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1 / 1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대의제도 아래에서 선거는 아주 드물고 짧게 자신의 정치적 주권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 기회다. 따라서 아무리 정치가 후진적이라고 해도 이 때 만큼은 가능한 민의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비록 투표 뒤에 또 다시 긴 시간 동안 자신들이 뽑은 대표가 당초의 공약을 어기고 민의를 배신한다고 하더라도.

특히 지역별, 직업별, 성별, 연령대별 실제 인구구성의 형태를 비교적 가장 가깝게 반영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인구 구성에 따른 선거구 재조정을 고민한다거나, 소선구제의 민의 왜곡 여부 검토, 비례대표제나 정당 명부제, 여성 할당제 등 다양한 보완제도를 고민하는 것은 가능한 민의를 충실히 반영하려는 것과 결부되어 있다.

[그림 1] 16대 대선(2002년)과 17대 대선(2007년)의 연령대별 투표율 비교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투표율이 높고 낮음에 따라서, 특히 연령대별 민의 반영이 상당히 왜곡되어 나타난다. 투표율이 떨어지면 모든 연령대에서 고루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청년층들만 집중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2년 대선에 비해서 2007년 대선의 전체 투표율이 약 8%정도 떨어졌다. 그런데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까지는 12%이상 투표율이 떨어진 반면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 주로 취업을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직장 초년생일 가능성이 높은 30대 연령대에서 투표율이 낮아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연령대별로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것은 30대였지만, 실제 투표를 한 유권자 수는 30대 보다 60대가 더 많은 ‘왜곡’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20~30대는 유권자에 비해서 투표자 비율이 낮고, 50대 이상은 유권자에 비해서 투표자 비율이 더 많아지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청년들은 장년 이상 층에 비해 확실히 민의가 과소 대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림 2]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유권자와 실제 투표자 사이의 연령대별 격차

사실 청년들이 다른 연령대와 비슷한 정도로 투표에 참여한다고 해도 충분히 그들 세대의 의사가 대표되지 않을 개연성마저 있다. 갈수록 커져가는 세대 사이의 경제적 환경 경험의 격차와 사회 문화적 경험의 격차로 인해, 정치권의 기성세대들이 청년들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열광적인 지지와 호응 속에  ‘안철수 현상’이 만들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년들은 자신을 대변해줄 이로 기성 정치인이 아닌 벤처기업가 출신 안철수 원장을 선택했던 것이다.

사실 최근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청년후보를 지역구에 전진 배치하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에서 청년들을 배려하는 등 정치공간에서 청년들에게 직접 자기 세대의 의사를 대표하도록 하는 흉내라도 냈던 이유도 다른데 있지 않다.

투표는 민의를 왜곡하지 않고 가능한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특히 기성세대와의 단절이 깊어지면서 잃어버린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청년세대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는 진보와 개혁, 보수를 뛰어넘어 정치의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시간 연장에 일부 정치권이 반대한다면 청년들로 하여금 정치 환멸을 일으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18대 대통령선거, 저녁 9시까지 투표시간 연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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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