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8 / 09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지난 해 '한국사회 분노의 숫자'라는 타이틀로 우리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획 연재를 진행했습니다. 1년이 지난 현재 우리사회의 불평등은 더욱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고, 최근에는 불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갑과 을'이라 문구를 통해 보편화 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새사연은 2013년 7월부터 "분노의 숫자 시즌2"라는 제목으로 우리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편집자 주)





▶ 용어해설


자녀양육비


자녀양육비는 자녀 한 명을 낳아 기르는데 드는 모든 비용을 이르지만, 일반적으로 자녀양육비 조사는 출생에서 대학졸업까지로 정하고 있다. 우리는 2003년부터 3년마다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 실태조사”를 통해 자녀양육비를 조사하고 있다. 18세 미만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나, 재수생이나 대학생, 대학 휴학생도 포함한다. 자녀양육비를 측정하기 위해 가족공동 지출 중 자녀의 몫과 자녀 개인비용을 10개 지출항목으로 나눠 조사하고 있다. 가족 공동 지출 항목은 주거 및 광열수도비, 가구집기 및 가사물품비, 교양오락비, 교통통신비, 기타 소비 및 비소비지출 등이며, 자녀 개인비용은 식료품비, 의복 및 신발비, 보건의료비, 공교육비, 사교육비 등이다.  


물론 자녀양육비는 부모가 언제까지 자녀를 책임져야 하는가에 따라 개인차가 클 수 있다. 자녀 교육에 남다른 한국 부모들은 절반 정도가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인식하는 반면, 혼인이나 취업할 때까지 보는 경우도 1/3에 이르러, 실제 지출비용은  더 클 수 있다.  



▶ 문제현상


출생에서 대학 졸업까지 3억896억원, 9년간 56.8% 증가

 

아이 한 명 키우는데 평균 3억896억원이 지출되고 있다. 2003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9년 동안 자녀양육비는 무려 1억1193만원이 올라, 그 증가율은 56.8%나 된다. 2003년과 2012년을 비교해보면, 자녀 1인당 양육비는 모든 시기에 걸쳐 증가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영유아기와 초등학생 시기에 드는 양육비다. 2012년 현재, 2003년 시기와 비교해 증가율을 확인하면 유아기(만3~5세)는 70.7%, 영아기(만0~2세)는 69.9%로 가장 크게 상승했고, 뒤이어 초등학교 60.1%, 대학교 51.2%, 고등학교 50.5, 중학교 49.3% 순이었다.        


자녀양육비 중 교육비 33%, 가족 공동비용도 큰 폭으로 증가



자녀양육비 중 가장 큰 부분은 단연 자녀교육비 지출이다. 2012년 자녀의 공교육비와 사교육비는 월평균 39.3만원으로 전체 비용의 33.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년간 증가율을 보면 가족 공동비용의 부담도 확연히 높아졌다. 2003년 자녀양육비의 가장 큰 부분은 자녀 개인비용 중 사교육비였으나, 2012년 현재는 가족 공동비용 중 자녀의 몫으로 기타 소비 및 비소비지출(술, 미용, 경조금, 용돈 등)이 25.1만원으로 가장 높고, 사교육비가 22.8만원으로 뒤따르고 있다. 이 두 시기의 자녀양육비를 살펴보면, 2012년 가족 공동비용이 2003년에 비해 70.7%나 올라 전체 양육비를 끌어올렸다. 가족 공동비용 중  특히 가구집기나 가사용품비가 100%, 교양오락비가 88.2%, 기타 소비 및 비소비지출이 81.9%로 크게 뛰었다. 2012년 자녀 개인비용은 2003년에 비해 51.3% 증가했다. 특히, 의복 및 신발이 83.8%, 식료품비가 60.6%, 사교육비가 50.0%로 크게 올랐다.  


소득별로 자녀양육비 지출 100여만 원 차이 나


자녀양육비는 가구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소득별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자녀 1인당 월평균 양육비는 2003년 74만8천원이었으나, 2012년 현재 118만9천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소득별로 살펴보면 편차도 크다. 월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와 500만원 이상 가구에서 자녀양육비는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2012년 현재 100만원 미만 가구에서 자녀양육비로 63만5천원을 지출하는 반면, 500만원 이상 가구에서는 164만5천원을 지출하고 있다. 전 소득 구간에 걸쳐 자녀양육비 지출은 커지고 있으나,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자녀양육비 부담은 더 높다. 2003년과 2012년 현재를 비교하면, 100만원 미만 가구의 자녀양육비 부담은 42.7% 증가했으나, 500만원 이상 가구에서 증가율은 19.7%로 소득에 따라 양육비 증가 부담도 차이가 있다. 

         


▶ 문제 진단과 해법


자녀양육비 부담 과중, 부모와 국가의 미래에도 악영향


부모의 소득은 자녀 양육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자녀 출산마저 기피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평균 임금인상률이 매년 평균 5% 미만인데 반해, 자녀양육비 증가율은 이를 크게 웃돌아 가계 안에서 양육비 부담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저출산국으로, 십 여년이상 합계출산율이 1.30명 이하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자녀양육비 부담은 부모의 미래 준비마저 불투명하게 만들고, 출산율에도 악영향을 끼쳐 장기적으로 국가의 발전도 어둡게 한다.   


가족과 자녀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 OECD 최하위권


그렇다고 가족과 아동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넉넉하지 않다. 아동에 대한 우리나라의 공적지출 수준은 OECD국가들의 평균의 1/2 수준으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자녀양육은 전적으로 부모의 소득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자녀양육비의 상당을 차지하는 교육비 부담이 크다. 자녀양육비 중에 사교육비는 물론 공교육비 비중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이는 비싼 대학등록금의 영향도 크다. 정부지원과 대학 개혁으로 반값등록금이 실현되고, 전반적으로 자녀 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이 증가되면 부모의 양육부담은 훨씬 낮춰질 수 있다.


안정된 주거와 일자리 정책도 중요


최근 보육 등 아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늘어났으나, 아동을 둘러싼 가족의 안정적인 주거권과 일자리를 담보할 지원으로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 2012년 현재 자녀양육비를 살펴봐도, 2003년과 비교해 가족의 공동비용이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전세값 폭등과 가계부채도 자녀양육비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임대아파트 등 안정적인 거주지를 공급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안정적인 소득이 유지될 때, 자녀양육에 대한 부모의 부담은 이전보다 줄여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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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