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5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박근혜 후보 선거 플랭카드 속에 경제 민주화는 없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각종 공약이 난무하고 있는 중이고 길거리에는 각 후보들의 공약이 적힌 플랭카드로 넘쳐난다. 그런데 당초에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라고 했던 경제 민주화 공약이 얼마나 될까? 특히 박근혜 후보가 내건 선거운동 구호와 플행카드 속에는 경제 민주화 내용이 얼마나 들어가 있을까?

박근혜 후보는 지난 7월 11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경제 민주화를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걸었다. "저는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과제로 삼겠습니다. 국민행복의 길을 열어갈 첫 번째 과제로, 저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중소기업인을 비롯한 경제적 약자들의 꿈이 다시 샘솟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김종인 전의원을 국민행복 추진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보수가 내걸기 어려운 경제 민주화를 박근혜 후보가 전면에 들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핵심은 폐기처분 된 김종인의 경제 민주화 정책

그런데 그 후 수개월 동안, 박근혜 후보는 확정적인 경제 민주화 정책을 좀처럼 내놓지 않았다. 경제 민주화를 할 것이라는 동어반복만 계속하는 가운데, 당 내에서 김종인-이한구 논쟁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러더니 드디어 11월 초에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경제 민주화 공약을 준비해서 박근혜 후보에게 제시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거기에는 재벌총수와 임원진의 급여 공개, 재벌 범죄에 대한 국민 참여재판 확대, 공적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 소액주주의 독립이사 선임권한 부여를 포함하고 있었다. 순환출자에 대해서도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수용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특히 각종 재벌 규제 방안을 '대기업 집단법'이라는 특별법으로 묶어서 포괄적인 재벌규제체제를 만들고, 필요한 경우 계열사의 지분조정 명령제를 넣는 것 까지가 검토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박근혜 경제 민주화에 일말의 기대를 걸게 했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주지하는 것처럼, 박근혜 후보가 처음으로 공식화해서 밝힌 11월 중순의 "경제민주화 5대 분야 35개 실천과제"에는 앞서 언급한 경제 민주화 내용은 전부 빠져 있었다. 나아가 박근혜 후보는 경제 민주화가 아니라, '경제 민주화와 성장이 함께 가야 한다'면서 경제 정책 기조를 공식적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자신의 제안을 폐기처분 당한 김종인 위원장은, "11월11일 (경제민주화 공약 발표를 앞두고) 박 후보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선거전략 변화를 처음 알았다.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하니까 성장 콤플렉스에 또 빠진 것인데, 새누리당의 상당수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두 개의 경제 민주화 법안 처리를 무산시킨 박근혜 후보

그 이후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경제 민주화 의지가 완전한 허상이었음을 증명하는 사건이 또 있었다. 100여개가 넘게 국회에 제출된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 중에서 유일하게 관련 상임위를 통과해서 올라온 법안의 처리를 거부했던 것이다. 바로 대형할인마트 영업시간과 휴무 지정 강화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을 지난 11월 22일 법안심사 소위에서 새누리당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현재 평균임금의 30%를 약간 넘는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50%까지 올리자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새누리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차별 금지 등은 경제 민주화와 노동 민주화를 상징하는 매우 기초적인 과제들이었다.

핵심을 모두 거세시키고 발표한 박근혜 후보의 경제 민주화 공약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의 차별을 해소"하겠다거나 "대형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입을 규제해서 골목상권과 영세자영업자의 생존권을 보호"하겠다는 문구는 남아 있었지만, 그 조차도 실제로는 시행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 확실히 증명된 것이다.

이제 박근혜 후보의 공약집과 머릿속에는 '민주화가 실종된' 경제 공약이 과거의 경제 성장공약으로 되돌아간 채 남아있게 된 것이다. 결국 현재 문재인과 박근혜 두 유력 후보의 경제 민주화 공약 차이는 이제는 '거의 차별화가 안 된다'가 아니라 '있고 없고 차이'로 확실히 구분된다.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70% 이상은 경제 민주화를 원한다고 나와 있다. 그러면 경제 민주화를 위해 누구를 뽑아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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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