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1 / 10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새사연 2013년 회원 캠페인- “새사연과 함께하는 희망 북클럽”을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신자유주의 보수정권의 집권 연장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사회가 진보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을 힘들어 하는 다수 국민이 존재하는 한 변화에 대한 모색은 멈출 수 없으며 우리 사회의 진보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진보가 노력을 기울여온 보편 복지와 경제 민주화, 그리고 일자리를 의제로 하여 치러진 18대 대선임에도 진보가 패배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보수가 손쉽게 의제를 차용해도 아무런 차별화가 되지 않을 만큼 진보 정책의 폭과 깊이가 짧기 때문이라 생각 됩니다. 또한 진정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의 삶과 생각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살아있는 진보 정책’을 모아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평범한 생활인들과 손잡고 우리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추구해온 새사연은 현 시점에 꼭 필요한 고민이 담긴 책들을 함께 읽는 것으로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것을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제안합니다. 그 첫 출발점으로 새사연 연구원들이 각자 회원님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 한권씩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진보의 깊이를 위한 물음을 던지겠습니다.

아울러 이후에 회원님들이 추천하는 책, 새사연과 함께하는 독서 토론, 저자와의 대화 등을 다양하게 시도할 생각입니다. 회원님들의 관심과 참여 기대하겠습니다.

 

<새사연 희망 북클럽②>『대한민국 부모』
-대한민국 부모, 욕망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라-

『대한민국 부모

(이승욱 신희경 김은산, 문학동네, 2012)

자식을 명문대에 넣기 위해 오늘도 기를 쓰는 엄마들, 학원비 대느라 자식과 말 한 번 제대로 섞지 못하는 아빠들에게 일침을 놓는 우리 십대와 부모들의 실태보고서이다.

『대한민국 부모』는 교육의 탈을 쓴 텅 빈 교육 때문에 아이들만 멍들어 버린 것이 아니라 부모역시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들과 부모 그리고 우리 사회 모두를 리셋 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대한민국 교육을 단 한번이라도 고민해본 이들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부모노릇 해보려고 좌충우돌 양육 앞에서 머리를 싸매며 한 두 권의 책은 잡아봤을 것이다. 차고 넘치는 정보들 가운데 유용한 보조제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 자식을 최고로 키우려는 부모의 욕망을 자극하기도 한다. 건강이 최고라고 말하면서도 내심 명문대 들어가 대기업에 취직하는 자식의 미래를 포기 못하는 부모가 대한민국의 현실이지 않은가. 

『대한민국 부모』(문학동네, 2012)는 살벌하게 묻는다. 당신과 당신의 아이는 정말 살아있냐고? 그럼 우리가 죽어있단 말인가? 놀랍게도 그렇단다. 심리치료와 교육을 본업으로 하는 세 명의 전문가들이 수많은 십대들과 부모를 상담하면서 내린 진단이다.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심각하게 망가져있었고, 부모들은 더 암담해보였다고 한다. 도대체 왜? 우리가 늘 입에 거품 물고 말하는 대한민국 교육 때문에? 

문제는 ‘교육’만이 아니었다. 세 필자는 교육과 얽힌 가정, 사회 전체의 문제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교육은 교육의 외피를 썼을 뿐 텅 빈 공간이고, 가정은 안식을 얻지 못하는 빈 공간이다. 그 안에서 교육과 사교육에 발목 잡힌 자식, 부모, 부부는 악순환을 겪으며 병들어 가고 있었다. 현장에서 나온 생생한 상담 사례들은 거침이 없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미친년, 찌질이’로 불릴 수 있다니,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 어쩌다?

무수한 사례들은 아이들이 교육이라는 야만의 정글 안에서 ‘죽거나, 죽이거나 미치거나’한 상태를 담담히 증언한다. 아직도 고3 학생이 성적 때문에 매를 맞고 엄마를 죽인 사건은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아이도 부모도 과해 생겨난 예외적인 비극이 아니었다. 자식과 부모의 갈등이 극에 달한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영재교육 학원에 다니면서 틱장애를 보인 초등3학년 민희, 과학자가 꿈이었지만 창의력 수업 숙제로 꿈마저 잃은 초등5학년 세환이, 대학입시를 앞두고 외상없이 아픈 고3 민선이, 성적이 크게 떨어진 후 망상에 시달리는 고2 재혁이는 병들어 있었다. 또 다른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일탈을 일삼거나 무기력증에 빠져있기도 한다. 흔히들 상위권에 있다고 하는 아이들 역시 안으로 곪은 병이 크다. 일찌감치 미국 아이비리그에 진출한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학동안 상담실을 찾는가하면, 일류대를 나와 대기업에 다녀도 타인과의 관계에 익숙하지 못해 ‘정서적 발달지체’라는 진단을 받기도 한다.
 
자신들을 내버려 두지 않는 부모에 대한 아이들의 분노도 극에 달해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아이들은 엄마를 ‘미친년’, 아빠를 ‘찌질이’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칭한다. 부모가 주도하는 학습에 아이들은 주도력을 잃고, 자신의 삶을 상상하는 힘마저 잃어 산 채로 죽어지낸다는 소름끼치는 진단이다.  성공까지 기다렸다가 매몰차게 부모와 연을 끊는 자식마저 생겨난다.

우리 가정이라고 다를까? 

흔히 자녀의 입시성공은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할아버지의 재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우스갯소리를 나눈다. 하지만 이는 기막힌 대한민국 가정의 한 단면을 대변해주고 있다.  

가정 안에서 부모는 희생하고 있다. 엄마는 아이의 공부를 자신의 과업으로 여기고, 아버지는 학원비 대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게 정말 옳은 희생인가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다. 바쁘다, 피곤하다 입에 달고 사는 아버지와 자식은 어느새 멀어져있고, 성적 떨어지면 가족의 원망에 전전긍긍하는 엄마는 아이 공부에 집착하면서 급기야 남편과도 멀어진다. 애정 없이 살아도 자식만은 포기 못하는 엄마, 육아에 한번 참여하지 않은 아버지가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니 서글프다.  

이 책의 저자들은 가혹하리만큼 대한민국의 엄마를 질타한다. 정확히 말하면 엄마의 속물근성을 꼬집는다. 부모들이 희생하면서 자식을 통해 그만큼 보상받으려 한다는 점이 예전의 부모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오늘날 부모는 물질적으로 희생했다고 당당히 말하면서, 정작 마음으로 희생하는 부모노릇은 놓치고 있었는지 모른다. 아이들의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희생이야말로 부모가 아이들로부터 독립하고, 아이들도 부모에게서 자립하는 옳은 길이었다. 

주류사회의 허상 깨야 답이 보인다 

해마다 대학진학률이 올라 10명 중 8명이 대학을 가는 사회가 되었다. 그야말로 대졸자 주류사회다. 그러나 이 사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류와 비주류, 정상과 비정상을 편가르고, 그 안에서 또 서열도 매긴다. 남들 다 가는 대학, 남들 다 사는 아파트, 남들 다 타는 차... 왜곡된 주류에 속하려고 끊임없이 바드득거리며 경쟁하는 꼴이다. 이들 부모 세대가 다름 아닌 486세대다(이제는 40대가 되어버린 386세대). 이들은 민주화운동의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아파트와 재테크, 주식투자, 사교육 열풍을 이끈 주역이라는 비난도 듣는다. 

자본에 포획된 사회에서 교육, 가정, 사회 그리고 그 안의 주체들은 허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늘 불안감에 시달리는 부모는 자식들에게도 똑같은 불안을 물려주었다. 대학을 나와도 끝 모를 경쟁에서 이겨야하니 십대와 청년들은 자기 삶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여전히 명문대에 집착하는 부모들 때문에 오늘도 등 떠밀려 학원으로 돌고 도는 아이들이 있다. 가정 생활비의 대부분이 학원비이고, 생활비는 빚을 내 충당하는 ‘교육 빈곤층’도 생겨나고 있다. 단순히 부모의 욕망과 잘못된 선택만 탓하기 어려운 문제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다. 최근 혁신학교의 열풍도 이런 기형적 교육과 사회를 바꿔보려는 부모의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 서열경쟁이 아니라 함께 협력하고, 교사와 아이 모두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분위기에서 사교육비도 줄고 학습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적어도 이 책을 읽은 부모라면 애면글면 아이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시하지 말고 독립하자. 그리고 함께 협력하며 공부하는 교육제도를 요구하자. 이 두 가지만 시작해도 다른 미래를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들이 살만한 대한민국을 위한 22가지 과제도 고심해 내놓았으니, 우리 자신과 아이들의 모습부터 들여다보자.

1. 먼저 자기만의 삶의 기준을 갖자, 그것이 삶의 감각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2. 좀 깐깐하게 살자, 삶의 품위를 지키자
3. 생각을 하고 살자, 공부다운 공부를 하자
4. 혼자만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다 외롭게 무너지지 말고 함께 살길을 찾자
5. 제도와 시스템이 인간의 삶을 위해 기능하게 하자
6. 정치가 우리의 삶이 되게 하자
7. 더 많은 세금을 내자, 부자들은 더 더 더 많이 내라
8. 국민의 건강과 교육, 양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9. 아이들의 ‘살아 있음’을 인정하자
10. 교육 본래의 의미를 복원하자
11. 공교육을 포기한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고 항의하자
12. 작은 학교를 더 많이 만들고 교사 수를 대폭 늘리자
13. 누구나 ‘본부장님’이 될 수 없다, 아이들은 노동의 가치를 배워야 한다
14. 대학을 국립화하고 스무 개만 놓아두고 다 없애자
15. 학생의 학력 평가 방법을 개혁하자
16. 부모 자신이 먼저 독립하자
17. 엄마는 자식과 남편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지 말자
18. 아내는 남편의 건강한 남성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지지하자
19. 아버지는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좀더 당당해지자
20. 아버지가 어른이 되어야 한다
21.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다, 부모가 문제가 아니다, 부부가 문제다
22. 가족이 함께 책임을 나누고 일하는 시간을 갖자

저자 소개

-이승욱-

뉴질랜드에서 정신분석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다시 실존적 현상학 전공으로 철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질랜드 국립 정신병원에서 심리치료실장으로 약 10년 가까이 일하며 심리치료(정신분석)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마쳤다. 이민 국가인 뉴질랜드에서 문화적 배경과 인종적 출신이 다른 사람들, 아시안 이민자들, 또 한국인들과 정신분석작업을 했다. 지금은 서울에서 닛부타의숲(회복의 숲) 상담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1년 정도 MBC <생방송 오늘아침-사랑더하기>의 고정패널로 출연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사랑에 서툰 아빠들에게》 등이 있다.

-신희경-

대학에서 교육심리학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교육심리학, 발달심리학을 공부했다. 그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현재 ‘한 정신건강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청소년, 부부, 가족 상담을 하고 있다. 청소년 문제, 부모 노릇, 공교육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학습자의 동기유발을 위한 교육심리학』(공저)이 있다.

-김은산-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출판사와 언론사에서 일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이미지 비평과 문화연구로 대학원 과정을 마쳤고 대안적인 삶과 문화를 모색하며 하자작업장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 청소년 예술 교육과 생태적 삶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은 책으로 『비밀 많은 디자인씨』가 있다.

* 출처: 알라딘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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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