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 새사연 사회적 경제 학교 다섯번째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은 경험 나누기, 영상 시청, 강의, 조별토론의 순서가 마련되었습니다.


먼저 경험 나누기에서는 서울시마을기업사업단에서 일하는 이종필 수강생과 협동조합공작소의 조합원 이종제 수강생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이종필 수강생은 6월 15일에 대전에서 열린 마을기업 박람회에 다녀온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로는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의 형태를 갖춘 다양한 마을기업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찍어온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서울시 마을기업 정책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하고, 마을기업이 어떻게 선정되는지 등에 대해서 알려주셨습니다.




이종제 수강생은 협동조합공작소라는 협동조합의 조합원이십니다. 협동조합공작소는 협동조합 컨설팅을 해주는 곳인데요, 창업에 필요한 절차 서류 준비에서부터 교육, 세무, 회계 등의 업무를 도와주는 곳이라고 합니다. 현재 5명의 조합원이 있는 사업자 협동조합 형태라고 하네요. 홈페이지(www.coopcomm.net)에 방문해보시면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이종제님은 협동조합법이 발효된 지난 12월부터 지금까지 약 6개월의 시간 동안 실제로 다양한 협동조합들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지내오셨다고 합니다. 그런만큼 현재 협동조합 열풍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에 공감하시면서도, 그래도 6개월의 시간 동안 이미 많은 사람들의 인식과 고민 수준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신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협동조합에 있는 사람들이 형식적인 문제를 주로 고민했다면, 지금은 우리 협동조합은 무엇을 추구하는가와 같은 가치의 문제를 고민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긍정적이죠. 


그래서 이종제님은 협동조합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또 많이 깨지고 실패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대신 그 실패의 경험을 버리지 말고 축적해서 다시 성장하는 과정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좋은 이야기 전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어서 SBS에서 2012년 12월에 방영된 <최후의 제국>이라는 다큐멘터리 중 4부 <공존, 생존을 위한 선택>의 일부분을 함께보았습니다. 다큐멘터리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 아누타 주민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이들에게는 아로파라는 규범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실천하는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누가 아이를 낳거나 누가 가족을 잃게 되면 마을 주민들이 모두 나서서 도와줍니다. 그리고 그것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요. 공존이야말로, 지금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가 다시 찾아가야 할 가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후 강의가 이어졌는데요, 이날은 제가 <협동조합의 장단점과 운영이론>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우선 협동조합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다음으로는 기존의 기업이론들을 살펴보면서 이들을 발전시켜서 협동조합의 경제학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1800년대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한 협동조합은, 꿈같은 공장을 만들고자 했던 로버트 오언의 1세대 협동조합에서, 이후 로치데일을 시작으로 소비자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농업협동조합 등 다양한 경제 부문에서 생겨났던 2세대 협동조합으로 이어지고, 이후 1980년 레이들로 박사가 제안하고 1995년 국제협동조합연맹이 채택한 바 있는 사회적 가치(환경, 일자리, 빈곤 해결)를 추구하는 3세대 협동조합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이 일반기업과 다른 가장 큰 지점은 누가 기업을 소유하고 있느냐 입니다. 일반기업을 자본이 노동을 고용하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협동조합은 노동(조합원)이 자본(출자금)을 고용하는 상황인거죠. 때문에 일반기업의 주인은 자본(주주, 사장 등)이 되지만 협동조합의 주인은 노동(조합원)이 됩니다.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그 기업이 하는 일이 달라지는 거죠.


하지만 이러한 협동조합의 특징 때문에 겪게 되는 어려운도 있습니다. 크게는 자본의 문제와 사람의 문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협동조합은 자본을 조달하기가 어렵습니다. 조합원이 납부하는 출자금이 가장 큰 자본인데, 조합원을 늘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일반기업은 주식을 발행하여 상대적으로 쉽게 자본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도 좀 더 수월하죠. 


그리고 협동조합은 조합원들 사이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쉽지 않겠죠? 모두가 끊임없이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합의하여 하나의 결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또 다른 어려움이 됩니다. 


물론 협동조합의 이런 특징이 오히려 장점으로 발휘될 때도 있습니다. 먼저 조합원들이 차곡차곡 쌓아놓은 출자금은 위기 시에 든든한 안전망이 됩니다. 쉽게 유동할 수는 없지만 대신에 안정성을 갖는 자본이 되는 거죠. 그리고 조합원 간의 가치 공유가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그 어떤 기업보다 안정적인 존속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기억하면서 협동조합의 경제학을 만들어가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다양한 기업이론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거래비용 이론, 불완전계약이론, 대리인이론, 민주적 기업이론, 공유자본주의론, 이해관계자론, 선물로서의 임금 이론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정리해서 자료를 올리겠습니다!


아무튼 어떠한 다양한 이론으로 설명한다 하더라도 기업이란 것이 기본적으로 팀생산이기 때문에, 사회적 딜레마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은 신뢰와 협동이라는 것을 우리는 계속 배워왔죠. 때문에 어쩌면 협동조합이 갖고 있는 운영원리야 말로 제대로 된 기업을 만들어가는 길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마치 매우 특이한 기업인 것처럼 여겨지지만요. 기업이 팀생산을 하는 곳이고, 그래서 근본적으로 협동해야 하는 곳이라면, 그렇다면 협동의 원리를 가진 협동조합이 보편적 기업 형태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정태인 원장님의 연구를 열심히 도와드리며, 협동조합의 경제학이 빨리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강의가 끝난 후에는 조별토론을 가졌습니다. 이날 주제는 최근 신문기사에 소개된 이야기들로 구성해봤습니다.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이 OCI라는 기업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서 발전소를 짓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OCI는 얼마 전 <뉴스타파>에 의해 밝혀진 조세피난처에 자금을 숨긴 탈세기업 중 한 곳이었습니다. 협동조합이 탈세기업과 협업하는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우리는 각자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내보았습니다. 


대체로 협동조합의 7원칙에 비추어봤을 때 탈세기업과 손을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었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결론이 난 것만은 아닙니다. 기업과 기업의 대표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 우리나라에 탈세 안 한 기업이 어디 있겠냐는 의견, 협업을 하면서 납득할 수 있는 윤리기준 등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 등등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의견들이 나왔답니다. 언제나 훌륭한 토론을 해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시간은 드디어(혹은 벌써?) 마지막 강의 시간입니다. 그 동안 열심히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마지막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간단한 수료식과 함께 뒷풀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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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