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성공의 조건은?
이명박 대통령. 2월 25일 0시부터 5년 임기를 시작했다. 새 대통령의 취임, 마땅히 축하할 일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와 '국민 성공시대'를 내걸고 당선됐다. 한 점 가식 없이 바란다. 정치인 이명박이 경제를 살려내고 국민 성공시대를 이룬 대통령이 되기를. 벅벅이 경제를 살려낸다면 그게 어찌 대통령만의 성공이겠는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성공한 정치인이 없기에 더 그렇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자리에 앉은 사람은 현재까지 모두 9명이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공통점이 있다. 임기 여부와 무관하게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날 때, 아무도 국민적 존경을 얻지 못했다.
물러날 때 국민적 존경 받지 못한 대통령들
독재정권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터다. '민주인사'로 꼽혔던 김영삼-김대중은 임기 말에 각각 아들을 감옥에 보내야 했다. 대선에서 신승한 뒤 2004년 총선에서 압승한 노무현은 참담한 패배를 맞고 물러났
하릴없이 묻게 된다. 그들은 왜 대통령을 하고자 했을까.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는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생때같은 사람들을 서슴지 않고 죽였다. 더러는 여전히 그들을 미화하는 윤똑똑이들도 있지만 냉철히 톺아볼 일이다. 민주시민을 죽인 피묻은 손은 어떤 '업적'으로도 결코 씻을 수 없다.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그들의 약속만 본다면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정의사회와 복지국가, 또는 '대중경제'에서 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떤가. 우리는 정의도 복지도 대중도 없는 경제체제에서 살고 있다. 분배보다 성장을 강조했던 노무현은 청와대에 앉아 '권력은 이제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푸념만 늘어놓았다. 그 결과다. 실제로 시장으로 넘어갔다. 이명박 정권의 등장이 그것이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데 있다. 그게 왜 문제인가부터 짚어두자.
지난 10년, 부자는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오늘, 명토박아 둘 때다. 그의 공약 '경제 살리기'란 대체 누구의 경제 살리기인가, 어떤 경제 살리기인가를. 이명박 정권의 장관들을 처음 인선한 결과가 평균 재산 40억원이란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정권은 전형적인 부자정권이다.
문제의 핵심은 부자들의 지난 10년 경제는 결코 죽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잃어버리지도 않았다. 되레 늘어났다.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공약했을 때 그 공약은 민생경제 살리기를 의미할 수밖에 없다. 어렵거나 죽은 경제는 부자들이나 수출대기업의 경제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상황이나 논리적 맥락으로 보아 그의 경제 살리기 공약은 민생경제 살리기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그것을 시장과 경쟁을 통해 이룬다는 게 이 대통령의 발상이다. 과연 그게 가능한 일인가. 모든 걸 시장의 자유, 자본의 자유에 맡기는 신자유주의 때문에 죽은 민생경제를 신자유주의 강화로 살리겠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다. 어쩌면 '생애 최고의 날'일지도 모를 오늘, 이 대통령에게 마지막 날을 충고하는 까닭은. 퇴임하는 날 스스로 만족은 물론, 국민으로부터 성공한 대통령 소리를 듣고 싶다면 재임 중 듣그러운 비판에 귀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신자유주의로 죽은 경제를 신자유주의 강화로 살린다?
스스로 강조했듯이 진보와 보수의 이념구도를 뛰어넘은 실용주의를 정녕 추구하겠다면, 먼저 자신의 둘레에 보수, 또는 수구의 목소리만 넘친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옳다.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에 실패할 때 그의 마지막 날은 앞서 전임자들이 그러했듯이 침울할 수밖에 없다. 그 '경제 살리기'가 민생경제 살리기임을
누구보다 대통령 스스로 명심할 때다.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으로 성공하겠다면, 지금 가장 변화가 필요한 사람은 대통령 자신이다. 변화를 좋아한다는 이 대통령 자신의 변화, 바로 그것이 성공의 조건이다.
손석춘 2020gil@hanmail.net / 새사연 원장
필자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창립공동대표, 한겨레신문 노조위원장, 논설위원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손석춘의 청년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새사연 원장입니다. 이 글은 이스트플랫폼과 오마이뉴스에 실린 글입니다.
'손석춘의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대학등록금 절반'이 불가능한 이유 세 가지 (2) | 2008/03/03 |
|---|---|
| 법학교수 이영희, 노동장관 이영희 (0) | 2008/02/28 |
| 취임식 날에 마지막 날을 충고하는 까닭 (1) | 2008/02/25 |
| 내수시장 살려야 한다면서 한미FTA 강조? (2) | 2008/02/18 |
| '치욕의 현장'은 숭례문만이 아니다 (1) | 2008/02/14 |
| '숭례문 큰 불'이 이명박 정권에 보내는 경고 (1) | 2008/02/11 |
TRACKBACK :: http://sisun.tistory.com/trackback/110
-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에 내는 소리
Tracked from 바람의 시니피앙 삭제千蹄踏萬足踏, 港口泥如濃粥 東隣晨謁某宰, 來借油衣木극(나막신) 일천 발굽이 밟고 일만 발이 밟아 길 어구 진흙이 곤죽이 되었구나. 꼭두새벽에 이웃사람이 재상을 뵙는다고 유의와 나막신을 빌리러 왔군. 비...
2008/02/25 11:20 -
이명박 대통령 관련 글모음.
Tracked from Ochodal's IT world 삭제제가 블로그에 올렸던 이명박 대통령 관련 글 모음입니다. =========================================================================================== 1. 경찰의 과잉충성. 장난하십니까?? 아니면 경찰들...
2008/02/25 11:22 -
이명박 정부, 재벌을 위한 정부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기를...
Tracked from 학주니닷컴 삭제오늘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을 하고 5년동안 대한민국을 이끌게 된다. 이른바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정부시대가 온 것이다. 작년 12월 19일에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이명박 당선자가 이제는 당선자 신분에서 본격적으로 대통령으로서 실질적인 이 나라의 수장을 맡아서 대한민국을 이끌게 될 것이다. 오늘부터 시작이니 어떻게 진행될지 사뭇 궁금하다.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실망스러운 이야기들이 많이 들린다. 주로 경제파국으로 이끈 대통령이라는 말...
2008/02/25 11:24 -
이명박대통령, anti글 모음.
Tracked from Ochodal's IT world 삭제제가 블로그에 올렸던 이명박 대통령 관련 글 모음입니다. =========================================================================================== 1. 경찰의 과잉충성. 장난하십니까?? 아니면 경찰들...
2008/02/25 11:33 -
국민이 선출한 가장 도덕적이지 못한 이명박 정부, 드디어 출범
Tracked from 행복한_선장의 블로그 삭제<2월25일 새벽 청와대 홈페이지> 군부독재 시대가 아닌 이상, 사상 초유의 비도덕적인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갖고 마침내 이명박 정부가 탄생했다. 2008년 2월25일 자정을 기해 국군통수권 등 권력을 이양...
2008/02/25 13:32 -
'왕회장' 대통령이 탄생하다
Tracked from [주머니 속의 송곳: 블로그] 삭제0시가 지났으니 이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인을 떼고, 드디어 대통령이 된다.자녀의 위장취업, 위장전입 또 BBK 의혹들을 산뜻(?)하게 벗어나고, 청계천과 버스공영제를 징검다리로 노무현 정권을 든든한 선거운동원으로 하여 드디어 취임을 하게 된 것이다.이제 영락없이 시작된 새정부의 통치 방식과 지향에 대한 전망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맞던 틀리던 앞으로 희망적인 방향과 우려스런 부분을 짚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적,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으...
2008/02/25 13:33 -
이명박 대통령 성격분석
Tracked from 정철상의 커리어노트 삭제제17대 대통령으로 새로운 중책을 시작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성격유형을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두 번정도 직접 뵈었으나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지는 못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그분이 말하고 행동하시는 모습만으로 그 분의 성격유형을 추정해볼 수 있겠습니다. MBTI 성격유형을 통해서 추정해본 이대통령의 성격 유형은 달변가형이라고 불리는 ENFJ유형으로 추정됩니다. [이미지출처; 네이버 따봉(hero0s)님] 이대통령은 신중하고 전통적..
2008/02/25 14:20 -
도덕성의 상실과 천박한 실용주의
Tracked from 독일에서 바라본 세상 이야기 삭제새 정부의 장관 내정자 명단이 발표된 뒤, 그들이 전국 각지에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부동산 목록을 쭈욱 훑어보면서 처음 떠오른 단어는 바로 유유상종이었습니다. 한결같이 강남의 값비싼 아파트들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더군요.<?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은게 죄는 아니라고... 맞습..
2008/02/25 20:18 -
이명박 대통령의 첫 업무는?
Tracked from 키작은 공대생의 좌충우돌 치대 생활기 삭제오늘 0시를 기해서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꼬리표를 떼자마자 처음으로 한 업무는 '국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에 전화를 하여 근무책임자인 이형국 대령으로 부터 국내·외 국군 근무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국가의 안위를 책임져야 하는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마땅히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일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한 업무는 남극세종기지..
2008/02/26 02:34 -
부자의, 부자들에 의한, 서민들을 위한 정부?
Tracked from 지크의 팁박스 삭제장관들의 평균 재산이 40억, 군면제 비율이 40% 에 이른다는 뉴스를 들었을땐 그냥 그러려니 했다. 백번 역지사지해서 그들이 단순히 부자라서 가난한 이들이 시기하는 것일 수도 있고, 어쩌다가 사놨던 땅이 운좋게 값이 올라 얼떨결에 부자가 됐다고 볼 수도 있다. 훌륭한 사람 되려고 공부를 열심히 하다보니 몸이 상해 군대에 못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황당' 이춘호 "유방암 아니라 기뻐서 오스피텔 구입" 박은경..
2008/02/26 12:05 -
계란으로 바위를 친 대통령, 노무현
Tracked from 푸른 理想을 안고 삭제제가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부터인듯 싶습니다. 아마 그 전에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으로 부산에 출마했다가 아깝게 고배를 마신 정치인이었던 것 같은데, 중학교 때 잠깐 스쳐 지나갔을 뿐입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갓 입학하고 그가 여타 다른 더러운 정치인들과는 다른 정치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무언가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는 어렸지만, 돌아가는..
2008/02/27 01:16 -
봉하마을 벗어나면 가만 안둘 것이다
Tracked from 정철상의 커리어노트 삭제노전대통령이 봉하마을을 벗어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퇴임한 노대통령과 신임한 이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꺼리들이 블로그에 넘쳐납니다. 퇴임식이나 취임식을 참여하지도 못했기에 블로그에 글 올려주신 블로거들 덕분에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미지출처; 모든 사진은 하늘님의 '노 대통령의 귀향에 동참하다' 중에서 발췌했..
2008/02/27 09:22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