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8 / 22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올해 초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40% 인상된 곳이 있다. 어디일까? 태국이다. 태국은 이전까지는 각 지역별로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다가 2013년 1월부터 일당 300바트(9.43달러)로 전국이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300바트는 우리 돈으로 치면 약 1만 원에 불과하지만, 40%라는 인상폭은 매우 크다. 흔히 최저임금은 기업에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결국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판을 받는데, 태국의 결과는 어떠할까?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가 2012년에서 2017년까지 태국의 실제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증가가 고용과 실질 GDP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2015년까지 고용은 0.6%P 증가, 실질 GDP는 0.7%P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또한 최저임금으로 인해 발생할 것이라 여겨졌던 부작용은 고용 창출, 소득 증가, 소비 증가 등의 긍정적 작용을 통해 충분히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UN ESCAP는 이런 내용을 담아 최저임금이 포괄적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산업정책이 될 수 있다는 정책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최근 실질임금 연평균 상승률은 -0.3%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도입 및 상승을 통한 실질임금 상승은 노동시장 밖에 있던 노동자들이 노동시장 안으로 유입되도록 만들고, 노동시장 내에서는 노동시간에 영향을 주어 실질임금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소비수요를 창출하고, 노동자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확대 제공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을 가져온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고,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고용과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는 임금은 비용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임금이 상승할수록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므로 기업의 투자는 줄어들고 수출에 있어서도 불리해진다. 그 결과 총수요가 줄어들어 고용과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금은 소득이기도 하다. 임금이 상승하면 가계의 소득이 늘어나고 이는 소비 증가와 내수 확대로 이어진다. 그 결과 총수요가 늘어나서 고용과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금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비용과 소득이라는 정반대 측면에서 모두 작용하는 것이다. 둘 중에 어느 방향이 더 크게 작용할지는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보고서에 담긴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사례는 임금상승이 수요창출이라는 긍정적 효과로서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포괄적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최저임금정책
(Minimum wage policies to boost inclusive growth)

 

 

2013년 8월 21일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지난 몇 년 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상대적으로 좋은 경제성과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이 미미하게 이루어졌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세계임금보고서2012/13(World Wage Report 2012/13)’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1년까지 아시아의 실질 임금은 연평균 5.2% 상승했으며, GDP성장률은 연평균 6.8%였다. 저조한 임금 상승은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국내 유효수요를 제약하고, 경제성장에 방해가 된다. 특히 해외수요가 줄어들거나 불안정할 때 그렇다.

 

중국을 제외할 경우 아시아의 실질임금은 매년 평균 0.3%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와 현격히 나빠지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최저임금에 아예 관심이 없는 곳도 있다. 그런 곳의 임금은 노동자들이 의료를 포함하여 기본 생활 필수품을 확보하기에 불충분한 수준이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은 1인당 GDP 증가에 비해 느리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경제성장이 반드시 임금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특히 동남아시아, 남부와 서남아시아의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에서 이런 특징이 나타난다. 최저임금의 수준은 각 국가의 경제환경과 노동시장제도에 따라서 전세계에 걸쳐 매우 다양하게 나타된다. 방글라데시, 부탄, 인도, 키르기스탄, 미얀마, 스리랑카,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같은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에서 최저임금은 한 달에 100달러 미만이다.

 

ILO에 의하면 최저임금은“각 나라에서 허용된 임금 수준 중 가장 낮은 금액으로 법적 강제력을 갖으며, 적절한 형태의 재제위원회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최저임금은 공공당국과 함께 집단적 합의에 의해 결정된다.”(ILO, 1992) 한 국가내에서도 최저임금의 종류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오직 하나의 최저임금만 존재하기도 하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지역, 직업, 나이, 능력에 따라 여러 개의 최저임금이 존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도에는 1200개의 다른 최저임금이 존재한다.

 

최근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정부는 취약층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국내 총수요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으로 최저임금을 사용해왔다. 또한 최저임금은 고부부가치 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평생교육을 통해 지식기반의 기술력을 계속해서 향상시켜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직업교육과 재훈련의 기회를 주어서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중요한 산업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즉, 역동성과 경쟁력 있는 경제는 노동의 질이나 임금을 떨어뜨리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성 증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2012년 초부터 지금까지 전세계의 20개 이상 국가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거나 최초로 도입되었다. 2013년 1월 전 국가 차원의 최저임금을 시행한 말레이시아가 가장 최근에 최저임금을 도입한 국가이다. 말레이시아 반도에서는 한 달에 900링깃(290달러), 사바와 사라왁 지역에서는 800링깃이 최저임금이다. 타이에서도 2013년 1월 전국 차원의 새로운 최저임금으로 하루 300바트가 책정되었다. 이는 이전에 지역별로 책정되었던 최저임금에 비해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최저임금에 대한 일반적인 비판은 최저임금이 시장에서의 임금 책정을 왜곡하고, 노동 비용을 상승시켜서,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결국 노동자를 해고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노동집약 부분에서의 적절한 조정없이 최저임금이 갑자기 인상될 경우에는 이런 비판이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그 자체로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두려움은 실증적 증거를 거의 갖고 있지 못하다. 대신에 점차 많은 연구들이 최저임금과 고용 간에 부정적 효과가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최근 인도네시아에 대한 세계은행의 연구는 최저임금이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직 노동자의 일자리를 줄이지 않으면서도 임금 상승에 성공했으며, 비생산직 노동자의 일자리 감소에 미친 영향도 아주 미미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보라트(Bhorat), 칸부르(Kanbur), 마이엣(Mayet)이 남아프리카에서의 최저임금제의 영향에 대해 조사하였는데, 그들이 연구한 다섯 개의 분야 중 세 개에서 최저임금이 외연적 한계(노동자의 노동시장 참여 여부)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실질임금 상승으로 내연적 한계(노동 시간)가 개선되었다는 결과를 밝혔다. 즉, 이 분야의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도입 후 실질임금의 개선을 경험했다.

 

이러한 발견은 임금과 고용 간의 상쇄효과가 있다는 이론이 현실에서 항상 관찰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중기 노동시장의 최저임금 정책은 예상한 것보다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미미했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는 것 외에도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노동자의 임금 인상은 소비수요를 증진시키고, 증가된 노동 비용은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경제 활동을 촉발시킨다. 최저임금은 지식기반의 기술을 향상시켜 국제 노동 경쟁력을 증가시킴으로서 경제 전체의 경쟁력을 증가시킨다. 최저임금 정책은 또한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유리하게 임금을 재분배하여 임금 불평등을 축소시킨다. 이는 노동자의 사기를 진작하고, 산업에서의 불안정성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생산성을 높인다. 그 결과 기업은 (최저임금으로 인한-역주) 단위 당 노동 비용의 증가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게 된다.

 

ESCAP는 2012년에서 2017년까지 태국의 실제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증가가 고용과 실질 GDP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태국에서는 이전까지 지역 차원에서 결정되던 최저임금이 2012년과 2013년에 전국에 적용되는 단일한 최저임금으로 대체되었다. 새로운 최저임금은 하루에 300바트로, 이는 이전에 비해 명목적으로 40% 이상 상승된 수준이. 태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2년 노동공급은 1.4% 증가했고, 노동가능인구의 증가보다 0.5% 빨랐다.

 

확실히 임금상승은 더 많은 사람들, 특히 공식적 경제 밖에 존재하던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국가 전체의 노동 부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전까지 5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하루에 300바트 미만의 임금을 받았다고 가정할 때, 2015년까지 고용은 0.6%P 증가, 실질GDP는 0.7%P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 도입에 따르는 초기 조정 비용, 최저임금이 주로 비판받는 바로 그 지점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무의미할 정도로 하찮았다. 최저임금이 고용과 GDP 성장에 주는 순 부정적 영향은 2013년에 0.1%P 증가하는데 그쳤다. 최저임금 증가의 결과로 발생한 노동비용 증가는 대부분 고용 증가와 국내소비수요 향상으로 상쇄되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최근 태국의 최저임금 인상이 실업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2012년 4월 여섯 개 지방에서 처음으로 최저임금을 도입한 후 2013년에 전국으로 확대되는 동안 태국의 실업률은 소폭 떨어졌다. 새로운  최저임금의 가격효과는 단기적이었으며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정책은 잠재적인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노동 시장의 변화, 생산성 증가와 같은 예상치 못했던 경제적 충격을 다루기 위해 시행 기간이 고려되어야 한다. 최저임금이 천천히 이루어진다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비용은 관리할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최소화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적어도 2년에 한번씩 최저임금 법이 정기적으로 검토되고 개정된다. 이런 방식의 변화는 급격하지 않아서 전체 경제 성장에 단기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최저임금과 함께-역주) 거시경제와 노동시장 정책이 도입되어야 하는데 이들은 기업이 받는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태국에서는 2012년 최저임금 상승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세금을 지원하거나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장세를 줄여주었다. 기업의 정서를 다스리고, 불확실한 시장 반응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요약하자면 최저임금 정책은 세심하게 설계되고 보조정책이 함께 시행되면, 강력한 거시경제와 노동시장 정책이 될 수 있다. 노동자의 임금을 상승시키고, 국내유효수요를 촉진하고, 소득 격차를 좁히며, 기업의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고, 경제 전반의 생산성 성장을 가져오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두려움은 단기적으로 고용, 인플레이션, GDP성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 때문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것들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다. 이제는 최저임금이 가져올 장기적 경제 성과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서 다룰 필요가 있다. 물론 민간 기업을 위한 환경을 마련해주고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진행하여 최저임금이 단기적으로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최저임금을 도입한 국가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이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unescap.org/pdd/publications/me_brief/pb1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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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