 전체 소득집중 추세를 결정한다.


2012년 기준 연소득 39만 달러가 넘으면 미국 상위1%에 속한다. 흥미롭게도, 위 그림에 따르면 상위10% 소득비중의 변동은 상위1%가 결정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상위1%의 소득비중의 변화는 20세기들어 상당히 드라마틱하다. 1913년 근대적 의미의 소득세 제도가 시작될 때 18%에서 출발하여 1920년대 말 대공황 직전에 24%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대공황, 2차 세계대전, 그리고 자본주의 황금기를 거치면서 동 비중은 1970년대에는 9%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2007년 금융위기 직전 동 비중은 다시 23.5%까지 치솟았다. 따라서 미국에서 상위1% 소득비중의 추세는 전반적인 소득 불평등 추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1993~2012년 19년 동안, 가구당 평균소득은 17.9% 증가하였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0.87%에 불과하다. 그러나 상위1%를 제외하면 평균소득은 6.6% 증가하는데 그쳤다. 연평균 0.34%에 불과한 미미한 수치다. 반면 상위1%는 같은 기간 소득이 86.1% 증가하였다. 연평균 3.3% 늘어난 것이다. 상위1%가 지난 20년 간 경제성장 수혜의 압도적 비중(68%, 표1 참조)을 가져간 것이다. 


지난 20년간 두 번의 경기회복 기간이 있었다. 상위1%의 소득은 각각 98.7%, 61.8% 증가하였다. 반면 하위99%는 1993~2000년 회복기에는 20.3% 늘어났지만, 부시 행정부의 회복기에는 불과 6.8%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한 2009~2012년, 가구당 평균소득은 6% 증가하였다. 그러나 상위1%는 31.4% 늘어났지만, 하위99%는 불과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상위1%는 경기회복의 수혜를 95% 독차지하였다. 


위의 분석 결과는 최근 두 차례의 경기회복 기간 견고한 거시경제 지표와 대중이 체감하는 경기가 괴리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클린턴 행정부 시기, 상위1% 소득비중이 급격히 늘어났음에도 대중의 분노가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왜 2005년 이후 언론, 학계, 그리고 대중 담론 등에서 상위소득과 양극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지도 설명해주고 있다. 


소득불평등 현상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결합되어 있다. 기술적 변화뿐만 아니라, 뉴딜과 2차 세계대전 기간 발전한 제도(진보적 세제정책, 강력한 노동조합, 기업 복지 등)의 부식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소득불평등 확대가 효율적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인지 사회적으로 합의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와 세제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emlab.berkeley.edu/users/saez/saez-UStopincomes-201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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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